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에 쉬어보는 토요일인가~
일요일인 내일은 친구들과 수타사 산소길로 트래킹이 약속이 되어 있었지만 일기예보에서 종일 비오신다기에
어쩌나 고민을 했었다. 결국 내일은 우리동네 계곡에서 백숙이나 먹으며 수다를 떨자로 의견을 모으고
나는 햇살 좋은 오늘 홍천의 대학산으로 이쁜이들과 데이트하러 떠나기로 했다.
전날 미리 약속한 친구와 아침 일찍 만나 가는길 차안에서 오리녹두죽으로 간단히 아침을 먹고 떠나던 길은
화사한 벚꽃이 한폭의 그림같은 드라이브 코스였다.
원래 계획은 내면의 깽깽이풀 군락지를 들려 대학산에 가려고 했는데 군락지 입구에서 동네 이장님한테 경고를
듣고 아쉽지만 차를 돌려야했다. 얼마전 인제에서 난 큰 산불때문에 비상이 걸렸다고 입산금지라고 호통을
치시는데 가슴이 벌렁거리더라는,,,,ㅜㅜ
어찌되었던 그곳에서 다시 한시간 가량 달려 대학산 임도 입구에 차를 세우고 설레는 꽃나들이를 시작했다.
구불구불 임도길은 걷기도 좋았고 날씨까지 선선하니 절로 콧노래가 나오더라는,,,
늘 이맘때면 제일 먼저 산길에서 반겨주는 아이는 생강나무의 노란꽃이었다.
우리동네는 끝물이라서 아쉬웠는데 이곳은 지금 한창 이쁜 노란빛으로 화사했다.
생강나무꽃과 비슷한 산수유는 요즘 곳곳에서 축제를 하는데 자세히 보면 그 차이점이 알게된다.
생강나무는 꽃송이가 나뭇가지에서 퍼지고 산수유는 기다란 꽃대끝에 피어나는데 멀리서 보면 정말 닮았다는,,,
"포근한 사랑" "자유" 라는 꽃말을 가진 버들강아지가 피어있다.
긴 겨울을 지나 제일 먼저 마치 귀여운 강아지처럼 보들보들한 꽃을 피우는 버들강아지를 보면 희망이라는 단어가 늘 생각난다.
곧 따뜻한 봄이 될거라는 희망이 아지랭이처럼 피어오른다.
오늘은 유독 버들강아지에 눈길이 가서 자꾸 하늘을 바라보게 되었다.
예전 찾았을때보다 조금 일렀던가?
중의무릇이 지천이고 미치광이풀의 꽃이 탐스럽던 그곳엔 아직 묵은 갈잎만 무성하다.
굽이굽이 돌아 양지쪽의 임도길에서 곱게 피어난 현호색을 만났다.
하도 흔해 무심히 지나치던 현호색도 반갑기 그지 없었던,,,,
일을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매일 오르는 뒷산에서 자주 만났을 진달래조차 올해는 새롭다.
따사로운 햇살과 산비탈에 피어난 진달래는 늘 내게 고민을 주는 포인트다.
어쩜 그렇게도 힘드는지,,,
역시나 이번에도 썩 마음에 드는 구도의 담김은 아니었다.
다시 눈길은 버들강아지에게로~~~ㅋㅋ
와우~~~
길섶에 현호색 무더기가 있다.
간혹 모여서 피어나는 아이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다복한 식구들은 만나기 쉽지 않다.
또 쪼그리고 앉아서 눈맞춤을 해보고,,,
이 아이는 유독 이곳 대학산에 흔한 흰현호색이다.
흰현호색도 귀한 아이라서 자주 보긴 힘든데 대학산엘 올때마다 눈맞춤을 하니 어찌 아니 이쁘지 않겠는가~
이계절에 이런 종류의 버섯이라니,,,?
한참을 이곳저곳 인터넷을 뒤져봤다. 이름이 뭘까 궁긍해서
도대체 이름을 알수없는데 아마도 종지? 사발? 등의 이름이 들어간 버섯이 아닐까 추측을 해본다.
