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풍경

10월30일 천진암 앵자봉을 오르며

by 동숙 2015. 10. 30.
728x90

 

 

 

천진암 성지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예전에 다녀올때 하산길을 그쪽으로 잡았던 기억이 나서 오늘 산행은 

반대로 할까 생각하고 들머리를 그쪽으로 생각했었으나 입구에서 저지를,,,ㅋ

 

이곳은 성지이기에 배낭을 매고는 입장을 할수없다고 한다.

성지에 온게 아니고 등산로를 따라 등산을 할거라 설명해도 안된다고 한다.

날머리를 이쪽으로 하는것은 어쩔수없으나 들머리는 안된다는 말에 결국 청소년수련원쪽으로 오르기로 했다.

 

 

 

 

성지 뒷편으로 보이는 산이 앵자봉이다.

이쪽 광주에선 아마도 제일 높은 봉우리가 될듯한데,,,

성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다시 밖으로 나와 청소년 수련원쪽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이쪽으로 오르는 길은 확신할수 없었다.

내 기억엔 꽤 가파른 산 등성이를 타고 제일 높은 등성이까지 오르는 길이 엄청 힘들었다는 기억뿐

수련원 정문을 비껴 비포장 오르막으로 오르기 시작하는데 곱게 떨어지는 은행잎이 환상적이었다.

마치 노란 은행잎 비가 내리는 듯~~

 

 

 

 

 

이렇게 수련원 오르는 포장길과 나란히 비포장길이 있다.

오늘 다녀와서 이 비포장길을 잘 기억해야지 싶은데 관음리 초입부터 관산을 타고

좀 길게 걸으면 소리봉을 지나 이길로 내려오게 되는것 같다.

곧~~~ 이 길을 내려오는길로 이용하길 기대해봄서~~

 

 

 

 

비포장길을 벗어나서부턴 알바를 꽤 한듯,,,ㅋ

수련원 내부가 이렇게 넓고 잘 정비되었는지 몰랐었다.

내가 이곳에 들어왔던때가 꽤 오래전이니,,, 아마도 십년도 더 전이 아니었을까 싶다.

길을 모르니 방향으로 잡아 걸음을 옮기다가 어제밤 비에 떨어졌는지 실한 모과를 한아름 주워 배낭에 채웠다.

내내 지고 다니느라 어깨 빠지는줄 알았다는,,,ㅋㅋ

그래도 잘 저며 설탕과 재워놓았다가 겨울동안 따뜻하고 향 그윽한 모과차를 마실 생각을 하니

벌써 웃음이 배실 새어나온다~ㅎ

 

 

 

 

이곳부터 본격적으로 고생길~~

박석고개라는 이정표를 분명 보았는데 바로 길이 없어졌다.

결국은 길도 아닌 비탈을 기다시피 올라가 등성이와 만나느라 땀좀 흘렸다는,,,

 

 

 

 

 

겨우 등성이를 찾았다.

그러나 본 등성이를 만나기까지는 꽤 오랜 오르막을 걸었다는,,,

나중 생각해보니 이때의 오르막이 엄청 쉬운 길이었다는것을 깨닫게 되었다.

인생이라는것도 어쩌면 그런것이 아닐까?

지금 너무 지치고 힘든 순간들이 훗날 생각해보면 괜찮은 과정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정상 부근은 가을이 아니었다.

마치 겨울처럼 휑한 나무둥치들이 쓸쓸한 감이 없지 않았으나

좋았던것은 공기와 바람이었다.

가슴이 툭 터질것 같은 마치 사이다 처럼 톡 쏘는 시원함

그저 행복했다.

 

 

 

 

 

가도 가도 끝이 없을것 같은 느낌,,,ㅋㅋ

그랬다 자꾸 빠지는 발밑의 불안전함

숨이 헉헉 막히는 고통

쥐가 다 나려고 하는 종아리의 아픔

그러나 빤히 보이는 정상을 보며 조금만 참아보자

곧 지금의 이 고통을 충분히 보상하고 남을 환희가 찾아오리라

그렇게 내게 말을 걸며 걷던 걸음이었다.

 

 

 

 

 

 

앞서 간 친구의 발걸음에 뒤집힌 낙엽속에 얼음이 있다.

얼음이 얼었으니 이제 겨울이구나,,,ㅎ

 

 

 

 

 

 

본 등성이 길을 만났을때의 기쁨~

어짜피 또 오르는 길인데도 본길을 만났다는 그 안도감만으로도 행복했다.

