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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더운날 중원계곡 도일봉에 다녀오다.

by 동숙 2017.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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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5일


경기도 양평에 있는 중원계곡을 다녀왔다.

처음 계획은 폭염주의보가 내렸다는 서울경기의 뜨거운 날씨때문에 시원한 계곡을 다녀오자 였었다.

마침 며칠전 큰비가 내리셨기에 계곡의 물도 풍부할테고 중원폭포도 시원한 제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였다.






만약 휴일이었다면 혹은 휴가철이었다면 중원계곡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것은 꿈도 꾸지 못할일인터인데

평일이라서 올라가보니 자리가 널널했다.

그런데 등산로 초입이 공사중이라 우회를 하라는 표지판이 있기에 그쪽으로 가보니 와우 이쪽은 데크로 잘 정비된

시작점이 되겠다 왜 이쪽으로 올 생각을 못했었을까?





초입부터 물빛이 환상이다.

저렇게 맑은물이 내가 오늘 걷는 길과 늘 동참한다는것이지?

행복하다~







초입의 구름다리 오기까지는 별로 달라짐이 없었다.

중원계곡은 몇번은 왔던 장소이기에 친숙한데 이번은 수량이 풍부해서 계곡의 물소리가 참 좋았다.







작은 물소리가 아닌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숲 그늘은 더위를 싹 잊게 해줬는데 여름의 불청객이 역시 이곳도 극성이다.

날파리와 산모기들,,,ㅋ

깜박 잊고 모기기피제를 가져오지 않아서 오늘은 그애들의 스토킹도 받아들이며 걸어야 한다.







중원폭포닷~!

역시 예상대로 시원하게 떨어지는 물소리와 옥빛의 깊은물

가슴 속 저 안까지 시원히 씻겨내어주는 자연 치유의 손길을 느끼는 순간이다.

조금 더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었으나 객들이 있어 내려오며 다시 느껴보리라 생각하고 잠깐의 눈요기만 했다.





바위채송화가 노란 별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이곳에 또 다른 귀한 아이가 있어 조심스레 바위를 타고 찾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안타까움,,,,ㅜㅜ

분홍빛 작은 난초인 병아리난초의 꽃이 분명 이곳에서 자생하고 있었는데 그 잎조차 보이지 않는것을 보니

아무래도 더이상 이곳에서의 만남은 희망이 없겠지 싶다.

그래도 바위채송화와 눈맞춤을 해서 다행이었다.








그렇게 흐드러지게 꽃을 피우더니 넓적한 나뭇잎 아래 다래열매가 달렸다.

그런데 제대로 달린 아이는 없고 모두 충영 상태이다.

봄,,, 너무 가물어서 그런걸까?

지난번 다녀온 비룡산에서는 길쭉한 쥐다래 실한넘을 꽤 많이 보았었는데,,,






별꽃의 한 종류인지 나도나물의 한 종류인지,,,,ㅜㅜ

깊은 숲에서 만난 작은 하얀 별꽃이 눈에 훅 들어왔다.





아~~~

드디어 산수국이 피어난다.

커다란 헛꽃과 자잘한 참꽃이 청보라빛으로 참 곱다.

이제부터 오랫동안 함께 할 아이이지 싶다.







비가 얼마나 세차게 이 계곡을 휩쓸었을지,,,

길의 상태가 엉망이다.

그래도 제법 넓은 등로인데도 이모양이니 좁은 산길은 어찌 찾아볼까 싶었다.

그렇지만 모처럼 더위를 잊고 서늘한 느낌의 걸음이 좋았다.






중원폭포를 지나 조금 오르면 중원산 오르는 샛길이 나온다.

몇년전 가을날 그때도 지금처럼 혼산으로 저 너덜의 오름길을 올랐었다.

눈물이 나도록 아름다운 단풍이 지금까지 기억에 고스란 남아있지만 정상의 바위길을 지나며 아찔했던 기억

또한 깊게 남아있다.

오늘은 중원산 오르는 길을 지나쳐 중원계곡 끝까지 찾아볼 계획이니 오름은 없겠지,,, 라는 생각을 했었다.

앞일도 모르면서,,,

미련스럽게도,,,ㅋ





계곡을 따라 오르면 당연 험한 돌길이겠지 하지만 그래도 예전에 왔을때는 이정도는 아니었었다.

큰 비로 인해 흙들이 쓸려 내려가고 돌밭길은 고스란히 속살이 드러났다.

이런길에서 방심했다간 발목 부상이 따라온다는것을 아는지라 더 발밑을 신경쓰며 걷게 된다.








초입에서, 중언폭포쯤에서 그리고 이곳에서,,,

편리를 위해 설치한 데크길이다.

여전히 고막을 강타하는 물소리와 땀이 쏙 들어가는 서늘함과 함께이다.








자주 마주치는 산수국이 반가웠는데,,,

어째 그 모습을 제대로 맘에 차게 담은게 하나도 없다.

무겁더라도 렌즈를 제대로 들고 왔어야 하지 않을까 살짝 후회를 했더라는






쓸려 내려온 나뭇가지들도 계곡이 지저분하게 느껴진다.

