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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순간들

마법이 풀렸다

by 동숙 2008.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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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속 이성과 마음속 감성이 분노로 만장일치를 본 그 날...

예전같으면 감정이 있는 마음은 내 머리의 판단인 이성에게 지배를 받아왔다.

그러니까...

마음엔 분노로 가득 차더라도... 내 두뇌는 너그로우라고 내 마음한테 명령을 한다.

그래서 혼란과 아픔은 내 안에서 한바탕 전쟁을 겪으면서도 나를 지적으로 반듯한 사람으로 완성시켜준다.

나의 이성과 감성은 어느 한쪽의 기울림도 없이 평행선을 유지하며 나를 다스린다.

그런데 그날은...

지구 최후의 날처럼...내 두뇌의 수뇌부마져 마음속의 분노에 지배를 당하고 말았다.

폭풍의 언덕에서 히드클리프의 정신세계를 잠시 따라해본 그 날 ...그 이후로

후폭풍의 여파는 내 꼿꼿한 정체성마져 흔들어 놓았다.

 

황무지의 허허벌판에서도 촉촉한 마음의 꽃을 피우려고 했던 내 이상의 날개는 그 날 그만 사정없이 꺽여지고 말았다.  결국 나를 잘못 다스린 나의 과오이므로 그 어떤 커다란 형벌을 나에게 주어야만했다.

 

그리고 .. 여러날이 흘렀다.

그동안 공포의 단두대 위에 목을 올려나도 보았고...

사형대의 총부리 앞에 내심장을 표적으로 내놓아도 보았다.

목이 잘려나가는 아픔도...  총알이 심장을 뚫는 죽음의 허망함도 뼈속깊이 ... 아니 세포속까지 생생하게 느끼며 실감했다. 난 이제껏 이 사회의 비정한 부분을 받아들이지 않을려고   양지바른 곳만을 골라서 성장해온 어리섞은  미완성의 어른임에 참 부끄럽고  한심했다.

차마 가고싶지 않았던 ...

그렇지만 한번은 반드시 다녀와야했던 지하속 어두운 세계를 조용히 순회하고 온듯한 어설프고 낮설은 의무감을 어렵게 마치고... 내 인생의 연극 무대위에서 한 막을 요란하면서 힘겹게 내린것 같다.

-그날 이 후-  中에서

 

 

 

길고 지루했던 마법에서 풀렸다.

그 마법을 푸는 열쇠가 바로 내게 있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 일치감치 씩씩하게 마법의 벽을 확 부셔버릴껄...

부질없이 힘겨운 가슴앓이를 하고 있었으니...

이 미련함을 어찌하랴?

난 참 미련해... 세련되지가 못해..

남들이 살아가는 방식을보면 ..  세련미를 적당히 풍기면서 살아가던데..

버릴때는 쿨하게 버려주고... 또 새로운걸 받아들이고

내 유전자속엔 왜  그런 세련미가 첨가되지 않았는지 어떨때는 조상님들이 야속하다니까.. ^^

 

애니메이션 영화 미녀와 야수에서 야수는 ...

미녀 벨의 눈물 한방울을 받고 야수의 마법에서 풀려나 멋찐왕자로 다시 태어난다.

그 라스트 장면 참 멋있었는데... 마법이 풀리면서 야수가 멋찐 왕자님으로 벨앞에 서는데..

그때 미녀 벨이 그런다. oh~ it's me

나 그 대사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oh~ it's me(당신이군요~ 너로군요~)^^

그런데.. 난 동화속의 마법이 아니기에.. 이제 본연의 나로  돌아온것 같다.

욕심없는 나로... 조촐한 모습의 나로...

 

난 일상이 무료하고 즐거움이 매말라갈 때...

영화속 멋찐 대사나 그 장면을 떠올리며 따라해본다.

시공을 초월하는 연기를 혼자하면서 나의 무료함에 웃음꺼리를 만들어주고...

때론 그 당시의 감동을 되새김질 하기도하지... ^^

 

그래서 난 많은 친구도 필요 없고 원치도 않는다.

나 혼자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울수도 있고... 감동을 만들어 낼 줄도 알기 때문에...

그런 힘이 나에게 있기 때문에... ^^

다만, 한둘의 마음을 나눌수 있는 친구... 지란지교를 꿈꿀 수 있는 그러한 친구는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동숙아~

너만이라도 너이기에... 남의말에 ... 귀를 쫑긋 세우며 나를 왜곡하는 그런 흠담은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알았지... ^^

 

마법이 풀렸다2 편은 너 메일함에 넣어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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