아직 중턱도 못 오른 햇살이 환하게 비추던 산등성이를 걸으며 이쪽 저쪽 양편을 살펴보느라

발밑을 주의하지 않아서 비틀도 꽤 여러번,,,

 

 

 

 

나뭇가지 틈새로 천진암 성지가 보인다.

저기 멀리 내가 사는 동네 퇴촌의 모습도 어렴풋 보인다.

트랭클의 고도상 오늘 최고의 고도는 700이어으니 아마도 600은 충분히 넘으리라

이 높은곳에 서서 내려다 보는 세상은 마치 다 내것같았다.

 

 

 

 

 

살짝 당겨 담아보니 퇴촌의 모습이 좀더 확실하게 보인다.

그 너머로 팔당호도 조금 모습을 보여주고,,,

 

 

 

 

천진암 성지의 모습과 퇴촌 그리고 그 뒤로 검단산과 예봉산이,,,

 

 

 

 

 

하늘이 파랗다.

잎새를 다 떨군 밤나무 잔가지가 저렇게 희다는것을 미처 몰랐었다.

마치 하얀 서리를 맞은듯,,,

상고대를 보는듯,,,

모처럼 아주 맑은 파란 하늘을 보니 이또한 기쁨이었다.

 

 

 

 

 

이쯤에서 다리를 쉬어가기로 했다.

따순 커피도 한잔 마시고

하늘도 바라보고 다리도 쭈욱 펴고 앉아 주변을 보니 나무에 목걸이가 하나 걸려있었다.

일어나 다가가보니 소나무에 대한 설명~ㅋ

올라오다가 이런 나무목걸이를 꽤 봤는데 숭실대학교 학교림이란 이름표 였는데

이것은 광주시에서 매달은 목걸이였다.

 

 

 

 

 

 

참 재미도 없는 친구~ㅋ

자리에서 일어나니 어느새 저만치 앞서 걷는다.

덕분에 내 카메라에 담겼다는,,,

한 열흘 엄청 바쁘다 하더니 겨우 틈내 오늘 내 산행에 동참해줬다.

 

 

 

 

 

길 좌우로 나무의 풍경이 다르다.

아마도 산 등성이라서 그렇겠지?

남쪽의 따순 양지쪽엔 아직도 고운 늦단풍이 남아있었고

반대쪽엔 마치 겨울처럼 을씨년 스러웠다.

 

 

 

 

 

 

햇살에 더욱 붉은 단풍도 담아보고

아마도 잎 떨군 나무들 사이에 있어서 더 눈에 띄지 않았나 싶다.

 

 

 

 

 

이쪽은 곤지암쪽의 방향이다.

열미리쯤 될까?

 

 

 

 

곤지암의 이스트밸리 골프장이 눈에 확 들어온다.

바로 앵자봉 뒷편에 있었다는것을 오늘에서야 알았다.

꽤 고급 골프장으로 알려져 있다는데,,,

저렇게 멋진 장소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은 요즘 유행하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들?~~ㅋ

 

 

 

 

 

저 산너머 너른땅이 이천이다.

도로를 타고 가려면 빙빙 꽤 돌아가야 하는데 이렇게 산 하나를 넘으니 바로 밑이구나~ㅎ

오늘 또 알아낸 사실 하나,,,

양자산의 줄기가 봄에 내가 발견해서 흐믓해 하던 세월리 그 계곡을 품고 있는 산과 같은 자락이었다.

관음리로 올라 관산 수리봉을 지나는 길도 가보고 싶고

성덕리 양자산도 함 가고 싶고,,, 이곳엔 보고픈 언니가 산다.

그러고 보니 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는데 어느날 문득 찾아가 커피라도 한잔 나눠봐야지,,,

 

 

 

 

 

 

 

 

 

앵자봉 정상엔 웬 표지판이 그리도 많이 서 있던지,,,ㅋ

내가 예전 올라와 점심을 맛나게 먹던 그곳이 정상이 아니었구나 하는것도 오늘 알게된 사실

앵자봉 정상을 지나 조금 더 가면 헬기장이 보인다.

 

오래전 그때 산밑 손두부집에서 손두부까지 사와 헬기장에서 김치넣고 보글보글 지져

달달한 막걸리와 한잔 나눴던 그분들은 지금도 퇴촌에 살고 있을까?

 

그때는 산에 자주 다니던 때가 아니어서 그저 힘들어 죽을것만 같았던 기억만 남아있을뿐

풍경이 기억속에 하나도 없었다.

봄이었던지 가을이었던지 계절의 기억도 없다.

