2017년 7월 27일 대승령에 다녀오다
요즘은 주말이면 늘 비가 오신다.
몇년간 비다운 비가 오시지 않아 그리도 애태우더니 올해는 제법 오셔서 좋았었는데 이번 대승령을 다녀오며
바라본 인제 신남의 소양강 상류엔 물이 그득했다.
마치 내것인 곳간에 꽉 채운 수확물을 보듯 흐믓했다.
이번 주말에도 역시나 비소식이 있기에 목요일 큰산을 찾아보자 나섰던 길,,,
십이선녀탕 쪽에서 오를수도 있으나 그곳은 벌써 몇번을 찾았던 길이고 올 가을에 친구들과 함께 오를 예정이라
이번엔 한계령 오르는 길의 장수대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이곳으로 오르면 그 유명한 대승폭포도 만나기에 이곳에서 대승령까지 원점회귀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장수대 탐방로 주차장엔 생각보다 차가 많았다.
아직 한번도 가보지 못한 새로운 길은 늘 설렘과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초입은 늘 그렇듯 산책로 처럼 편안하게 시작한다.
비의 계절이라 그런가 숲에 들어서니 상큼한 숲의 향보다 쿰쿰한 버섯 녹아 내리는 향이 썩 좋지는 않았다.
아주 작은 폭포가 보이고,,,
그 옆으로 철계단이 보인다.
사실 시작할때는 저 계단이 아무렇지 않게 보였는데 대승령 오르는 길은 반은 저렇게 철계단이고
나머지는 돌계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듯하다.
좀 힘든 코스였다 나에겐,,,ㅜㅜ
요사이 게으름을 부려 운동도 게을리 했는데 이번에 완전 벌을 받은듯,,,,ㅋ
후발주자들이 앞지른다.
아익고~~~ㅋㅋ
끊임없이 계단이다 경사도도 꽤 가파른 계단이 시작부터 펼쳐지는데 예전의 나 였다면 아마도 바로 포기를 했을
그런 코스이다. 고소공포증 때문에 계단이나 바위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늘 육산만을 고집했던 나였는데 어느덧
어지간한 돌산이나 계단은 오르게 되었다 물론 아직도 많이 불편하지만 그래도 오를만하다.
이번에 새로 등산화를 장만했는데 그것이 또 하나의 불편함이 될줄은 생각도 못했다.
한치수 크게 신는다는것은 상식이라 역시 크게 주문을 했는데 신어보니 딱 맞는 등산화라 시작부터 발가락이
불편하였다 오름은 괜찮은데 내려올때 큰일이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걷던 계단이다.
주걱봉이나 삼형제봉쯤 되려나?
오르다 힘들땐 역시나 주변 풍광으로 눈을 돌리며 숨을 돌린다.
한계령 넘는 도로가 빼꼼 보인다.
오전시간이라 그런지 하늘에 구름이 가득해서 살짝 무겁다.
설악이라 기온은 서늘하니 걷기 딱 좋은 날씨였다.
대승폭포 오르는중 잠시 쉼을 할수있는 조망터가 바위 사이에 위태롭게,,,,
아마 내가 지금 서 있는 이곳도 그렇게 보이겠지 싶으니 살짝 오금이 저리더라는.
끝이 없을듯 느껴지는 계단이다. 그런데 이곳을 오르며 설악의 풍경에 홀딱 반해 두려움이 물러갔다.
시원한 바람이 한줄기 불어올땐 그야말로 속이 확 터지는듯 상쾌했다.
조금전 내가 바라보았던 그 조망터에서,,,,ㅋ
저 아래의 장소를 이곳에서 보니 많이 발전한 내가 새삼 대견스러웠다.
내가 오늘 이곳을 찾은 큰 이유중 하나 바로 여름 야생화를 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오르는 동안 아직 많은 아이들을 만나지 못해 아쉬웠는데 고지가 높아질수록 하나 둘 아이들이 모습을 보인다.
여름꽃 마타리가 바위틈에서 자라고 있다 높아서? 아님 바람때문에? 이곳의 마타리는 키가 작달하다.
와우 드디어 대승폭포다~
작년에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저 시원한 물줄기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역시나 비가 충분 오신 지금은 저렇게 멋진 물줄기를 보여준다.
