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 열심히 일했으니 쉬라~ㅋ
그토록 파랗던 하늘을 가까이 만나러 바람의 언덕 설매재로 향했다.
역시나 산행하기 딱 좋은 요즘 오를땐 살짝 배던 땀이 잠깐의 쉼으로도 뽀송하니 마르더라는,,,
설매재로 오르는 유명산은 꽤 여러번 다녀온 길이라서 눈감고도 간다고 하면 웃을라나?~ㅋㅋ
암튼 설매재 입구에 차를 세우고 저절로 힐링이 되는 임도길로 들어섰다.
아~!!!
작년 친구들과 설매재로 유명산을 오를때 함께 동행해주던 흰둥이는 여적 그곳에 살고 있었다.
녀석이 그때만 해도 철없이 좋다고 따라 나서더니 한해동안 우여곡절이 있었던가 풀이 죽은 모습이었다.
그래도 만나니 참 반갑더라는,,,
길가에 가끔 배초향 꽃이 보이더라.
비슷하게 생긴 꽃향유는 한쪽면으로만 꽃이 피는데 배초향은 빙 둘러 꽃이 피는 아이이다.
반가워 잠깐 그 모습을 담았다.
여전한 설매재 임도길은 언제 와도 참 좋다.
눈 오시던 그 겨울 친구들과 오를때도 좋고 오늘처럼 이렇게 한적하게 걸어도 좋은,,,
가을에 찾아오니 유독 길가에 가을꽃이 많이 피어서 더 즐거웠다.
마치 화원에 온듯 소담하니 피어난 아이들과 눈맞춤을 하는 그 반가운 만남.
성급한 나뭇잎들은 벌써 누렇게 붉게 물들고 있었다.
아직 완연한 단풍철은 아니지만 간혹 물드는 잎새를 보는 즐거움도 꽤 멋지다는,,,
기억력이 점점 나빠지는것을 산에 오르며 아이들 이름이 알쏭달쏭한것을 보면 알겠다.
욘석의 이름 "노박덩굴" 이 어찌 그리 생각이 나지 않던지,,,
선자령 언덕에서도 또 친구들과 함께 했던 두타연에서 그리도 흔하게 마주치던 아이였고
잘난척 친구들에게 설명도 했었구만 이름이 까마득 생각나지 않아서 속상했다.
노박덩굴의 열매를 가을에 채취해 볶아 가루를 내어 먹으면 여성들의 생리통에 아주 좋다는
이야기도 주절주절 떠들었는데 보았던 장소등등 모든것이 생각나는데 이름만 생각나지 않더라.
에고,,, 참 슬프다.
늦여름부터 가을이면 어디서나 너무 흔하게 마주치는 아이가 되었다.
개망초 꽃과 비슷해 자세히 보지 않음 개망초려니 하는 아이 " 미국쑥부쟁이" 이다.
그런데,,, 너무 자주 만나고 또 꽃도 오래가며 청초하니 곱다보니 이애가 썩 밉지가 않다.
우리 생태계를 파괴하는 외래종으로 번식력이 엄청나 토종식물을 몰아내는 못된 아이라는데
하도 자주 마주치다 보니 미운정이 들었던가,,,,ㅜㅜ
이곳에서 또 너무 많이 보이는 아이 단풍잎 돼지풀
많아도 너무 많았다. 얼핏 보면 우슬과 비슷하게 생긴 단풍잎 돼지풀도 역시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개미취꽃에 붙어 있는 나비의 무늬가 특이했다.
자주 보던 아이가 아니어서 이름이 궁금했다.
돌아와 사진을 보며 찾아보니 "큰멋쟁이 나비" 란다.
이름도 멋스러워라~ㅎㅎ
네발나비과의 아이라고,,,
개미취 쑥부쟁이가 지천으로 피어있다.
가을 화원이 된 설매재 임도길
걷다가 자꾸 걸음을 멈추게 되더라는,,,
마음이 너그러워지는것은 자연이 주는 선물이리라.
억새의 계절이구나 싶다.
관상의 촬영지가 있는 그 언덕도 역시 억새가 피기 시작했다.
아까 미리 말한것처럼 돼지풀이나 미국쑥부쟁이 등등에 밀려 억새의 숫자가 점점 줄어드는것이 확연히
느껴져 좀 섭섭했지만 그래도 바람에 춤추는 억새를 보면 자유스럽다.
미세먼지가 없지는 않았던지 맑을거라는 예보에도 불구하고 건너편 용문산이 선명히 보이지는 않았다.
지난주 어느날이던가 강상에서 우연 바라본 양평의 유명산과 용문산 자락은 내가 본 최고의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담아놓지 못해 안타까웠지만 산속의 바위 나무까지도 보일 정도로 맑던 하루였었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그런 날
그래도 이정도면 썩 나쁘지는 않더라.
에고고,,,
양평 시내와 남한강이 흐릿 보인다.
찔레 열매도 붉게 익어간다.
가을이면 저 찔레열매를 꺽어 항아리 담뿍 담아놓고 즐겨 바라보곤 했었던 적도 있었는데
어느새 까마득 옛 이야기가 되었다.
문득 시아버님이 생각난다. 가을이면 수수나 꽈리 조 등등 열매를 말려 품 한가득 주시곤 했었는데
막내 며느리가 좋아하는 것을 어찌 아셨는지,,,
이맘때면 늘 아버님이 생각나 가슴 한편이 따스해지는것은 생전 그분의 사랑 덕분이겠지.
