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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산에 오르는것은...

by 동숙 2007.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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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일찍....

아홉시도 안된시간 산엘 올랐다.

퇴촌의 아침은 늘 안개와 함께 시작한다.

특히 기온과 강물의 온도가 차이나는 요즈음은 더 더욱 짙은 안개와 함께

시작하는게 아침이다.

 

늘 오르던 개울끝의 산자락부터 시작하질 않았다.

어제 오늘은 좀 다르게 시작한다.

안씨네 종산 끄트머리에서 시작하는 산행은 안개짙은 요즘 내겐 하나의

선물같은 풍경으로 다가온다.

 

밤새 잠자느라 굳어진 뼈마디 근육들을 십오분가량 약간 빠른걸음으로

종산 끄트머리까지 평탄하다고 하긴 조금 경사진 시골길을 워밍업하는

마음으로 걷는다.  그리고 종산 산소들 사이길을 걸어올라갈땐 거의

숨이 턱까지 차 오른다 다리도 당기고 헉헉 숨소리는 내 귓가에도 힘겹게

들린다.  그렇게 마루터기 까지 올라서 한숨 돌리며 멀리 우리동네쪽을

바라보면 뽀얀 안개가 신비스럽다.

산위엔 쨍하고 맑은 아침햇살이 빛나는데 저기 동네와 논밭들은 안개속에

묻혀서 아직도 잠자고 있는듯하다.

 

촉촉히 이슬내린 산길을 걷다보면 마음까지 젖어온다.

메마른 가슴이 물기를 머금어 촉촉하게 젖어온다.  그리고 그 소리...

숲이 내는 소리.... 아침인사를 건네는듯하다 밤새 평안했냐는 아침인사를...

 

사각사각 낙엽밟는 내 발자국 소리와 부산스런 새소리 그리고 가끔 숲에서

인기척에 놀라 달아나는 산토끼나 고라니등이 내는 소리 또 요즘밖엔 들을수

없는 낙엽이 떨어지는 소리까지... 처음 산행을 할땐 혼자 호젓하게 걷는

산길에서 온갖소리가 다 두려움 이었다. 

왜 그렇게 무서움이 많았는지... 뭐 가진게 많다고 두려움을 품고 다녔는지

그랬는데...시간이 흐르고 또 한해 나이를 먹으면서 내려놓는 연습을 해서인지

이젠 두려움 그런것이 적어진다.  가끔 정말 어쩌다 가끔 산에서 마주치는 사람

그 사람들에겐 아직도 약간의 두려움이 남아있지만 늘 웃으며 먼저 인사를

건넨다.... 좋은하루 되세요....^^

 

무표정으로 걷던 사람들도 인사 한마디에 금방 가까운 지기라도 되는듯 말을

나눌수 있는게 이곳 시골의 사람들 모습이기도 하다.

 

오르막을 오를땐 큰 걸음으로 걸어 다리를 스트레칭 하고 내리막을 내려올땐

약간 무릎을 구부리며 탄력을 준다.  누가 가르치지 않아도 그렇게 해보니

무릎이나 관절이 한결 편안하고 부드럽다. 

 

수없이 오르막 내리막을 걷다보면 멀리 팔당호가 바라보이는 정상에 쉼터가

있다.  나무의자 두개를 가져다 놓은 그곳은 늘 내가 쉬는곳이기도 하다.

그곳에 앉아 물한모금 마시고 강을 바라보면 말 그대로 무상무념으 상태가

되는듯하다.  나뭇잎사이로 비추는 햇빛의 그 움직임도 바람의 소리도 숲의

향긋한 내음도 온전히 받아들이고 느낄수있는 쉼터....

 

오늘은 약수터엘 들리지 않고 그냥 내려왔다.

약수터는 스트레칭을 할수있는 기구가 있어서 늘 들리는 코스이었지만 오늘은

그냥 지나쳐 내려왔다.  소나무가 울창한 산림욕장을 지나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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