꽤 큰 폭포이다.
높이가 88m라고 한다 금강산의 구룡폭포와 개성의 박연폭포와 한께 우리나라 3대폭포중 하나로 손꼽힌다.
원래 한계폭포라 불리웠는데 대승총각의 전설이 생기며 대승폭포로 불리게 되었다고,,,
곧 삽주가 꽃을 피우겠다.
오르며 간혹 삽주가 눈에 띄더라는,,,
금마타리 삭과도 보인다.
올해는 운좋게도 금마타리 황금빛 꽃을 보았었는데,,,
고산에서 볼수있는 새며느리밥풀꽃이다.
며느리밥풀꽃은 종류가 다양한데 고산에서 자라는 새며느리밥풀 꽃을 보니 눈길이 자꾸 가더라는,,,
꽃말은 "여인의 한" 이다.
우리나라 꽃중 며느리라는 이름이 들어간게 꽤 있는데 고부관계는 옛부터 참 숙제였는가보다.
옆으로 작은 계곡이 있어 물소리와 함께 오르는 돌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난 이곳에서 새소리를 듣지 못했다. 하물며 잠자리까지 정상에서 노니는데 어째 새 우짓는 소리는
그렇게 뜸하던지 내내 이상타 생각했었다.
단풍취 꽃이다.
고산에 오르면 단풍취가 지천인데 이곳엔 지천이라 하긴 뭣하게 보였다.
막 꽃을 피우는 아이들을 만나 잠깐 쉼을 하였다.
오르지 말라 하면 꼭 오르는 사람들 있다.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버젓 있는데도 그 팻말 뒤로 산길이 뺀지름 하다.
우리가 지킬것은 지켜줘야 이 아름다운 자연을 오래 볼텐데,,,, 안타깝다.
노루오줌 꽃이 끝물인가,,,
색이 썩 곱지 못하다.
그렇게 오르다 보니 대승령이다.
우와 반갑다~
그런데 아쉽게도 대승령에선 조망이 꽝이다.
대신,,,, 이쁜이들이 너무도 반갑게 맞아줘 완전 행복했다.
여름산에서 자주 만나는 도라지 모시대다.
"영원한 사랑" 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는데 잔대꽃과 이 아이를 만나면 어쩐지 마음 저편이 아릿하다.
그냥,,, 그리움 이라 표현해도 좋다.
뭔가 아릿한 그리움이 피어난다.
여로이다.
색이 자주빛이라 자주여로라 불리는 아이다.
"기다림" 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는데 내가 이애를 만났을땐 늘 푸른여로도 함께 보았었다.
그런데 이곳에선 자주여로만 보게 되었다.
썩어 넘어진 나무 등걸 사이에 자잘한 버섯이,,,ㅎ
마치 방울처럼 자라난게 넘 이뻐서 한컷~
병조희풀의 꽃도 피었다.
사실 난 이애도 곱지만 조희풀의 꽃에 더 마음이 가던데,,,
"사랑의 속삭임" 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는데 아마도 저 병속에 사랑이 가득한가보다.
이제 막 입을 열고 사랑을 속상인다.
집신나물 노란꽃은 요즘 어디엘 가던 볼수있다.
꼭 높은산이 아니라도,,, 동네 뒷산엘 가도 만나는 아이이다.
"감사" 라는 꽃말을 가진 이 아이는 피어나는 시기가 꽤 길어서 흔히 만나게 된다.
흰색의 송이풀은 고산에서 볼수있는 아이인데 마치 바람개비처럼 피어난 흰꽃이 신기하다.
"욕심" 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는데 왜 그런 꽃말이 붙었는지 참,,,
말나리 주황꽃이 탐스럽다.
대승령에서 꽤 많은 개체수가 보였다.
초록의 숲에서 만나는 주황빛은 지친 나에게 힘이 되더라는,,,
"순결, 순진" 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멸가치 하얀꽃도 피어난다.
이 아이는 동네 뒷산에서도 흔하게 만나는 아이인데 이렇게 고산에서 만나니 또 반갑다.
"당신에게 모든것을 맡깁니다" 라는 특이한 꽃말을 가졌다.