 

다만 산 비탈을 끝없이 올라와 비몽사몽간에 후닥 만들어 내었던 점심을 먹고 하산했던 기억

하산길은 꽤 오래 걸었지만 비탈도 아니었고 산굽이를 휘휘 돌아 편안하게 내려갔던 기억

 

 

 

 

 

 

 

 

하얀 철탑뒤 세모로 삐죽 솟은 산이 어제 다녀왔던 해협산이다.

그 뒤로 어쩌면 운길산이 아닐까 싶은 양평쪽의 산들이 주욱~

 

헬기장을 만나 사발면으로 점심을 먹었다.

손이 발이 시린 정상에서 뜨거운 국물인 최고의 성찬인듯,,,

다음주 양구 두타연 트레킹땐 꼭 챙겨가야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오르는 내내 웅~~ 하는 소리를 들었었다.

나는 그것이 바람소리인줄 알았는데 앵자봉 위 하늘길이 바로 비행기가 다니는 하늘길 이었나보다.

비행운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비행기가 지나는줄도 몰랐을듯

비행기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하얀 비행운을 남겼다.

가만 바라보니 멀리 앞쪽에도 흐릿하게 비행운이 보이더라는,,,

 

 

 

 

 

 

 

쉼을 하고 일어나 하산을 하는데,,,

또 길을 잘못 들었다.

분명 이정표에는 등산로라 되어 있어서 내려가는데 비탈도 이런 비탈이 없다.

낙엽까지 수북해 미끄럽고 무릎에 얼마나 힘을 주고 내려왔던지 나중엔 후들거리기 까지 했다.

 

 

 

 

한시간 여를 내려오는 동안 카메라 잡는것은 꿈도 못꿨다.

온 신경을 발밑에 두고 사고없이 내려오느라 등짝에 식은땀이 다 흘렀다.

친구는 앞서 내려가며 수북한 낙엽을 이쪽저쪽으로 몰아 길을 터 주었고

그러다 두어번 엉덩방아도 찧었다.

미안하고 고마워 못본척 하려는데 봤어? 함서 웃는 모습에 나까지 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내려오니 숨겨진 비경같은 계곡이 나왔다.

알고보니 이곳은 제대로 된 등산로가 아니었다.

천진암 성지측에서 저 밑에 철조망으로 길을 막아놓았고

이 계곡의 물은 성지에서 식수로 쓴다고 출입금지 표지판까지 붙여놓았던것을

위쪽에서 어찌 알까나,,,

 

정상에 올라가 등산로라는 표지판을 폐기해야 옳을듯 싶다.

 

 

 

 

 

 

인적이 드물어서 그런가 내 팔뚝만한 다래넝쿨이 마치 밀림처럼 펼쳐져있다.

계곡답게 습하기도 했고 양편에서 바람을 막아줘 그런지 고요하기가,,,

운좋게 야생 느타리버섯도 한웅큼 따고

 

 

 

 

 

 

돌아갈길이 없는지라 철조망 울타리를 넘어 성지쪽으로 들어왔다.

관리되고 있다는 느낌이 확연 들었다.

 

정상과 달리 이곳엔 아직 단풍이 들지 않은 단풍나무도 보이고

숲 깊은곳이라 해가 거의 들지 않을듯 보였다.

 

 

 

 

푸른 단풍잎도 보였고

이제 막 물들기 시작하는 단풍나무잎도 보이고

잎새가 아주 작은것을 보니 아마도 그 유명한 애기단풍이 아닐까 싶다.

 

 

 

 

한시가 넘었는데

숲이 얼마나 꽁꽁 숨어있는지 이제사 아침햇살처럼 햇빛이 들어온다.

 

 

 

 

 

겨울을 만나고 가을은 만나는듯,,,

참 명당지가 아닐까 싶다.

 

앵자봉을 선두로 산이 포근히 감싸고 있는 이 곳.

 

 

 

 

 

 

식수로 사용한다고 표지판이 서 있는계곡물에 곱게 낙엽이 떠 있었다.

 

 

 

 

백년을 두고 지을거라는 천진암 성지의 성당터,,,

그 뒷편에 앵자봉이 우뚝 서 있다.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월3일 화요일 안개 가득하던 뒷산  (0) 2015.11.03
11월1일 월요일 뒷산풍경  (0) 2015.11.03
늦가을 천진암 오르며,,,  (0) 2015.10.30
10월29일 해협산을 오르며,,,  (0) 2015.10.29
10월24일 뒷산의아침 (핸폰)  (0) 2015.10.2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