연보라빛 쑥부쟁이 꽃이 어찌나 곱던지,,,
뜨거운 가을 햇볕 아래서 한참 꼬물락 거렸다.
욘석은 쑥부쟁이 중에 꽃의 크기가 좀 작은 까실 쑥부쟁이 이제 피어나려 하는 봉오리는 보라빛을
띄고 있었다. 눈으로 보아야 하는데 저애들을 가져오고 싶어져 혼났다는,,,ㅋ
아무래도 소국 화분이라도 들여놔야 하는게 아닐까 싶다.
사광이풀 꽃이 마치 연지를 찍어놓은듯 이쁘다.
요즘 고마리 꽃도 피어나던데 사광이풀의 꽃과 매우 비슷하다.
사광이풀 꽃이 지고 나면 동글동글 열매가 열리고 그 열매가 이으며 점점 짙은 청보라빛으로 변하는 모습도
꽤 흥미로운 모습이다. 사광이풀은 며느리배꼽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임도길에서 숲으로 들어가는 작은 길
이길에 다 다르면 친구들이 흰눈 함박 쓰고 웃던 모습이 늘 떠오른다.
바로 저 입구에서 사진을 찍었던 추억.
추억이란 무시로 튀어나와 그리움을 남긴다.
올해도 그렇게 추억쌓기를 하겠지?
숲으로 난 임도길은 이 길을 돌아서면 끝이다.
그리고 보고 싶었던 바람의 언덕이 나타나겠지,,,
오늘 이곳을 찾은 큰 이유중 하나가 바로 바람의 언덕 때문이다.
그곳에 서면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온전히 바라 보이는 풍경만 바라보는 그리고 귓전에 들리는 바람소리
때론 양 볼을 사정없이 할퀴는 매서운 눈 바람일때도 있었고 땀과 열기를 식혀주는 하늬 바람일때도 있었다.
무엇이 그리도 바쁘던지,,,
포스팅을 쓰다가 중지하고 벌써 꽤 여러날이 흘렀다.
이제사 여유가 생겨 포스팅을 마무리 하는데 사진을 보니 그날의 그 바람과 풍경과 햇살이 느껴진다.
마치 오랜 옛적의 일 인듯 느껴지는것은 또 그리움이 쌓여 그렇겠지 싶다.
바람의 언덕엔 쑥부쟁이를 비롯해 산부추꽃 잔대꽃이 보였다.
예전 올라왔을때 보였던 용담을 찾아봤는데 보이지 않는다.
그 짙은 청보라빛의 꽃이 보고 싶었었는데,,,
그래도 이제 피어나기 시작하는 구절초도 보고 마음이 부자가 된듯 풍족해졌다.
패러글라이딩을 체험하러 온 젊은이들로 잠시 소란스럽다.
한켠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니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였지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자 강사들과 함께 뛰어 하늘로 날아 오르는 모습들,,,
처음엔 날카로운 비명 그리고 곧 환희에 찬 환호성들이 적막한 산 정상에 나부낀다.
양평 유명산의 패러글라이딩 장소의 이 멋진 소나무
벌판에 유일하게 몇그루 자라는 소나무 아래 고운 코스모스가 피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뛰어 하늘로 날아 오르는 젊은 그대들의 모습을 몇컷 담았다.
꽤 무서울것 같이 여겨졌었으나 곁에서 바라보니 한결 그 두려움이 줄어든다.
그러나.... 아마도 보는이의 관점에서 그렇겠지? 내가 한다면 또 다른 마음이 들지 않을까?
당연한 이야기지만 멋진 젊은이들을 바라보는 그것만으로도 나역시 그들과 함께 인듯 동화되는 느낌이었다.
마치 가을이 내게 소담스런 꽃 한다발을 선물하는듯 느껴졌다.
저 산아래 있을때와 또 다른 이 가벼운 자유로움
마음이 가을 바람과 함께 산 구비구비를 돌아 떠오르는것 같았다.
하얀빛깔의 연분홍 빛깔의 구절초꽃이 소담히 피어있는 이곳에서 유명산 정상은 코앞이다.
희안케 유명산 정상 부근에는 유독 구절초 꽃이 많이 핀다.
해마다 가을이면 이곳이 그리워지고 찾는 이유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유명산 정상에 가니 오늘은 어쩐일인지 아이스크림 아저씨가 나와 게셨다.
완전 땡땡 얼은 팥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 물고 다시 내려오는길 오를때 못봤던 투구꽃이 숲 사이로 보인다.
가을볕에 색이 넘 고와서 또 그모습을 담아보고,,,
수리취 꽃도 피어있다.
지난번 덕유산에서 하도 많이 보아서 익숙한 모습이었지만 언제 보아도 참 특이한 꽃의 생김이다.
바람과 함께 바람의 언덕을 내려와 대부산 맞은편 언덕으로 올랐다.
분취꽃이 드문 피어있었다.
이곳으로 가면 황량한 들판에 그 너와집이 보일테지,,,
오늘은 그곳에서 늦은 점심을 먹으려 하였다.
점심을 먹고,,,
잠깐의 쉼을 하고 나서 시끄러운 소리에 또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번엔 산악오토바이를 타고 꽤 많은 사람들이 올라왔다.
영화 촬영지라는 설명을 하는 가이드의 말에 인증샷을 남기는 사람들,,,
이제 하산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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