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하회마을
딸램 쉬는날이 하필 비가 오신단다.
서울근교는 다 그렇다기에 숯가마에나 갈까 망설이다가
비가 오지 않는 지역 안동으로 떠나기로 했다.
친구가 동행해줘 아주 편안하게 다녀왔던 여행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입장권을 끊으러 가는길목에
역시 민속마을이라 그런지 옛 향취가 물씬 풍긴다.
매표를 하고 나서 십오분가량 걸어 들어가야 하는 마을까지 셔틀버스를 이용했다.
하회마을을 돌아보려면 꽤 긴 거리이기에 미리 힘빼지 말자,,,ㅋ
강변길로 먼저 들어섰다.
몇년전 하회마을에 왔었을때 부용대엘 못 오른게 아쉬웠던 기억이 새록 나서
이번엔 부용대를 먼저 오르기로 하였다.
색다른 풍경에 딸아이 설렘이 보인다.
강변길 위에서 마을쪽을 보니 누렇게 물들은 벼논의 풍경이 정스럽고 풍요롭다.
지난번 왔었을때는 아마도 시월의 중순이 지나서였지 싶다.
노란 은행나무가 인상적으로 남아있는 기억을 살펴보면,,,
강 저편으로 화천서원의 모습이 얼핏 보인다.
아주 오랜만에 보는 강가의 금모래,,,
잠깐 딸아이와 나눴던 이야기
ㅡ 엄마 어렸을적엔 한강도 저렇게 모래가 가득이었단다.
그땐 다슬기도 조개도 꽤 많았었지
강에 나가 모래찜질도 하고 맑은 강물에서 놀던 추억이 있단다ㅡ
장엄한 부용대의 모습을 보면서 나룻터에서 배를타고 건넜다.
푹푹 빠지는 모래언덕을 지나 옥연정사가 먼저 보였는데
내려오는길에 들려보자 하고 화천서원으로 향했다.
아쉽게도 안으로 들어가보지 못했다.
아마도 평일이라서 그랬던지 카페로 이용을 하는 서원은 굳게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
아쉬워 담장 넘어로 그 모습을 훔쳐보았다.
포기하고 부용대로 오르는데 이곳의 기온은 여름이었다.
습하고 덥고 게다가 모기까지 어찌나 극성이었던지,,,
부용대 위에 오르니 그야말로 하회마을의 전경이 멋지게 펼쳐져 있었다.
하회마을을 들리면 이곳 부용대는 꼭 들려봐야 한다 이곳을 봐야만 하회마을을 본것이리라.
다시 배를 타고 돌아와 만송정을 둘러보았다.
언제 어디서 만나든 늘 감탄이 절로 나오는 소나무
이른아침 물안개 자욱할때 이곳엘 다시 찾아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동네 놀이터나 학교의 놀이터에 매여있는 그네는 종종 타봤는데,,,
이렇게 높은 그네는 처음 타봤다.
체력이 꽤 좋아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잠깐 타고 내려오는데 어깨가 꽤 뻐근하게 아프고 손바닥도 붉게 물들었다.
떨어지지 않으려 힘줘 매달려서 그렇겠지 싶으면서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나는 길이 참 좋다.
가로수 나란히 있는 길도 좋고
담장을 끼고 걷는 길도 좋다.
담장 너머 키 큰 해바라기도 이쁘고
담장위의 주황빛 탐스런 감도 감탄스럽다.
담장위의 참새도 정스럽고
담장너머 그들의 삶이 존경스럽다.
담장따라 피어난 채송화와 맨드라미는 어릴적 그 시절로 안내한다.
몇년전 이곳에 찾아왔을때 어느댁이었던가?
고택에서 수확한 탱자를 방문객에게 나눠주셨던 어르신이 계셨었다.
꽤 인상깊은 기억이었는데,,,
이번 방문하니 그댁의 큰 대문이 굳게 잠겨있다.
문앞의 안내문을 보니 관광객 누군가 던진 담배불로 화재가 났었다 한다.
다행히 급하게 진화를 하여 큰 피해를 보지는 않았으나 그후로 개방하지 않으신다고,,,
어리석은 사람들 때문에 소중한 인정을 잃었다.
마을안의 그 많은 기와중에 딱 한집에만 와송이~~
정말 대단하다.
어쩜 저렇게 많은 와송이 자라고 있는걸까?
꽃이 피어나는 때라 눈에 더 들어왔던 와송에 꽂혀서 한참을 멈춰 서 있었다.
민속마을에 가면 늘 있는 풍경
예전 우리 조상님들은 집집마다 감나무는 꼭 심으셨는가 보다.
제상에 올리는 삼색과일중 하나인 감은 꼭 필요한 귀한 존재였으리라.
야산자락엔 밤나무, 밭둑엔 대추나무, 마당가엔 감나무
그리고 숲엔 돌배나무를 심었다는 옛 기록을 보면 식량도 되고 제사에 꼭 필요한 과일이라서
심었던게 아닐까 싶다.
여담으로 복숭아나무는 귀신을 쫒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제상에 복숭아가 오르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옛날 중국의 요임금 시대에 명궁인 예가
제자인 봉몽이 휘두른 복숭아 방망이에 맞아 죽었다 한다.
제자가 스승의 제주를 질투해 스승을 죽인 경우였다.
귀신의 우두머리가 된 예는 나쁜 귀신을 쫒는 종포신이 되었다.
그후 복숭아는 젯상에 오르지 못했다고 한다.
종포신을 죽였던 방망이가 바로 복숭아 나무로 만든 방망이였기에
조상을 모시는 제사상에 차마 복숭아를 올리지 못했다 한다.
^
딸아이와 친구와 한적한 초가을날 이렇게 안동 하회마을을 돌아보았다.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와 그곳에 있는 장터에서 유명한 안동찜닭과 안동고등어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안동시장에서 먹었던 찜닭의 그 달콤 매콤하던 맛을 딸아이에게 맛보이고 싶었는데
역시 관광지의 식당이라 그랬는지 그때의 그맛이 나지 않았다.
돌아오는길 단양과 제천을 거치며 마치 신선의 세계같이 느껴지던 안개속의 소백산을 보았다.
언제 또 시간을 내서 그곳의 깊어가는 가을을 보자 약속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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