드디어 만났다~~
보고프던 한계령풀의 노란꽃을 만나니 어찌나 기쁘던지~~
기온이 생각보다 낮았다 싶어서 과연 오늘 한계령풀을 만날까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피어난 아이들이 꽤 있었다.
예전 처음 이곳에 이 아이를 만나러 와서 얼마나 산속을 헤매고 다녔던지,,,,ㅋ
비탈을 오르다 뒤로 자빠질뻔 하기도 한 아찔한 기억도 있고 발바닥에 물집이 생기게 비탈길을 모로 걸었던 기억도 있다.
그렇게 귀하게 눈맞춤을 하게 된 아이였던지라 이맘때면 늘 이곳의 한계령풀과 근처 내면의 깽깽이풀이 떠오르는데 아쉽게도
오늘 깽깽이풀을 만나지 못해서 속상하다.
한계령풀은 환경부에서 희귀종으로 보호하는 아이이고 강원도 고산에서만 만날수있는 귀한 아이이다
꽃말은 "보석" 으로 정말 보석같은 아이이다.
앙증맞은 만주바람꽃은 덤으로~~
모여피어 다복하고 귀여운 자태가 늘 사랑스러운데 연약한 줄기가 어찌나 바람을 잘 타는지~ㅎㅎ
우리동네에서 만나는 중의무릇보다는 조금 더 초록빛이 짙다고 해야할까?
예전엔 임도 길섶에 흔하게 피었더니 오늘은 귀하게 만났다.
청초한 꿩의바람꽃은 지천이었다.
요 아이들은 둘이 어찌나 귀엽던지~~
친구가 여기도 보라고 부르기에 가보니 솜나물꽃이 피어있다.
대게 5월경 피어나기에 생각도 못했는데 작은 아이가 이르게 피어나 눈에 잘 띄지도 않았다.
이렇게 가끔 기특한 이이들과도 눈맞춤 하고~~
노란 꽃다지가 피어나 눈길을 끄는데 그 한쪽에 민들레가 사랑스럽다.
내가 오후에 돌보러 가는댁의 할머님은 꽃중에 민들레를 제일 좋아하신다고 하셨는데 왜냐 여쭈니 기특해서 그렇다고
계단이나 돌틈에서 밟히면서도 기특하게 노란 꽃을 피우는게 어찌나 대견한지 그래서 이쁘다고 하셨다.
어제 일 끝나고 돌아올때 엄나무와 약재를 넣고 푹 고은 오리와 그 국물에 녹두넣어 끓인 녹두죽까지 한냄비를 주시며 가져가라 하시는데
그 음식을 만드시는것을 거들어 얼마나 정성을 들이셨는지 아는지라 가만 거절을 했다가 호되게 야단을 맞고 결국 받아왔다.
그 귀한 음식으로 오늘 아침에도 이곳에 오며 식사를 했던지라 노란 민들레를 보니 할머니 생각이 더 나더라는,,,
알록제비꽃이다.
왜 알록일까나~~ 잎새가 알록달록 무늬가 있어서 알록제비꽃이라 불리운다.
흔한 아이는 아니다 산에 올라야 볼수있는 나름 귀한 아이이다.
노란 양지꽃이 이제 시작이다.
꽃망울 잔뜩 매달고 있지만 미리 꽃을 피운 노란꽃송이가 눈에 훅 들어온다.
하늘색 작은새~~
요 현호색은 유난 하늘색을 닮았다.
초록잎 박새와 하늘색의 현호색이 잘 어울려서 또 쪼그리고 앉게 되더라는
오후 들어서며 봄 답게 바람이 시작되더니 제법 쎄다.
미치광이풀의 꽃을 담으려는데 어찌나 흔들던지~~
내가 지금 꽃을 만나는 이 계곡은 아직도 한켠엔 저렇게 얼음이 두텁다.
그럼에도 저 여린 아이들은 제각각의 빛깔을 품은 꽃을 피워내고 있는 기특한 아이들이다.
꽃을 보러 이 먼곳을 찾는이들이 부디 저 아이들이 얼마나 고단하게 피어나는지 안다면 꺽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장이 사진을 담으려고 뽑아서 되도 않은 자리에 세워놓고 사진을 찍고 떠나면 저애들의 생명은 그것으로 마지막이 된다.
