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수요일 오전 일과를 끝내고 남한산성을 찾았다.
이번엔 불당리 근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약수산 쪽으로 올라 한봉 남한산을 거쳐 본성으로 들어가 산성리로 내려오는
코스였다. 봄날 이쪽으로 올랐을때 한적한 길이 마음에 들어 사람들과 조금 덜 마주칠 이쪽으로 올랐는데 역시나 남한산에 다 다르도록 사람은 한 명도 볼 수 없었다.
버섯을 본다고 길을 벗어나니 역시나 신기한 버섯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었다.
그러나 산모기 또한 엄청나게 많아서 그 녀석들의 습격을 제대로 받았는데 아직까지 물린 곳이 가렵다.
걷다 보니 너무 더워져 겉옷을 벗었더니 팔뚝을 풀에 스쳤는데 그것도 또 알레르기 형태로 올라와 약도 먹고 바르고
고생하는 중이다. 더워도 긴팔을 꼭 입어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행하지 않았더니~ㅜㅜ
본 등로로 올라와 편안한 길을 걷다가 잠깐 숨을 돌리고 물을 마시려 고개를 드니 파란 가을 하늘이 펼쳐져 있어
마음이 한없이 가벼워졌다.
한동안 질기게도 비가 내려 마음까지 살짝 우울해졌었는데 이렇게 파란 하늘은 마음도 몸도 가볍게 해 줬다.
남한산에 올라 만나고 싶었던 백부자를 만났다.
봄부터 이 자리를 몇 번이나 찾으며 잘 자라고 있는지 살폈는데 지난번 왔을 때 누군가 백부자를 파간 자리를 보고
많이 속상했는데 그 손길을 피해 곱게 피어난 백부자를 보니 대견스럽고 안쓰럽고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식물원을 제외하고 야생의 백부자는 이곳에서만 유일하게 보고 있다.
평창 근처에도 살고 있다는 이야길 듣기는 했는데 해마다 꽃이 필 때면 찾아가 그 아름다움에 한참을 눈 맞춤하고
내려오는데 부디 더 이상 손을 타지 않았으면 좋겠다.
고운 백부자의 모습을 이렇게 저렇게 나름 더 이쁘게 담아보려 애쓰고 나서 다시 돌아갈까 했다.
차를 세워놓은 주차장으로 가려면 이쯤에서 발걸음을 되돌려야 했는데 오늘은 그냥 내쳐 더 걷고 싶었다.
성안으로 들어가 산성리 쪽으로 가서 버스를 타고 내려가지 마음먹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꽃을 보느라 시간이 많이 흐른 것을 몰랐다.
서둘러 성안으로 들어가 현절사 쪽으로 걷는데 길가엔 온통 도토리들이 자잘하게 깔려있어 큰 열매를 밟으면 미끄러지기
딱 좋았다. 바삐 걸음을 옮겨 산성리에 도착하니 마침 잔돈 바꿔주셨음 했더니 돈이 없어 안된다고 하기에 근처 은행으로 가보란 말에 한참을 찾아가니 새마을금고였다. 이곳도 시간이 지났다고 거절을 해서 난감했는데 마침 버스정류장
근처에 편의점이 보여 그곳에서 음료를 사고 잔돈을 바꾸었다.
대중교통을 거의 이용을 않는지라 요금도 차 시간도 모르기에 옆에 분께 물어보니 한 시간에 한 대씩 다닌단다.
차는 지나간 지 얼마 안 되었고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마침 지나가는 광주 택시가 있어 한참을 뛰어가 택시를 타고 나서야 한숨을 돌렸다.
10일에도 역시 일 마치고 딸내미와 만나 남한산성으로 갔다.
이번엔 수어장대 근처 성 밖으로 한 바퀴 돌아볼 작정을 하고 갔는데 딸내미 모기와 지난번 찾았을 때 뱀을 보았다는
말을 듣더니 질색을 하며 내려가자고 성화이다.
결국 짧게 돌아보고 내려왔다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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