어쩌면 저것이 태초의 모습일지도 모르는데 나는 어느덧 손질된 깨끗함에 익숙해진게 아닐까?

요즘 내려놓는 연습을 꽤 하고 있는데도 점점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놓아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종종 들어서 살짝 겁이 날때도 드문 있다.

내가 그토록 싫어했던 모습의 중년의 삶을 살게 될까봐 꺽이는 무릎에 힘을 실어보지만 그것이 참 힘겹다.

그래서 자주 산을 찾지만 예전의 큰 위로가 지금은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이또한 익숙해지는것 아닐까?

조금 더 강한 그 무언가를 찾는게 아닐까 싶다.

어쩌면 그또한 욕심일텐데,,,,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걷다보니 길을 잃은것 같았다.

길의 흔적은 점점 없어지고 뭔가 잘못되었지,,,,라는 생각을 했을때는 꽤 많이 올라온 숲이었다.

서둘러 트랭글을 보니 역시 생각대로 길을 잘못들었고 살짝 고민을 했으나 지금의 체력상태라면 도일봉으로 올라

길을 찾아 내려감이 좀 더 수월하다 판단되었다.


삼형제봉과 도일봉의 중간쯤 등성이로 계속 올랐다.

등성이에 오르니 그제야 희미하게 길의 흔적이 보이고 도일봉쪽으로 서둘러 걷는데 시간이 두시가 넘었다.






아뿔싸,,,,ㅜㅜ

산에서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길이다.

이제는 돌아갈수도 없고 앞으로 가야만 하는데 온통 바위뿐이다.

저 바위를 기어 올라가야 했다.

희안하게 아슬아슬한 바위를 타고 오르는데 다른곳엔 흔한 밧줄조차 없다.






이쪽은 산객도 많이 찾지 않는지 흔한 리본표지조차 귀하다.

눈 부릅뜨고 망망대해의 등대불빛을 의지하듯 리본을 따라 오르는데 뭔가 섬찟한 느낌이 들었다.

바로 앞에 작은 살모사가 또아리를 틀고,,,,ㅋ

비켜주세요~~ 신호를 몇번 보냈으나 꿈쩍도 않는다.

스틱이라도 챙겨왔었더라면,,,, 그것은 뒤늦은 후회였다.

결국 옆의 나뭇가지 하나 길게 꺽어 작은뱀을 옆 비탈로 날렸다~~ㅋㅋ





도저히 다리가 닫지 않는 비탈,,,

발 디딜 장소를 찾느라 두리번 거리는데 엥? 만원짜리 꽁꽁 접은게 보이는게 아닌가?

비에 젖어있고 흙이 묻었지만 집어들어 보니 만원이 한장이 아니라 두장이었다.

아마도 앞서 왔던 산객의 호주머니에서 흘러나왔겠지?

웬 횡재인가 싶어 배낭 주머니에 넣고  나무뿌리를 잡고 바위를 타며 그 비탈을 올랐다.

숨이,,, 가슴이 터질듯 아프지만 그래도 한걸음씩 앞으로 걸었다.





하이고~~~

오늘 이애들이 뭔일이랴?

이번엔 엄청나게 큰놈이다.

보다시피 꽤 가파른 오르막인데 중간에 떡하니 저러고 비켜주지 않는다.

게다가 꼬리를 파르르 떨더니 고개를 한뼘쯤 세우기까지 하는데 완전 독이 올랐지 싶었다.

꽤 큰넘이라 아까처럼 나뭇가지로 쳐 낼수도 없었고 십분쯤 저애하고 대치를 했었던것 같다.

다시 돌아가고 싶었으나 기어 오른 그 절벽을 내려가기는 더 힘들고 어려웠고 오르자니 저넘이 떡하니,,,

결국 빙 돌아서 올랐다.

그래 너희집에서 네가 대장이지 뭐 어쩌긋나~~ㅋ





늦둥이 금마타리도 만나고~~

근처에 꽤 개체가 많았는데 대게 열매를 맺고 있었는데 이애가 어쩌다 늦장을 부려 나를 만났구나~

반가웠다.






정상 능성길에 다 다르니 그제야 길 답다.

한숨 돌린다고 작은 바위에 앉아 물을 마시는데 산옥잠화 꽃망울이 눈에 띈다.

반갑다~~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봉미산에서도 산옥잠화 잎새를 꽤 봤었는데 이렇게 꽃을 피우려는 아이를 보니

눈길이 자꾸 가더라는,,,








도일봉이 얼마 남지 않았다.

시간이 너무 지체되었지만 이렇게 오늘 뜻하지 않게 도일봉에 오르는구나 싶었다.








내겐 아찔한 바위를 오르는데 돌틈에 양지꽃이 자꾸 유혹을 한다.

숨 돌린다는 핑계로 양지꽃도 한번 담아주고 무시무시한 바위도 넘고,,,







이 뜨거운날 생각지도 않게 이곳엘 오게되었다.

아마도 오래 기억에 남겠지?


전망이 꽤 좋아보였는데 나는 그 모습을 담지 못했다.