나 뿐 아니라 다른이도 그 고운 모습을 보면 좀 어떠한가 더불어 사는 기초가 아닐까 싶다.
저 찍고 나면 포인트가 될 꽃송이들을 죄다 잘라 놓고 떠난 그 뒷자리가 얼마나 허탈한지 사람이 제일 무섭다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역시나 뽑아놓은 한계령풀과 냇가 바위위의 금괭이눈은 꽃대를 잘라놓은 모습을 보았다.
정말이지 다시한번 생각해보길 간절히 바래본다.
요런 아이를 두어포기 만났다.
잎과 꽃의 색을 보면 산자고가 분명한데 꽃의 크기가 영~~~
저렇게 짤뚱하고 작은 산자고의 꽃은 본적이 없다.
네 정체가 뭐냐?
괭이밥이다.
고양이가 좋아하는 식물이라고 괭이밥이라는 이름이 붙은 아이인데 늘 고개를 수그리고 있다.
그곳엔 괭이밥이 지천으로 피어있다.
복수초 지고 난 후 열매가 맺혔다.
산 비탈에 피어난 한계령풀
잘 살아내라 부디~~
바람이 잦아들때 담아낸 미치광이풀의 꽃
이른 봄 싱그럽게 자라난 잎새를 혹여 나물이라 먹으면 이름 그대로 미친답니다요~~ㅎ
자주빛 꽃이 커다란 잎새 사이에서 아래를 향해 피어나는 아이이다.
개울가엔 늘 그렇듯 금괭이눈이 피어난다.
꽃의 색이 여려 벌나비를 부르지 못해 이 계절엔 저렇게 화려한 형광빛의 노란색으로 제 몸을 물들인다.
참 지혜로운 아이들~~
이 사진의 금괭이눈 뒤쪽은 어느 몰지각한 꽃쟁이가 저렇게 댕강댕강 줄기를 짤랐다는,,,,ㅜㅜ
에효,,, 그 손목이 성할까나? 마음이 성할까나?
제발 맘속에 사랑을 품고 꽃쟁이 하시길 바란다오~~~
아마도 앞으로도 한 열흘은 한게령풀을 볼수있지 않을까 싶다.
아직 피어나지 못한 아이들도 많으니
커다란 바위밑에 모여 모여 피어난 꿩의 바람꽃
그렇게 대학산 임도길을 따라 골짜기를 따라 꽃들과 데이트를 했다.
앞서도 말했지만 정말 귀하게 여기고 보호했으면 좋겠다 나는 오래오래 이애들과 눈맞춤을 하고 싶다.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와 트랭글을 종료하며 보니 7킬로를 걸었다.
어째 발바닥에 불이 나는 느낌이더라니~~ㅋ
15킬로도 끄덕없이 걸었던 그 시절이 그립다 오늘 걸으며 친구와 나눴던 이야기도 그렇다
한해한해 어째 체력이 예전만 못한것을 느끼지 않느냐고,,,
그래도 봄 되었으니 부지런 꽃들과 데이트 하다보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아침 죽 한그릇을 먹고 나선길인데 다섯시가 다 되어간다.
어째 배가 너무 고프더라니~~ㅋ
돌아오는길 양평 용두리 강원기사식당에 들려 오삼볶음으로 맛나게 늦은 점심을 먹었다.
친정 부모님 덕에 알게된 이 기사식당은 집밥같은 느낌의 식당이다.
밥그릇은 어지간한 식당의 밥공기의 두배는 되는 주발을 쓰고 계란후라이는 늘 나오는 시골스런 식당이다.
예전 친구들과 강원도 산행후 두번 들려서 늦은 점심이거나 이른 저녁을 먹은적이 있는데 친구들도 엄지척을 했다.
식당에 들고 나며 길건너 친정집을 바라보니 집앞에 남동생의 차가 서 있는것이 보였는데 식사후 나오니 없다.
울 엄니 아버지는 오늘 아들과 함께 즐거우셨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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