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찔러 넣어도 손이 시리는
헐렁한 포켓 때문에
어깨가 더 움추려진 거리에서
주머니속 깊이 남겨진 동전 몇 닢을 꼭 쥐어본다,
고맙게도 겨울 밤 늦은 시간에
안식처로 돌아갈 여비가 있었다는 안도감으로
조물락 조물락,
내 손바닥의 온기로 차츰 데워져
"쟁그랑" 그 얄팍한 소리로 시건방을 떨지만
내는 동전을 구박 할 여유가 없다,
이미 바람은
내 너덜너덜 벌어진 구두의 밑창을 발견했고
털이 숭숭 빠져버린 낡은 오버를 눈치 챘고
오뎅 한 작대기와 소주 한 병으로 겨우 허기를 면한
내 움추려진 몸통을 무자비하게 침범하고 있다,
겨우
바람을 피하여 막차 버스에 올라타면
몇 되지않는 당신들은
버스가 흔들릴 때마다 시체처럼 흔들렸고
버스보다 빨리 지나가는 소방차가
불쌍한 우리들를 깨우겠다고
빨리 달아나라고 바락바락 소리를 질렀지만
생선 비린내 풍기는 시장통 아줌마의 털신에 묻은 비늘은
낮처럼 깨어나 반짝이지 못 하고
풀어진 넥타이 차림의 3류회사 아저씨 구두의 광택도
어제처럼 깨어나 반짝이지 못 하고
죽어 있었다,
성애 낀 창 밖으로
버스보다 느린 밤이
느린 겨울이 절뚝이며 걸어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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