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거세게 불던 바람이 오늘은 조금 잠잠하다.
역시 오전 일과를 마치고 사나사 계곡 절집에 차를 주차한 시간은 두시가 조금 넘었다.
오후 시간 잠깐이라도 틈을 내서 이렇게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이 나에겐 힐링의 시간이다.
주차장에서 계곡 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막혔다.
그러고 보니 사나사는 주변을 좀 정비한 듯하고 오르며 보았던 이곳 용천리의 풍경도 살짝 달라졌었던,,,
주차장이 협소했던 이곳 초입에 꽤 넓은 공영주차장이 세워졌었던데 아마도 시간이 지나면 이곳
사나사의 주차장까지 자동차로 못 올라오지 싶다.
우야든~~ㅋ
나는 오늘 사나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기대했던 복사꽃을 보러 계곡을 오른다.
또 시기를 못 맞췄다.
복사꽃은 거의 지고 겨우 몇몇의 꽃송이만 매달고 있었다.
계곡길 따라 오르기를 포기하고 곧바로 산길로 들어서 오르기로 했는데
마침 피어난 매화말발도리가 화사하니 눈길을 사로잡는다.
참 어렵게 사는 아이~ㅋ
편한 자리에 자리잡지 않고 늘 바위틈이나 가파른 절벽에 매달려 피어나는 저 흰꽃
그래선지 나는 더 눈길이 가고 정겹다.
금낭화도 만났다.
이제 이 이쁜이가 피어나는 시기가 시작되어 아래쪽엔 이렇게 상큼한 분홍빛 아가씨를 볼 수 있었다.
계곡을 타고 산 위로 오를수록 꽃망울을 단 아이들이 즐비하니 많았는데 한 일주일 후면 산은 온통
분홍 갈래 머리 아가씨들의 놀이터가 되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첫 번째 갈라지던 오름으로 오르기로,,,
이곳 사나사 계곡을 오면 늘 계곡 상류로 하염없이 오르던 습관? 같은 게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시간이 오후 늦었고 첫 오름길로 올라보는 것도 초행이라 그러기로 했는데,,,
단풍취가 보소 소한 솜털에 휩싸인 채 올라오고 있었다.
게발 딱주 등으로 어른들께 알려진 취나물의 한 종류인데 딱 요럴 때만 나물로 쓸 수 있는 취나물 중 채취시기가
가장 짧은 녀석이다. 사실 나는 단풍 취나물은 별로~ㅋ
삶아놓음 너무 시커멓게 변하고 삶는 시간도 잘 조절해야 하는 좀 성가신 녀석이다.
계곡을 끼고 옆으로 저렇게 등로가 있다.
그러나 나는 늘 그렇듯 등로를 따르지 않고 계곡으로 오른다.
이러니 무릎이 성치 못하지 싶은데 그래야만 못 보던 아이를 만나기도 한다는,,,
오르는 길이 험하긴 했지만 그렇기에 만난 연달래 철쭉도 보고 기분이 절로 좋아지는 맑은 소도 만났다.
그리고 온통 금낭화 천지인 이곳에서 한참을 바라보았다는,,,
사진으로는 표현이 잘 되지 않는 자연의 빛과 그 연둣빛 하늘거림 그리고 바람
아래쪽엔 꽃이 거의 진 복사나무가 위쪽은 아직 싱싱하게 꽃이 남아있었다.
너 보러 온 건데~~ㅎ
그리고 덤불과 이끼를 넘어 오르던 계곡에서 노루삼을 만났다.
노루삼 꽃을 이렇게 곱게 보기도 처음인 듯,,,
반가웠다.
계곡이 진입이 힘든 곳은 다시 등로로 나와 걷기도 하며 오르는데 이렇게 큰 나무가 저렇게 동굴을~ㅋ
내가 충분히 들어앉을 수 있을 정도의 구멍이다.
함왕봉과 백운봉 갈림길에 도착했다.
시간을 보니 네시가 훨씬 넘었고 이제는 돌아가야 하는 시간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내리막길은 등로로 내려왔다.
계곡 본류에 다 달랐다.
시간이 늦어지며 바람도 다시 불기 시작했고 오를 때 산나물 뜯는 사람들이 꽤 보였는데
지금은 인적이 없이 조용하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차가 한 대도 없다~ㅋ
내가 아마도 제일 끝으로 내려온 듯싶다.
해가 뉘엿해지니 바람도 불고 추워지고,,,
차에 올라 열선을 틀고 서둘러 집으로 향하는데 양평대교 위 퇴근 차량들과 맞물려 좀 지루했다는,,,
그래도 오늘 만난 용문산 자락 사나사 계곡의 하루는 너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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