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남한산성을 가려고 나섰는데 입구 약수산 근처에서 차를 멈췄다.
오늘은 이쪽으로 올라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본성이 아닌 외성 한봉과 벌봉 쪽으로 걸으며 요즘은 무슨 꽃이 피어나고 있을까~
여름으로 가까이 갈수록 꽃은 점점 적어지고 초록은 짙어진다.
오늘 강풍예보가 내려졌다는데 약 6km 정도를 호젓한 산길을 걸으며 맘껏 바람과 데이트를 했다.
꽃을 담을때 흔들림으로 어렵기는 했으나 등에 촉촉 배어들었던 땀을 단박에 식혀주는 바람이었다.
핸드폰과 카메라로 번갈아 담으며 다녀왔던 남한산성의 동쪽 줄기
바람이 꽤 거세게 불어서 풍경과 꽃을 담기가 쉽지 않았으나 그러면 어떠랴
내 눈에 마음에 그 모습들은 깊이 간직되었으니,,,
오르며 올 첫 뱀을 만났다.
초입 나무계단에 있다가 제가 더 놀라 빠르게 풀숲으로 사라지던 녀석은 독사는 아닌 누런 뱀이었다.
나는 제게 해가 될 사람은 아닌데 그래도 사람들 다니는 길가에 있음 안되느니라 하면서 스틱으로 바닥을
톡톡 두드리니 순순히 아니 서둘러 숨더라. 독이 있는 뱀들을 산에서 만나면 그 녀석들은 무기가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지 피하지도 않고 드물게 고개를 쳐들고 공격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올해도 무사히 그 애들과 마주치지 않고 다니길 속마음으로 기원했다는,,,ㅋ
이제 한동안 남한산성을 찾지는 않을 듯싶다.
꽃이 적은 계절이 시작되었으니 아마도 여름꽃이 피어날 무더운 날이 되어야나 다시 찾지 않을까?
저녁에 돌아와 발바닥이 불이 나더니 자고 나선 멀쩡했다.
어제 그렇게도 괴롭히던 쑤심과 저림도 한결 덜하고,,,
난 아마도 이렇게 돌아다녀야 하는 체질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헛웃음이 나왔던 조금은 힘들었으나 즐거운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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