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빛이 고왔다.
하얀 뭉게구름 몽실 피어나고 바람도 산들하니 좋았다.
내가 집을 나서는 그 시간엔,,,ㅋ
딸아이와 데이트 나선 북한강길은 한산했고 남이섬 선착장에서 섬으로 건네줄 배를 기다리며 설레었다.
맑은 햇빛과 파란하늘 그리고 구름을 만끽하러 떠난 금요일,,,
얼마전 방영한 티비 예능프로
아빠를 부탁해 던가?
암튼 거기서 강석우 부녀가 타고 신나게 소리치던 집라인~ㅋ
타고 싶었는데 울 딸은 죽어도 못탄다고 한다.
그 뒤쪽엔 정말 오금이 저릴 번지점프를 하는 누군가의 악쓰는 소리도 들려오는데~~
섬 가까이 다가가자 둘레길에 자전거를 탄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여유있게 오면 저것도 꽤 괜찮은 즐김일텐데~
내가 남이섬에 마지막 들렸던게 언제쯤일까?
기억도 나지 않은다 이십년도 훨씬 전에 두어번 들렸던 기억이 가물가물,,,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보면 인공적이지 않는 섬이었다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각종 전시물과 사람들로 인해 한적한 자연을 느끼기엔 부족한 섬 초입이었다.
지금도 내 머리속에 남아있는 강렬한 기억은 햇빛이다.
나뭇잎 사이로 부서지듯 쏟아져 내리던 햇빛~
아~~~!
이모습이었구나?
가끔 티비에서 나오는 남이섬의 하얀풍선
마치 등불처럼 하얀 풍선이 나무들 사이로 매여있었다.
그때도 이렇게 울창했을까?
커다랗게 쭉쭉 뻣어 자란 나무들,,,
숲 향기가 매캐한 흙먼지 속에서도 흐른다.
많은 방문객들~~
아마도 어떤 아가의 발꿈치를 벗아난 신발이겠지?
누군가 통나무위에 고이 올려놓았다.
부디 저 아가신이 주인에게 돌아가길,,,^^
가을이구나 느낄때가 많았는데,,,
말끔하게 손질된 잔디와 나무들 그 사이로 내리는 빛의 잔치
점점 색깔옷을 입는 나뭇잎들을 보니 가을이 다가오고 있구나 새삼 느꼈다.
가만 앉아만 있어도 좋아라~
나무냄새를 가득 들이켜며 바람소리를 들어도 좋아라~
후둑 떨어지는 밤송이를 쫒아 이리저리 폴짝이는 청솔모와 다람쥐들이 신났다.
마음이 순해지지 않는가?
어떤 명화보다도 더 큰 감동을 준다.
딸아이와 마주 잡은 손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이런 그림전시를 비롯해 꾸준히 전시를 하는것 같다.
음악회도 종종 열린다는 안내문.
딸아이의 띠 그림을 찾아 사진한장 찍어주고~~~^^
아직도 피어나는 붉은 인동꽃이 고와서 한장~
길섶을 장식하는 붉고 노란 마리골드도 탐스러워 또 한장~
우리동네 연꽃은 꽃을 지우고 연밥조차 갈빛으로 물들었는데
이고엔 아직도 여름처럼 싱싱한 연꽃이 피고 있었다.
이곳이 그 유명한 겨울연가 촬영지라 했던가?
그러고 보니 아까 우리가 타고 건너온 배안에서 들려왔던 목소리는 생경한 목소리들이 많았다.
그러고 보니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장소였구나 싶어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렇지만 오래되기도 했겠지만 너무 낡은 전시물들을 보면 좀 부끄러운 느낌이랄까?
기왕 타국에서 많이 찾는 관광지라면 늘 잘 꾸며놓았음 좋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먼지 뽀얗고 낙서를 비롯 찢어지고 깨지고,,,
오늘 이곳에 와서 제일 감동받은것이 무엇이었나?
돌이켜 생각해보니 나무와 햇빛이었다.
그리고 딸아이와 함께한 추억.
강가에선 오리배를 비롯해 노젓는 배 그리고 모터보트등 물놀이를 즐길 준비가 완벽히 되어있었다.
보트에 대한 두려움은 지난 초여름 친구가 한강에서 태워준 보트에서 완전 해방되었기에
그때의 그 시원하고 통쾌했던 느낌을 딸아이와 함께 나누고 싶어져 타보자 했더니
완전 질겁을 한다~ㅋㅋㅋ
이계절 풀숲이 있다면 흔하게 마주히는 주황빛 유홍초가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반가워 눈길한번 주고 살짝 속삭이기도 하고,,,
섬 중앙의 길을 벗어나 둘레길로 걸었다.
확실히 강바람이 시원했다.
아침 출발하며 김밥 두줄 사서 차안에서 먹었던게 다였기에 출출하기도 하고 살짝 덥기도 하고
목도 마르고 뭔가 먹거리를 찾아볼까 다시 섬 안쪽으로 들어와 마주한 장소
무슨 호텔이란다~ㅎ
들어가 혹 빙수종류도 파는가 물었더니 식사만 준비한다고 하네
빙수 파는곳을 묻고 돌아나오는데 이쪽은 길의 이름이 인사동길이라 한다.
인사동길은 서울에만 있는게 아니었네~ㅎ
완전 겁이 없다~
얼마나 사람들과 익숙한지 카메라를 가져다 대고 있어도 힐끗 바라보고 제할일에 열중한다.
다람쥐와 청솔모는 이곳 남이섬의 귀여운 식구였다.
요즘 어디서나 흔하게 만나는 아이
벌개미취꽃이 참 이쁘다~ㅎ
예쁜 우산에 곱게 색을 입혀 처마끝에 장식했다.
공방이었다.
들어가 딸아이의 다가올 생일선물로 이쁜 팔찌를 하나 사주고
친환경 손수건도 하나 샀다.
옛날 팥빙수를 하나 시켜 둘이 나눠먹고 다시 숲으로,,,
한들 한들 걸었는데도 운동화가 아닌 샌들을 신었더니 발바닥이 아프다.
잠깐 벤치에 앉아 쉼을 하는데 청솔모들 바쁘게 뛰어다닌다.
제 몸통의 반만한 밤송이를 물고 뛰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고
그런데 그 아이들이 아무래도 식량비축을 땅속에 하는게 아닐까 싶다.
숲 가장자리에 가서 땅을 파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삼봉길이라 했던가?
이곳엔 온전한 숲이 펼쳐져 있었다.
다시 반대편 섬 가장자리를 따라 걸으며,,,
꽃사과 열매가 햇빛에 노랗게 익어간다.
한포기를 따서 손에 들고 혹 청솔모나 다람쥐를 만나면 줘볼까 했다.
그런데 그애들은 이런 꽃사과는 별로인가보다.
쪼르르 다가와 킁킁 냄새를 맡더니 뒤도 안돌아본다.
저마다 이름표를 매단 자작나무들,,,
가끔 공원에서 보면 이렇게 이름표를 매단 나무를 볼수있다.
이것 꽤 괜찮은 식수방법이 아닐까 싶다.
내 아이와 함께 크는 나무라니~~
멋지지 않은가?
친구와 연인과 혹은 가족과
한들한들 걷는 여유는 가을에 더 멋지지 않는가?
가끔 불쑥 아주 오래전 설레며 데이트 했던 그때가 떠오르기도 했다.
어느새 이렇게 나이먹어 그때를 추억하는 내가 신기하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고,,,ㅎ
어쨌든 가을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올 가을엔 단풍처럼 알록달록 고운 일이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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