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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에 꽃

2021. 3. 13 동강할미꽃을 보러 영월에 다녀오다.

by 동숙 2021.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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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광주에서 친구가 올라오고 이쪽에서 친구와 둘이 6시에 떠난 영월 동강

인터넷을 보니 아직 이쁜 할미는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기에 처음 만나기로 한 운치리 강변을 취소하고

해마다 제일 먼저 할미의 모습을 보여주는 문희마을로 방향을 바꿨다.

몇 시에 출발을 했는지 전라도 광주의 친구가 먼저 도착을 했더라는~~ㅋ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조심히 강변의 위험한 절벽의 밑으로 다가가니 이른 아침인데도 벌써 사람들이 있더라는

찬찬히 살펴보니 역시 좀 이른 시기임에 틀림없으나 그래도 고운 얼굴을 보여주는 그 유명한 동강할미꽃의 모습이

보이더라.

 

이른 아침이라 꽃 봉우리가 펴지지는 않았던지 꼭 오므리고 있던 신비한 보랏빛의 할미는 여전히 매혹적이다.

할미가 매혹적이라니~~ㅎ

역시 동강할미에게만 붙일 수 있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한참 이곳 저곳 살펴보다가 화가 치밀더라는,,,,ㅜㅜ

어느 무지한 사람들이 이랬을까?

동강 할미의 묵은 잎을 떼어내면 치명적이라는 것도 모르는 무지한 사람들,,,

그러면서 왜 꽃은 보러 다니는지 그저 저만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이기심에 나는 또 사람이 싫어지더라는.

 

 

고운 꽃봉우리 맺은 동강할미꽃

 

정오쯤 혹은 그후엔 저 꽃잎을 활짝 열수도 있을텐데 싶다.

 

묵은잎을 싸그리 떼 내어버린 서러운 할미꽃

 

바위틈에 어렵게 뿌리내리고 자라는 고운 할미

 

묵은잎 뿐 아니라 상처입은 첫잎도 다 떼어냈더라는,,,ㅜㅜ

 

어쩌면 저리 싸그리 떼어냈을꼬

 

바위틈의 고운 동강할미꽃

 

썰렁해 보이는 그 모습이 안타까웠다.

 

바위틈에 곱게 피어나는 동강할미꽃

 

붉은빛의 할미는 아직 보이지 않고 보라빛의 할미만 나오셨더라

 

묵은잎이 없어서 어쩐지 추워보인다.

 

바위틈엔 바위단풍이 이제 꽃망울이 생겼다.

 

부지런 부풀리면 고운 하얀꽃을 보겠지?

 

 

문희마을 동강할미꽃을 보고 운치리 강변은 아직이겠지 짐작을 했지만 그래도 먼 길 찾아왔으니 가서 보자 마음먹고

오십 분가량 더 달려 도착을 했다. 

그런데 이 동네의 모습이 어쩐지 수상하다.

몇 년을 찾아와 눈에 익은 모습이 아니라 어수선하고 심지어 지형이 변한 곳도 있었다.

아마도 지난해에 꽤 크게 수해를 입었던 게 분명한데 아직도 그 흉물스러운 잔해가 그대로 남아있어 안타까웠다.

주차를 하고 강변의 절벽으로 가는데 초록풀이 가득 피어나던 그곳은 이렇게 검은 비닐의 잔해로 놀라운 모습이더라

 

작년 수해의 흔적으로 보이는 폐비닐이 나뭇가지에 그대로 방치되어있다.
역시 아직은 너무 이르다.

 

운치리 강변의 모습

 

동강고랭이도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하더라는

 

왕버들은 이렇게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피어난 왕버들

 

이쪽은 아직 꽃이 피지 않아서 무지한 사진사들의 손길에서 벗어나 묵은 잎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리고 이제 막 꽃봉우리를 부풀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삼월 하순쯤이면 만개한 모습을 보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과연 그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기회가 된다면 멀더라도 다시 찾아가 그 모습을 꼭 보았으면 하는 바람을 품어보았다.

 

 

묵은잎 위로 조그맣게 부풀리고 있는 꽃봉우리

 

이애는 자라면 문희마을 아이와 비슷한 색상을 보여주겠지 싶다.

 

조그만 바위틈에 자리잡은 할미

 

햇살이 퍼지니 조금씩 꽃봉우리를 열기 시작했다.

 

몇해를 와보니 이자리의 할미는 처음 세송이만 피었었는데 올해는 다섯송이가 꽃봉우리를 맺었더라.

한국의 고유종 동강할미꽃은 우리가 흔히 보는 할미꽃과 다르게 하늘을 보고 꽃을 피운다. 

색상도 청보랏빛에서 분홍 붉은 자주색으로 화려하고 아름답다. 

그 모습을 보러 멀리 영월까지 해마다 찾아가는데 할미꽃을 보러 찾아오는 사람들의 숫자는 해마다 느는 것 같다.

그러면서 자연스러운 동강할미꽃의 모습이 사라지고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니 안타깝다.

동강유역의 여러분들이 저 꽃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수고를 하시는지 또 저 고운 꽃을 오랫동안 다시 보고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가 지켜주는 게 최선이지 싶다.

묵은 잎과 주변의 낙엽은 동강 할미가 이른 봄의 기온차를 이기는 이불이고 석회암 바위틈에 살며 영양분을 공급받는

유일한 방편이니 제발 있는 그대로 보고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또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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