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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쉬는곳

백일홍에 담긴 이야기

by 동숙 2007.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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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과의 한해살이풀인 백일홍을 모르시는 분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입니다.

 

어릴 적부터 어느 화단에서건  다소 촌스러운(?) 원색으로 피어나

과꽃, 다알리아 등과 함께 소박한 우리의 화단을

화려하게 장식해 주던 정겨운 꽃...

 

꽃이 100일 동안 붉게 핀다 하여

백일홍, 백일초, 백일화 등으로 불린다는데

'화무십일홍(化無 十日紅)'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이름이라 하지 않을 수 없군요~ ^^

 

멕시코 원산의 백일홍은 원래 야생화였으나

독일사람 Zinn이 발견하여 인도, 프랑스, 영국, 미국을 거치면서

원예종으로 개량을 거듭하였습니다.

 

이런 백일홍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된

정확한 경로는 알 수 없으나,1800년 이전부터 관상용으로 재배되어

거의 2세기나 우리 민족과 함께 해 왔던가 봅니다.

 

백일홍 역시 누구나 첫소절만 들어도 끝소절까지 짐작할 만한

전설을 가지고 있습니다... ^^

 

어느 나라에 흉칙한 괴물이 있어

걸핏하면 풍랑을 일으키고 배를 뒤집곤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이 괴물을 달래기 위해 해마다 제비뽑기로

처녀를 뽑아 비치고 있었는데

어느 해, 그만 임금님이 제비를 뽑아서 공주를 바치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우연히 그 나라를 지나던 용감하고 씩씩하고 잘생긴 왕자가

그 장면을 보고는 대신 괴물을 물리치러 떠나면서

100일 안에 괴물을 이기고 오게 되면 배에 흰 깃발을 달고

지면 빨간 깃발로 죽음을 알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과연 왕자는 99일째 용감하게 싸워 괴물의 목을 베었는데

그 피가 깃발에 튀어 흰 깃발이 붉게 변한 것을 모르고

의기양양 공주에게 급히 돌아오고 있었답니다.

 

100일 동안 애타게 기도하며 왕자를 기다리던 공주는

붉은 깃발이 달린 왕자의 배를 멀리 돌아오는 것을 보고는

너무나 슬퍼 그만 절벽에서 몸을 던져 죽고 말았답니다.

 

기쁜 마음으로 돌아온 왕자는 자신의 승리를 기원하며

100일 동안 기도하던 공주의 시신을 안고 슬퍼하다

그 마저 붉은 피를 토하며 죽고 말았는데, 두 사람을 묻은 무덤에서

피빛 선명한 붉은 꽃이 백일 동안 피어났다고 합니다.

 

그러게 너무 성급한 판단은 화를 부르게 된다는

예제쯤으로 해석해도 무리가 없겠지요? ^^

 

보통 배롱나무를 목백일홍이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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