오르느라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다리가 후들거려 전망을 보겠다고 바위 가장자리로 나서지 못하겠더라는,,,ㅋㅋ





단월쪽 방향을 바라보며,,,





용문산쪽 방향을 바라보며,,,







내려가는 길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이쪽은 안전시설이 꽤 잘 되었더라는,,,

싸리재로 내려가는 길이다.





봉미산 산음쪽 방향을 바라보며,,,






집중해야 했다.

워낙 가파르고 게다가 바위라서 조심스럽게 바닥을 살피며 내려오게 되었다.

게다가 오후 늦은 시간이니 아까처럼 햇빛에 몸 말리러 나온 뱀이라도 있음 어쩌나,,,,

길에서 두번을 마주치고 보니 약간 구부러진 나뭇가지나 뿌리가 다 뱀으로 보이는듯 싶어 신경쓰였다.






싸리재와 도일봉 중간쯤에서 중원폭포쪽으로 내려가는 샛길을 드디어 만났다.

마음이 좀 놓이더라는,,,

역시나 가파른 길이지만 밧줄도 잘 설치되어있고 마음이 안도하니 몸이 훨 쉬이 말을 듣는것 같았다.








이것은 뭐 길인지 물길인지,,,

길이라 할수도 없는 돌밭을 내려오는데 어찌나 땀을 흘렸던지 메마를 입술에선 짠내가,,,







내가 산에서 힘들때 늘 하는 방법

눈길을 옆으로,,,ㅋㅋ

내려오는데만 집중하다 보면 더 힘들어서 그럴땐 옆의 아이들을 살펴보는게 버릇이 되었다.

이곳은 중원계곡의 최상류이다 보니 계곡가에서 흔히 보는 산수국이 지천으로 피어 있었고 늘어진 다래넝쿨이

타잔 흉내를 내고 싶게 만드는 그런 길이다.







중원계곡으로 오르면 마지막 삼거리쯤?

싸리재와 도일봉으로 오르른 길이 이곳에서 갈라진다.





아마도 많은 산객들은 싸리재로 올라 도일봉으로 가던 중원산으로 가던 하는가 보다.

리본이 도일봉쪽엔 거의 없는데 싸리재쪽엔 저렇게 많이 매달려 있다.







꽤 편안한 길을 따라 하산중

내내 시원한 물소리가 함께 했다.


아까 오를때 뒤따라 오르던 다섯분의 산객들이 커다란 물웅덩이에서 물놀이를 하더라.

부러웠다 남자들이~~ㅋ

옷도 준비를 못했고 생각지도 못하게 초입에 등산화까지 젖어 푹 젖은 신발을 신고 산을 넘었었다.

여벌의 옷을 준비했더라면 시원한 계곡물에 풍덩을 했을까?

그또한 자신이 없다.

친구들과 함께라면 하하호호 웃음서 홀딱 젖어 신났을텐데 혼산중에 알탕이라니,,,,ㅜㅜ






캬~~~

이 폭포 정말 끝내준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는

친구들과 여름날 한번 꼭 와야지 싶었다.

등산까지는 아니라도 중원계곡에서 하루쯤 더위를 잊고 물놀이 하는것도 여름의 멋진 추억이 되겠지?







햇님은 서산으로 넘어가려 준비중이다.

햇빛이 부족해 어둑했는데 카메라는 제가 알아서 요래 환하게 담기더라는,,,ㅋㅋ

그래도 빛이 부족해 썩 맘에 차지는 않는데 뭐 어떠랴~~








눈으로 그렇게도 많이 마주쳤는데 올핸 까치수영 모습을 제대로 담아보지 못했다.

그래서 아쉬워서,,,


어찌나 정신이 좋은지,,,

아래 사진부터는 테두리 하는것을 잊었다.

글타고 지금까지의 포스팅을 날리고 다시 쓴다는것이 어쩐지 기운 빠지는지라 걍 담기로,,,







두 발을 인증할까 해보다가 요래 인증하기로~~

개울을 건너며 저녁햇살에 생긴 그림자로 인증했다.

물빛봐라 완전 끝내준다.








이렇게 무더웠다는 여름날 나는 시원한 계곡을 걸었다.

운 좋게인지 불운인지 길을 잘못들어 생각지도 못하게 도일봉까지 오른 하루였다.

내려오니 시간이 다섯시를 훨 넘겨 여섯시에 가까워 부지런히 집으로 돌아왔다.


여름산은 살짝 힘들기는 하지만 게다가 오늘처럼 충분한 음료를 준비하지 않았을땐 더 그렇지만

흘린 땀 만큼이나 맘속 가득 뭔가가 남는다.


이곳을 돌아보며 지난번 친구들과 다녀왔던 옆 용문산의 조계골이 생각났다.

이곳이 주차만 용이하다면 산행로도 훨 넓고 계곡의 수량도 풍부해 여름 계곡산행지로 꽤 멋진 장소이니

꼭 한번 와야지 싶다.


아,,, 작년과 달리 중원리 초입부터 주차장을 새로 마련하였더라.

예전보단 주차가 훨 수월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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