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이런모양의 집들이 참 많았었다.
내 친정이 있던 천호동에도 시커멓고 투박스런 기와를 머리에 인 네모난 집들이 있었다.
조금 잘 사는집은 대문과 담장에 멋스럽게 타일로 모양을 내었었고 열린 대문틈으로
마당 한가운데 작은 화단이 있어서 키큰 새빨간 칸나나 탐스러운 다알리아가 자라던
간혹 화단을 없애고 수돗가를 설치한 집들도 있었다.
이또한 형편이 조금 나은집은 하얗거나 하늘색빛의 타올로 직사각형 형태를 한
물통을 만들었거나 그렇지 못한집은 그냥 회색빛 시멘트로 만들어져 있었던
수돗가의 그 물받이들...
우연히 컴을 뒤적이다 이명박 대통령후보자의 자택사진이 실렸기에 클릭을 했다.
세상에... 어찌나 반갑던지 꼭 타임머신을 타고 그시절로 돌아간듯 느껴졌다.
지금도 서울에 이런동네가 있다니...한옥보존지역이라 했던가?
내가 어려서 그랬겠지만 그땐 참 크게 느껴졌었다.
대문과 마주보이는 대청마루 그리고 양쪽의 방 한쪽은 안방이고 안방과 붙여서
부엌이 있었다. 마루와 건너방을 지나면 툇마루를 지나며 또 작은방 그옆은 대게
변소라고 쓰였던 화장실과 작은 창고가 있었는데.... 그 창고는 연탄저장였었고
창고와 대문이 나란히 있고 문간방이 있고 장독대가 있던 그 네모난 마당을 가진
집이 생각났다 정스러웠던 그 마당과 장독대가...
안방 아랫목에 꺼멓게 연탄불로 그을은 자리가 있고 빨간 밍크담요가 한장 늘
펼쳐져 있었던 그 담요의 한쪽엔 양은밥솥에 담긴 밥이 식지말라고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겨울밤 담요속에 발 모은 우리 육남매가 도란거리며 이야기하던
그 모습이 티비 드라마처럼 떠 오른다.
장독대 밑의 그 목욕탕도 생각난다.
눅눅한 습기때문에 별로 기분이 좋질않았던 그 목욕탕 아버지께서 커다란 무쇠솥을
바닥에 앉히고 밑에서 불을때게 만들어 놓으셨던 그 목욕탕 여름이면 컴컴한 목욕탕에
물을 받아서 물놀이를 즐기기도 했었는데... 그땐 일년에 서너번만 공중목욕탕엘 갔었다.
흡사 지옥같은 느낌이던 공중목욕탕 명절전에 발 디딜 틈도 없을만큼 사람이 북적이던
아이 우는소리가 울리고 뜨거운 물과 엄마의 매운손맛이 무서웠던 한번 다녀오면 양볼이
발그레해지고 가슴이나 등짝 어딘가는 살이 벗겨져 쓰라리던 기억...ㅎㅎㅎ
오늘 명박씨의 자택을 보다가 별별 옛생각에 다 빠져들었다.
그래서 살풋 미소지을수 있는 휴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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