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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마치 가을을 만난듯~~

by 동숙 2015.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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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곳 퇴촌은 태풍의 영향을 받았던것인지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휴일인 딸아이와 숯가마 데이트를 하고 돌아와 일기예보를 살펴보니 오늘도 역시 비가 오신다고 한다.

날이 좋았다면 화순이와 가벼운 산행을 할까 했었는데 결국 다음으로 미루고 잠을 잤다.

 

아침 눈을 뜨며 버티컬을 걷어보니 하늘에 구름이 가득이긴 하지만 그 사이로 파란 하늘도 보였다.

바람이 좀 불기는 했지만 어쩌면 그것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며 뒷산으로 올랐다.

 

여느때와 반대의 코스로 오른 뒷산.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열시경 출발을 했는데 그사이 하늘이 이렇게 곱다.

바람까지 시원한게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제법 여물어 가는 논의 벼이삭과 오래묵은 소나무 그리고 파란 하늘이 참 그림같다.

 

 

 

 

우리동네 딱 하나있는 물류센터의 담장에 나팔꽃이 햇살에 너무 아름다웠다.

해마다 이곳에서 자라는 아이들,,,

올해는 주홍빛 유홍초까지 더해서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가을이라 알리는듯,,,

큼직한 해바라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아직 씨앗이 여물지는 않았지만 파랑과 노랑 그리고 초록의 색감이 어쩐지 들뜨게 만들어주는듯,,,

 

 

 

 

쑥부쟁이 역시 피어나고 있었다.

희안하게 우리동네는 개미취가 자라지 않는다.

가을이면 산국과 쑥부쟁이가 지천으로 피는 동네인데 개미취는 왜 없는지,,,ㅋ

 

 

 

 

호랑나비 노니는 갈퀴나물

 

 

 

 

늘 그자리에서 피어나는 쥐손이풀

 

 

 

 

 

가을을 알려주는 황화코스모스

 

 

 

 

 

요녀석 이름을 분명 알고 있었는데 도대체 생각이 나질 않는다.

점점 내 머리속에 지우개의 성능이 좋아지는듯,,,

 

 

 

 

삼십여분 걸어 큰 응달골로 뒷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이곳은 순흥안씨 종중의 땅으로 무덤이 많아서 내게 계절마다 많은 이쁜이들을 만나게 해주는 장소이다.

막 중턱쯤 올라 산아래를 바라보니 하늘에 시커먼 구름들이 들어차기 시작했다.

 

 

 

 

 

역시나 햇빛을 좋아하는 무릇꽃이 곱게 피어있다.

올해는 예년보다 그 개체수가 조금 줄은듯 보인다.

산자락 가득하던 아이들이 띄엄 보이는게 서글프다.

 

 

 

 

 

꽃층층이역시 개체수가 줄었다.

작년 이곳에선 엄청나게 많은 아이들이 피고 있었는데,,,

그래선지 다행히 벌은 그닥 많이 보이지 않아서 마음놓을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작년 이곳에서 두마리의 뱀을 보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막 허물을 벗어놓고 부리나케 숲으로 사라지던 녀석을 보고 살짝 놀랐던,,,

 

 

 

 

늘 쉬는 장소

이른봄이면 두릅나무가 제법 있어서 자주 찾아오는 장소이다.

잠시 앉아서 숨을 고르고 하늘을 바라보니 어느새 먹구름은 사라지고 저렇게 이쁜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솜사탕처럼 피어났다 뭉쳐지고 또 흩어지는 구름

막대하나 하늘에 대고 돌돌 돌리면 하얀 솜사탕 하나쯤은 거뜬히 만들겠다~ㅋ

바람까지 시원해 그냥 앉아만 있어도 더할수없이 좋은 순간이었다.

 

 

 

 

하늘에 홀려 고개들고 앉았더니 뒷목이,,,ㅋ

멀리 눈길을 주니 작은 강아지풀이 바람에 춤을 추듯 흔들린다.

마치 꿈결처럼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들릴듯한 순간이었다.

 

 

 

 

 

산길 오르는 땀도 식었고

하늘도 강아지풀도 보았고 다시 걷기 시작하는데 풀숲에 샛노란빛이 얼핏 보였다.

슬금 다가가 나뭇잎을 젖히고 보니 세상에나 이곳은 노랑망태버섯의 군락지였다.

이렇게 숨어있으니 그동안 한번도 눈에 띄지 않았지~~

 

여름이 깊을 무렵 산길에서 두어번 본 망태버섯은 늘 찌그러진 모습이었다.

완변한 모양의 버섯을 보니 신기해 한참 쪼그리고,,,

 

 

 

 

개망초 흐드러진 비탈을 걸어 정상부근쯤 가서 만났던 용머리

어이쿠 참 대견하게도 쬐꼬만 모습으로 아직 피어있었구나~

 

 

 

 

정상에 올라서 내가 올라왔던 방향으로 한컷 담아보고~

저기 멀리 보이는 높은 봉우리는 아마도 관산쯤 되겠지 싶다.

어제 태풍 고니의 영향때문인지 시야가 맑게 멀리까지 보인다.

속이 시원한 순간~

 

 

 

 

에잉?

이곳에서 보니 관산이 아니라 무갑산이 되겠다~ㅋ

관산은 왼쪽으로 철탑이 보이는,,,

 

 

 

 

싸리버섯이다~

나는 버섯은 구별이 잘 되지 않아서 영지외엔 채취하지 않는다.

이젠 영지도 그닥 흥미가 없어 보고 카메라에 담는정도로 만족한다.

 

 

 

 

겨우 등성이에 올라왔다.

올라오는 동안 땡볕이라 땀이 주르륵 흘렀는데 숲으로 들어오니 거짓말처럼 서늘하다.

