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사회 초년병 시절....
학교를 졸업하기전 인턴사원으로 들어가 연수를 받았었다.
신입사원 연수교육으로 지금은 기억도 가물가물한 경기근처의 어느 교육장에서
삼박사일간 교육을 받았었다.
꼭 군대에 간듯한 느낌으로 교관들의 그 지독한 훈련을 어찌 넘겼는지...
제일 기억에 남는게 담력훈련 이었다.
열두시가 넘은 시간 두명씩 조를 이루어 달랑 지도한장과 나침반 작은 손전등
물과 약간의 간식거리를 주곤 몇군데 초소를 돌아와야하는 훈련이었다.
그곳은 공동묘지가 있던 야산이었는데 낮에도 무서운 그곳을 그 깜깜한 밤에
동료를 의지하며 볼줄도 모르는 지도를 봐가며 두려움과 추위에 떨며 돌아왔던
그 기억은 내가 살아가며 도움이 될때가 많았다.
군데군데 귀신복장으로 숨어있는 교관들때문에 정말 바지에 오줌을 지릴정도로
무서워했던 순간들 눈물 콧물 빼가며 지도의 등고선으로 높이를 대충 짐작하고
그렇게 돌아왔던 네시간이 나에겐 사흘보다 더 길었었다.
원체 담력은 좀 있는 편이었던 나 그 훈련덕에 더 강해졌었고 지도를 제대로
보는법을 익혀서 지금도 가끔 지도만 보고도 길을 찾아갈줄 알게 되었다.
수없이 달리고 외우고 악쓰고 구르고 다섯시간 취침에 때도없이 점호를 하고
그 신입사원 극기훈련을 마치고 서울역 대우빌딩앞에 내려졌을때 우리들의
모습은 흡사 무장공비 같았었다. 퀭한 눈에 입술은 다 헐어서 딱지 맺혔고
서있는데도 후들후들 제멋대로 떨리던 다리며 대로를 지나는 사람들이 다들
내 친인척 같이 반가웠었다. 오랜만에 보는 민간인들이.....ㅎㅎㅎ
이제 집으로 보내져 며칠간의 휴가를 보내겠지 하며 안심하던 그때 인솔자들
틈에 제일 악명높았던 교관님의 우렁찬 목소리에 우린 얼굴이 벌개질수밖에
없었다. 빌딩 전면으로 쭉 줄을 세우곤 뱃속에서 나오는 우렁찬 목소리로
" 나는 할수있다 "를 외치란다. 그 꽃다운 나이에 안그래도 엉망인 외모땜시
어딘가 쥐구멍으로 숨고 싶었는데 세상에나....헉....ㅠㅠ
서울역앞 대우빌딩근처는 평소에도 사람들 왕래가 엄청난곳 이었다.
우리가 그 앞에 내렸을때는 막 퇴근시간이 되어갈 무렵 역에서 나오던 군인들
빌딩에서 나오는 퇴근인파 남대문 시장이 근처이라서 외국인도 엄청 많았다
정말 땅속으로 꺼지고 싶었다. 다 나만 바라보는듯 느껴져서...
옆을 돌아보니 내 동료들도 다들 얼빠진 표정으로 기막혀했다 하지만 어쩌랴
지난 사흘동안 교관의 명령에 죽고살던 우리였는데....
나는 할수있다~
나는 할수있다~~~
나는 할수있다~~~~를 그만 할때까지 외쳤다.
그 당시엔 왜 그걸 하는지 몰랐다 그것을 한다고 뭐가 달라지는지 알수가 없었다.
살면서 힘들때 그 생각이 난다.
나는 할수있다...라고 가만히 외쳐본다.
내게 자신감과 어떤 자부심까지 생기게 해준 나는 할수있다란 외침이 요사이
자꾸 입안에서 맴돈다. 그래 나는 할수있다.
나는 뭐든 잘 할수있다... 뭐든 잘 할것이다...라고 외쳐본다.
뭐라도 할수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일까?
아무것도 할수없으면 어쩔뻔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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