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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동네 둘러보기 (천진암 계곡)

by 동숙 2017.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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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4일


생태공원을 돌아보고 바로 정지리 산길을 넘어 천진암 계곡으로 향했다.

오늘은 내친김에 천진암 성지도 둘러보자 마음먹었기에,,,


성지로 오르는 길의 계곡은 힘차게 흐르고 있었다.

큰비로 인한 피해는 없는듯 하였고 간혹 길 옆의 산에서 빗물과 함께 흐른 자갈과 흙 정도였다.


두시가 좀 넘어가는 시간이라서 엷은 구름사이로 햇빛은 직접 내리쬐지 않았지만 습하고 더웠다.

이곳은 주차장에 차량이 별로 없어 나를 포함 다섯대 정도 주차를 했다.


이곳을 방문하려면 슬리퍼를 신으면 안된다.

옷차림도 단정해야 하고 음주, 흡연 모두 금지구역이다.

천주교 성지라서 아무래도 방문객들이 조금 불편해도 감수해야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오래전 아무생각없이 우리동네를 방문했던 친구들과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가벼이 방문했다가

입구에서 들어가지 못했던 기억이 있으니 방문하실분들은 미리 알고 가시길,,,







접시꽃 당신의 그 접시꽃이다.

의숭화라 부르기도 하는데 우리 엄니는 접시꽃보다 의숭화라 부르신다.

붉은색도 있지만 분홍빛 흰빛도 있다.

요즘 어디서고 볼수있는 반가운 우리꽃인데 이곳의 접시꽃은 그 크기가 좀 작았다.

이렇게 붉은아이만 심어놓은것도 새로운데 좀 작은 꽃의 크기까지,,,, 처음엔 접시꽃이 아닌줄 알았다는,,,ㅋ







역시나 여름꽃인 백일홍도 피어있고,,,





꽤 긴 오르막이다.

게다가 포장이 되어있는 오르막이라 살짝 숨차다는,,,

그럴땐 길가의 풀과 나무에 눈길을 주면 훨 쉽게 오를수 있다.





건축기간을 백년으로 잡았다더니,,,

지난번 왔을때와 별로 달라진게 없다.

저 넓은 터에 백년동안 천천히 세워질 성당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하다.

나는 못보고 가겠지만,,,,ㅎ





성당터 옆길로 오르면 다섯분의 성인을 모신 계곡 깊은곳의 성지가 있다.

그곳은 지난번 저 뒤로 보이는 앵자봉을 올라갔다 내려오며 길을 잘못들어 발견한 장소인데 참 아름답다.

내가 발견했을때는 가을이었는데 너무 아름다운 숲길에 홀딱 반해서 가끔 찾는 장소가 되었다.


그런데,,,

그곳으로 오르는 내내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어찌나 크게 들리던지

성지와는 어울리지 않는 유행가의 노래소리를 그야말로 온 산이 들썩일 정도로 크케 틀어놓은게 영 거슬렸다.

내려오다 안내소에 문의하니 참 어이없는 답변을 들었다.


이곳에도 알박기를 해서 천주교측과 힘겨루기를 하는 사람이 있단다.

성지를 조성하려고 이 근처의 땅을 천주교측에서 다 매입한것으로 아는데 한곳이 아마도 가격흥정이 되지 않아

그 땅주인이 그렇게 음악을 크게 틀어놓은것이 벌써 십년 가까이 된단다.

양쪽 이야기를 다 들어본것은 아니지만 좀 너무하단 생각이 들었다.  성지가 아니어도 그렇게 큰 노래소리는

사람에게도 또 이곳의 원주인인 동물들에게도 피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조용한 숲 한가운데서 이 무슨 생각없는 행동인지 원,,,







가시가 촘촘한 줄딸기~

열매가 어찌나 유혹하는지 결국 또 손바닥 가득 따서 먹어봤지만 역시나 엄청 시다~ㅋㅋ






계곡 숲길로 들어서자 서늘한 냉기가~~

더위를 한방에 싹 가시게 한다.

어디선가 쾌활한 수다소리처럼 계곡물소리가 들리더니 계곡의 꽃 어수리가 화려하게 피어있다.

신경 거슬리던 노래소리는 물소리에 잠기고 숲의 서늘함에 행복해지더라.






일주일 전 왔었다면 이렇게 시원한 물줄기는 만나지 못했겠지?

풍성하다.

요사인 산에 다니며 힘차게 흐르는 계곡을 보지 못했던지라 오랜만에 만난 싱싱한 계곡은 더 멋지다.






저 비석있는데 가면 재미있는 이정표가 있다.

젊은이길, 노인길, 그리고 평범한 길이라고 해야하나?

암튼 세갈래로 갈라진다.

나는 젊은이는 아니지만 젊은이길로 들어섰는데 이게 좀 가파르다.






가파라서 살짝 땀은 나지만 그래도 함께 가는 계곡이 있어서 기분이 좋더라는,,,







다섯분의 성인을 모신 성지이다.

옛날에는 천주교 신자들이 엄청난 박해를 받았다니까 그때로 치면 첩첩산골인 이곳으로 숨어들었겠지 싶다.

그럼에도 이곳에서 꽤 많은 신자들이 죽임을 당했다는,,,





묘소를 둘러보고 내려올땐 노인길로 내려왔다.

커다란 바위에 구멍을 뚫었는데 물이 시원히 콸콸 나오더라.

약수라고 옆에 물마시는 바가지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숲이 깊고 계곡이 있어 이곳은 아마도 늘 푸름이겠지?

나무 밑둥엔 초록빛 이끼가 두껍다.






가보지 않은 길

새로이 걷는길은 언제나 설레임이다.






그늘이 없는 뜨거운 길을 1.5키로 정도 걸어 나왔다.

느낌도 없이 땀이 흐른다.

하얀 데이지꽃이 피어있던 그길은 썩 걷기 좋은길은 아니었다.


내가 아주 어릴때 한여름에 이곳으로 피서를 왔었다.

그땐 지금처럼 성지라는 개념이 아예 없었기에 천진암 계곡 곳곳엔 사람들이 텐트를 치고 솥을 걸어

여름 보양식을 해먹으며 며칠씩 묵어가던 휴양지였다.


그후 내가 결혼하고 어쩌다 이곳 퇴촌으로 이사를 오게되고 내 아이들 어리던 그때는 여름이면

아침 일찍 계곡에 올라 하루종일 더위를 잊고 쉬어가던 장소였다.

하긴 우리집 앞의 개울에도 도시 어디선가 유치원 꼬맹이들이 단체로 놀러오곤 했었는데,,,

그땐 개울물이 깨끗해 다슬기도 살고 피라미도 꽤 많았었다.


우리 작은녀석은 여름이면 개울에서 살다시피 해서 눈동자랑 이만 하얗고 새까맣게 타서 다니곤 했었지

지금은 가끔 개울에 나가보면 물에서 냄새가 난다.

이번처럼 큰비라도 오시고 나면 며칠은 깨끗해서 동네 꼬맹이들이 물놀이를 하지만,,,


오늘은 강으로 산으로 오랜만에 동네 마실을 다녔다.

내일은 중원계곡에 가볼까 한다.

이맘때 중원폭포 근처엔 병아리난초가 그 작은 모습을 보여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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