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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식신들과 함께 산다.

by 동숙 2007.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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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면 이젠 선듯한게 아니라 춥다 느낀다.

국화의계절이라던 가을이 이젠 겨울로 바뀌는 찰나이다.

올 가을엔 국화꽃 한송이 선물도 못받고 이렇게 무심히 지나가버린다.

 

그래도 노랗고 앙증맞은 향좋은 산국은 실컷 봤었다.

그것으로 만족하며 가을을 보내준다.

 

오늘 아침에도 예외없이 따뜻한 쵸코우유 한잔만 마시고 나갔다 아이들이...

얼마전까진 아침을 꼭꼭 먹어야 하는줄 알았는데 아이들이 컷다는건지  아님

그것마저 제 아빠를 닮는것인지 아침을 먹지않으려한다.

 

부러 국도 끓여보고 이것저것 먹을것을 만들어봐도 싫다고 한다.

늦었단 핑계 배아프단 핑계 갖가지 핑계를 대면서 서둘러 나가는 아이들보며

신혼초 몇년간 신랑과 실랑이를 하던게 생각나 씁쓸하게 웃었다.

 

그때도 그랬었다.  누룽지도 끓여보고 빵도 구워보고 죽도 쑤어보고 정말

별별짓을 다해도 아침을 먹으면 누가 잡아가기라도 하는지 절대로 먹지않는

신랑을 보면서 누가 이기나 해보자 하던 마지막 오기까지 사라지고 체념을

했었는데 그 전쟁을 아이들과 하게되었다. 이번엔 쉽게 체념을 했다...ㅎ

 

며칠전 작은넘이 하는말이 엄마 내가 작년까진 공부를 잘했는데 중학교가서

성적이 떨어지고 공부가 하기 싫은게 아무래도 아침을 안먹어서 그런가봐요

한다.  이 무슨 해괴한 소린고 싶었지만 저도 공부때문에 신경을 쓴다는 증거로

보여 얼른 장구와 북을 준비했다....ㅋㅋㅋ

 

그래 아들... 아침을 먹어야 공부도 잘한다는거 티비에서 봤지? 

그러니까 낼부턴 꼭 아침 챙겨먹자 알았지?  했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십분만 일찍 깨워주세요 한다.  그렇게 약속하고는

다음날은 국에 밥말아 김치하곤 반공기 뚝딱하고 씩 웃으며 나갔다.

그리고 다음날은 엄마 오늘은 도저히 배가 아파서 못먹어요 한다. 

아무리 먹으려 노력해도 싫은가보다. 저녁에 양껏 먹고자니 아침을 먹긴 조금

부담스럽지 싶어 어젠 저녁을 조금만 먹였다. 그런대도 오늘아침도 역시....

우유 따끈하게 데워서 쵸코렛가루 섞어주면 그것만 큰컵으로 한컵 마시곤 간다.

 

점심은 급식으로 하교하고 집에들어오면서 배고파한다.  고구마 감자도 쪄주고

빵이나 라면으로라도 뭔가 뱃속을 채워야 좀 살만한 표정을 짖는다.

그후 일곱시경 먹는 저녁 양이 장난이 아니다 거의 내 하루치의 밥을 눈결에

먹고 더 먹고싶어 침을 질질 흘린다... 완전 식신이다.

 

우리아들 딸 신랑 다 아침만 아니면 뭐든 식신에 가까울 지경으로 먹는다.

난 사먹이는것보다 해먹이는게 더 많은데 간식도 과자나 음료수 거의 사주지

않는다 고구마 감자 쪄주고 계란도 그렇고 음료도 오렌지주스 아니면 절대로

우리집에 발을 못 붙인다.  피자먹을때 덤으로 따라오는 가끔 손님이 사오시는

그런게 아니면 콜라사이다 절대 구경도 못한다.  하지만 그외엔 참 자주 많이

해주는데 왜 석달열흘을 굶은듯 먹을것을 그렇게 밝힐까?

 

아무래도 저녁을 먹는게 가족모두 모여하는 식사의 전부이다 보니 식탁에

신경을 쓴게 문제인듯싶다.  맛있는게 있으니 식탐이 나고 양껏먹고 나니

아침엔 다른게 들어가기 무리인듯 싶어서 저녁을 좀 줄이게 해봤다.

어림도 없다 날 잡아먹으려 한다.  흐미.....ㅠㅠ

 

그래도 다행인게 크느라 그러는지 어제밤 찬찬히 지켜본 아들넘이 살이 부쩍

빠져보인다 뱃살도 쏘옥 들어가고...ㅎ   키가 백팔십만 넘겨줬음 좋겠다.

요즘 아이들 평균 그렇다니 더 크진 않더라도 작지만 않았음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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