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하루 죄수복을 입은 쇼생크가 탈옥하는 것처럼... 나도 일상에서의 탈출을 했다.
그 뒷일은 뒤에 감당하기로하고 무작정 버스를 탔다.
동숙이를 보기위해서... 동숙이를 만나기 위해서..
어제 아침 카페에 와보니... 동숙이가 나가고 없었다.
내 첫사랑같은 동숙이가...
이곳 모여라방에서 나에게 사랑의 시선으로 날 봐라바주던 동숙이가 떠나가고 없었다 ㅠㅠ
요즘 나와 마주 치지도 않고 나한테 관심도 안보이고... 나보다 더 좋은 사람이라도 만났나?
은근히 이리저리 제보고... 사랑을 저울질하고 있었던것 같았다.
동성간이던... 이성간이던... 그 어떤 사랑도 줄다리기는 시간의 리듬을 타기 때문에...
무슨일인가? 두어군데 알아보고 ... 별일없었다기에...
집히는데가 있었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얼마전에 내가 지은죄가 툭하고 뻥튀기가 되어 내앞에 나타났다.
얘가 상처를 심하게 받아서 내가 보기 싫어서 나갔나? 가슴이 철렁거리고... 그래서 전화를 했다.
이런저런... 전화를 안받는다. 몇번을 해도 안받는다.
안절부절하며... 이런 기분으론 도저히 의자에 앉아 있을수가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가방을 들고 나와버렸다. 행여 누가 잡기라도 할까봐 태연한척하고 슬그머니 나와버렸다.
나의 잠적을 확인하면 그때야 실토를 하려고... ㅎㅎㅎ
난 참 용감했다. ^^
버스안에서 몇번이나 전화를 해도 그녀는 받지 않았다.
그래 그럼 쳐들어가면되지... 이미 발동이 시작된 나의 용감무쌍함을 누가 말릴쑈냐?
내가 지은죄가 그녀에게 커다란 마음의 상처가 되었으면... 반드시 치료해주고 와야지 ...
그것밖에 없었다. 창밖의 겨울풍경은 참 어설프게 보였다.
하얀 눈은 살짝살짝 뿌린흔적만 남고.. 그래 그런대로 운치는 있으리라...
차는 강원도를 벗어나.. 경기도로 들어서고...
낮선터미널의 풍경은 ... 난 분명히 서러운 이방인임을 확인시켜주었다.
무작정 나선 여행이라... 준비된것도 없었다. 괜한 나그네의 설음같은 냉기만 맴돌고 있었다.
드디어...
오메불망... 천만다행으로 내 휴대폰 액정에 반가운 이름... 그녀가 나타났다.
무슨일이냐며... 놀라는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구세주같은 그녀의 목소리...
30분이면 내가 있는곳까지 올수있단다.
난 아주 오래된 ...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그녀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녀는 화장도 안하고 한걸음에 달려와 주었다.
우린 얼싸안으며 감격의 포옹을 했다.
미안해~ 너무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
그녀는 맘넓은 언니같은 느낌이다. 난 그 느낌이 참좋다. 그런 그녀가 너무나 좋다.
스스로 지은죄 솔직하게 자백했다. 이런저런.. 나혼자 헛다리를 짚고... 망강의 강을 헤엄치고 있는꼴이라니..
그녀는 전혀 다른세계에 있었는데... 혼자서 심한 자책을 하고 있었다.
우린 레스토랑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난 주로 그녀의 이야기를 경청한다. 그녀의 이야기는 참 맛있다.
흐르는 시간이 조금만 천천히 흘렀갔으면 좋겠고... 오늘하루가 더 길었으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
식사가 끝나고 .. 헤즐럿향 커피가 나오면서... 우리의 이야기도 향기로와졌다.
이야기 어떤 대목에서는 박수까지 쳐가며 좋아라하고 즐거워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먼길을 돌아갈 나를 위해 그녀는 친절한 여자기사님이 되었다.
그녀가 어린시절 자라났던 곳과 젊은시절 낭만을 만끽하던 추억의 베어있는곳을 돌아다니며 가이드해주었다.
난 아이마냥 즐거웠다. 그랬어.. 어머 정말 !!
동서울터미널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쉬운 이별을 기다리면서...
10시20분 차를 타고 내려오면서... 그녀에게 문자를 했다.
"나 너한테 벌받을 작정을 하고 잔떡 쪼라서 왔는데... 의외로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야. 참 좋아 행복해.. "
마음이 편해져서인지... 이내 곤한 잠속으로 빠져들고...버스는 어둠을 헤치며 힘차게 나가고...
다음날인 한시에 강릉터미널에 도착했다.
비몽사몽... 그래도 이세월이 참좋지...내의지대로 데려가고... 데려다주니까..
그녀에게 문자를 했다. "나 강릉에 착륙했다. 잘자라~ "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해가는길에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나훈아의 '사랑'
이세상에 하나밖에 둘도 없는 내여인아~ 보고 또 보고 도 쳐다봐도 싫지않는 내 사랑아~
내 하루의 드라마가 대단원의 막을 내리며 ... 배경음악으로 나훈아 오빠가 '사랑'을 불러주었다.
난 참 용감했다~.
그리고 이 용감한 행동을 아무도 탓하지 않는다. 난 나니까...
그리고 특별게스트로 참석해준 원식이.. 아니 원숙이... 참 반가웠다.
바시시 웃는모습이 깨끗한 소년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귀여웠다.^^
처음만남인데 참 편했다. 내 주특기가 골려주긴데... 다음번에 주특기도 발동시켜야지...
수줍음이 있는듯한 사람을 골려주기란... 대단한 나의 기쁨이지요... ^^
동숙이도 보고 원숙이도 보고.. 어젠 마음이 참으로 행복했어요,
요고 모여라방 사랑방에 올린거다~
밑에 원숙이 얘기 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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