어린순은 나물로도 이용한다는데 나는 아직 먹어보지 못했다는,,,ㅋㅋ
아마도 너무 흔해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인가목 꽃이 지고 열매가 맺혀있다.
해당화와 비슷하게 생긴 인가목은 역시 고산에 사는 아이인데 올해는 보지 못하였다.
나비나물도 꽃을 피우고 있다.
곰취꽃이 피었다~
노란 곰취꽃이 제법 피어있었는데 달콤한 향이 있는가 나비와 벌이 제법 찾더라는,,,ㅎ
고산의 꽃 동자꽃도 피었다.
그런데 아마도 곧 지려는가 싶더라만,,,,
조금 시기가 늦었다면 이애의 시든 흔적만 보았겠지 싶다.
"나의 진정을 받아주세요" 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땅두릅 독활이 길가에 버젓하게~
"미인, 애절" 등의 꽃말을 가지고 있는데 키가 큰 아이가 길 한가운데 자라서 치이지 않을까 염려 되더라는
대승령 등성이에서 잠깐 큰감투봉 쪽으로 돌아보았다.
길은 등성이 답게 편안하였고 양편엔 고운 야생화가 지천이었다.
시간이,,, 너무 안타까웠던 하루였다.
하얀 참취꽃도 보이고
노란 작은별을 닮은 바위채송화도 보이고~
여전히 조망은 꽝이다~
삼십분만 더 나아가자 다짐하고 앞으로 앞으로~~
겨우 조망이 조금 트이는 곳에서 안산 방향을 바라보며~~
우와 계단 봐라~~
무조건 앞만 보고 올랐다.
마치 뒤에서 누군가 잡아다닐듯 느껴져서 등짝이 오싹해지던 순간이다.
참으로 가파른 계단이었다.
산꼬리풀이 모여 햇빛 바라기라도 하는듯~~ㅎㅎ
꼬리풀을 보긴 많이 봤는데 이렇게 키가 작은 아이는 또 처음이다.
가파른 계단을 기다시피 올라 산꼬리풀을 만나 웃음짓는데~
세상에 드디어 만났다.
어쩌면 오늘 이곳에 온 목적이 바로 이애 솔나리와 솔체를 만나기 위해서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결국은 못보고 가겠구나 싶었다.
시간이 너무 촉박해 내려가야 하는데 앞으로 더 가면 분명 만난다는것을 알았지만 조금만 조금만 더
그렇게 온 길이었다.
그런데 바위틈에서 비록 이제 지려 하는 아이지만 솔나리를 만났다.
대게의 나리꽃은 주황빛인데 솔나리는 이렇게 고운 분홍빛이다. 그리고 잎의 모양이 마치 솔잎처럼 가늘다.
너무 반가웠다.
고산 꼭대기 깍아지른듯 솟은 바위틈에서 피아난 아이들,,,
하늘도 이제 파란빛을 보여주며 축하하는듯 했다.
그리고 조금 위 가파른 바위틈에 솔체까지~~~
너무 아름다워서~
너무 반가워서~
계단을 오르면서 등골 서늘한것도 잊고 바위를 올랐다.
무섭긴 했지만 더 가까이에서 보고싶었다.
그렇게 만난 아이들,,,,
그렇게 그 바위위에 오르니 비로서 조망이 터지더라는,,,
안산쪽을 바라보며 귀때기청봉 쪽을 바라보며 멀리 매봉산을 바라보며 그 모습을 담았다.
아마도 이곳에 솔나리와 솔체가 없었다면 나는 오를 엄두도 내지 않았을것이다.
바위를 기어 오르느라 저 밑에 던져놓은 배낭~ㅋㅋ
이른 쑥부쟁이도 보이더라~
보고픈 아이들 보았으니 소원은 풀었고~
이제 더 늦기전에 하산을 해야했다.
챙겨간 점심은 먹지도 못했다 너무 힘들고 땀을 많이 흘려 과일과 물만 들이켜서 그런가 배고픔도 모르겠더라는
다시 아름다운 화원의 등성이길을 되돌아 오는데 그제야 힘들구나 싶었다.
아까 올랐을땐 피어난 야생화에 미쳐 대승령 인증을 담지 못했단것도 그제야 생각났다.
다시 들려 인증을 하고 이제부턴 비탈의 돌길과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흐미,,, 무릎 아프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