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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23.8.5 오대산 비로봉

by 동숙 2023.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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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유난히 더운 여름이다.
사월부터 새로운곳으로 출근을 하다보니 주중의 가벼운 산행을 하지 못해서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것을 부쩍 느끼는 요즘이다.

작년인가 겨울 오대산에 오르려다 컨디션 난조로 적멸보궁을 지나 산막있는 근처에서 돌아왔던 기억에 언제고 다시 올라야지 마음먹은 비로봉을 이 더운 여름날 게다가 체력이 떨어진 요즘 선택했던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짐작은 했을까?

아무튼 시작은 했다.
이른시간 상원사 오르는 길은 한적해서 깊은 숲과 맑은 계곡을 보니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내내 비오다 모처럼 맑은 하늘빛이 어찌나 이쁜지,,,


주차를 하고 오르는 길
다람쥐들이 유난하게 많은 오대산이다.
사람을 전혀 두려워 하지않는 아니 오히려 인기척이 느껴지면 쪼르르 모여들 정도였다.

야생의 금꿩의 다리는 처음 만나는게 아닐까 싶다.
식물원이나 예전 울 아버지가 뜨락에 키우시던것을 봤는데 꽃보러 그렇게 많이 다녔어도 저애는 만나지 못했다.


중대 사자암의 바로 밑까지는 차량이 올라온다.
절집에 필요한 용품을 요즘은 저렇게 옮긴다. 치악산 상원사는 산객들에게 부탁해 짐을 옮기는데 점점 편리한 방법들이 생겨나네 싶다.

이곳부터는 계단이다.
쉬엄 오르다 보면 사자암.
힘들면 길가의 여름꽃에 눈을 주며 그렇게 올랐다.
고산이라 그런지 아직은 덥지 않았다.
가끔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타 못해 서늘할 정도였다.


사자암에 도착해 잠시 둘러보고 부처님께 인사도 했다.
친구에게 부탁해 사진도 한장 찍고
고운 처마밑의 풍경과 파란 하늘도 바라보며,,,


다시 적멸보궁을 향해 계단을 올랐다.
앞서 아빠와 걷는 꼬맹이가 참 기특하고 대견하다.
나는 이때부터 숨이 차고 다리도 아프기 시작했는데,,,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진 적멸보궁 에서 잠시 기원을 하고 본격적 산행이 시작되었다.

지난번 이곳까지 왔다 돌아갔으니 이번엔 정상까지 가봐야지 했는데,,,



엄청 힘들다.
개시호며 모시대 나리꽃등등 고운 야생화에 눈을 주고 하늘도 바라보며 쉬엄 걷는데도 다리가 맘같이 가볍지 않다.
포기할까 하는 마음도 들고 짜증도 나고 편치 못한 마음으로 한걸음 한걸음 옮기는데 기어이 종아리에 쥐가 나기 시작했다.
배낭을 뒤적여보니 아스피린은 떨어지고 할수없이 진통제라도 하나 까먹는다.
쥐날때의 상비약 아스피린을 미리 준비해놓지 못한 게으른 미련함을 자책하며 다시 오른다.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지 싶다.
아래에서 안보이던 이쁘니들이 지천이다.
늘 그렇듯 정상 밑이 제일 힘들다.
기어이 반대쪽 종아리에도 쥐가 나고 끔찍하게 아파 계단에서 풀어주고 다시 오르는데 이번엔 허벅지에,,,ㅜㅜ
작년만 하더라도 이렇지 않았는데 몇개월 산행을 하지 못하니 금방 이렇게 변한다.
이젠 산행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서글퍼졌다.



어렵게 정상 비로봉을 올라서니 그 풍경에 감탄이 나온다.
하늘빛과 펼쳐진 산군들을 바라보며 그리워서 어쩌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을 쉬었다.
아래쪽 무룡산에 올랐다는 재환이와 통화도 하고 친구들에게 이 멋진 풍경을 카톡으로 전달하며,,,

다시 내려가야 하는길이 겁이 난다.
옆으로 비스듬 걸으며 내려가는 길은 오름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이놈의 무릎,,,ㅜㅜ



내려오다 점심으로 준비한 김밥을 먹는데 다람쥐며 까마귀며  한입만 달라고 다가오니 난감했다.

결국 까마귀에게 세개 나눔을 했다는~ㅋㅋ


무사히 내려오며 친구에게 미안하지만 이젠 산행에서 빠져야겠다 이야길 했다.
그냥 둘레길이나 걸어야지 이상태로 강행 하다가 아주 못가는 지경이 되면 어쩌냐 했더니 그러잔다.

둘레길 걷는것도 충분히 자연과 함께이니 괜찬은데 정상에서의 그 장쾌한 풍경과 그곳에서만 자라는 이쁘니들을 못만난다 생각하니 서글프다.

집에 돌아와 이틀후부터 극심한 통증에 결국 여름휴가를 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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