게다가 산등성이에서 부는 바람은 뭐?

시원한 바람~~^^

 

 

 

 

엇그제 상배가 다녀왔다는 제천의 산중엔 갈빛으로 잘 여문 도토리를 담았던데

퇴촌엔 아직 야물게 여물지는 않았다.

태풍때문에 바람이 많이 불어 그런지 초록빛 도토리들이 지천으로 떨어져 있었다.

그래선지 멧돼지의 흔적도 꽤 많이 보였다는,,,

 

 

 

 

 

햇볕이 참 찬란하다.

숲에서 바라보는 햇볕은 나 살아있어요 하고 외치고 싶은 충동이 다 생길 정도이다.

 

 

 

 

 

 

숲길을 오르고 내리고

그렇게 걷다보니 산등성이에 내가 늘 쉬는 자리~~

여느땐 이렇게 팔당댐이 선명히 보이지 않는데 오늘은 선명하게 보인다.

예빈산도 금방 뛰어가도 될듯 가깝게 보이고,,,

 

 

 

 

 

아침 빈속으로 오르며 혹 시장할까 싶어 챙겨온 삶은계란 하나를 까먹고~~

요 벤치에 쭈욱 누워 하늘을 바라보았다.

풀벌레 소리와 바람 그리고 숲내음이 너무 평온한 순간이었다.

 

우습게도 가끔 눈물이 나올때도 있다.

슬플때만 우는게 아닌것,,,

 

 

 

 

 

 

 

 

벤치에 누워 바라본 풍경~

 

왜 아웅다웅 사는가?

왜 먼 미래만 위해 사는가?

 

지금 이순간 이렇게 행복한데

마음 편하고 세끼 밥먹으면 된다는말

절대 허투로 들으면 안되는 말이다.

 

내려놓아야만 가볍다.

 

 

 

 

검단산도 한번 담아보고~~

그러고 보니 여름이 깊은 그때 검단산에서 이쪽을 바라보았던 그날도 이렇게 청명한 날이었다.

뜨겁긴 엄청 뜨거웠지만,,,,ㅋ

 

 

 

 

누가 가져다 놓은걸까?

나무에 철봉하나 매달아 놓고 훌라후프 두개를 걸어놓았다.

 

 

 

 

 

 

행복해서~

편안해서~

쉬어도 너무 쉬었다.

 

다시 발걸음 재촉해 하산길에 접어들었다.

 

 

 

 

 

국사봉의 깔딱고개 정상이라고 할까?

반대편으로 올라올때 이곳은 그야말로 숨이 넘어가게 힘들다.

오늘은 반대로 시작했으니 내려가는 길이라 마음까지 수월하니 돌탑한번 담는 여유를~ㅋ

 

 

 

 

 

어라?

짚신나물이 아직도 꽃을 피우고 있다.

응달이라 늦게 꽃이 피는게다.

 

 

 

 

 

바디나물 연삼의 꽃도 이쁘게 피었다.

봄이면 쌈거리로 혹은 약재로 내손을 많이 탔는데도 뒷산엔 바디나물이 제법 많다.

 

 

 

 

 

진분홍 물봉선이 약수터 한쪽에 피어났다.

 

 

 

 

내가 처음 퇴촌에 들어온 그때만해도 이곳 약수터는 많은 사람들이 물을 떠다 먹었었다.

이제는 씻는 용도로 사용하는데 혹시나 싶어 들여다 보니 맑은 물이 가득이었다.

 

 

 

 

 

 

 

내려오는 비탈길을 걷는데 시간이 제법 되게 걸어서 그런지 발가락이 아프다.

게다가 내리막 비탈이라 더 하겠지?

 

숲 한쪽은 벌써 가을빛이 스며든다.

강바람을 맞으며 걷는 느낌은 참 좋다.

 

 

 

 

 

뒷산의 고속도로~ㅋㅋ

서넛이 나란히 걸어도 될 정도로 길이 넓고 잘 정리되어 있다.

 

 

 

 

 

 

그런가 하면 한사람 걸을 정도의 작은길도 있다.

 

 

 

 

늘 내려오는 길을 택하지 않고 이쪽 오솔길을 택한 이유~

바로 이 풍경이 보고 싶어서~

 

이렇게 깨끗하게 멀리 보이는날 강변을 보고 싶었다.

팔당호와 경안천이 만나는 지점

엇그제 다녀온 생태공원이 있는 장소이다.

 

 

 

 

 

 

손바닥 만한 우리동네~ㅎㅎ

그래도 있을것은 다 있다.

 

예전보다 빌라가 많이 들어서서 살짝 혼잡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조용하고 깨끗한 우리동네

혹자들은 개발이 되지 않아서 속상하다고 하는데 나는 지금 이대로 멈춰줬으면 좋겠다.

 

물론 흐르는 세월을 잡아놓을수는 없겠지만 어쩌면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자연 그대로 남겨뒀으면 좋겠다.

 

 

 

 

황금빛 마타리꽃도 피어나고~

 

 

 

 

향긋한 참취나물의 꽃도 이쁘게 피어나고~

 

 

 

 

어느새 숲은 가을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나둘씩 하고 있는게 아닐까?

순리를 거스르는것은 인간만이 하는짓이 아닐까 싶다.

역행하지 말고 순응하며 사는것 그것이 최선임을 잊으면 안되는데 싶다.

 

 

 

 

어머니 딱 두알만 맛본것이예요~~

며느리의 서러움이 담긴 꽃 며느리밥풀꽃도 곱게 피어있다.

 

 

 

 

 

집으로~~

어제 하루종일 비가 내렸는데 개울물은 그대로다.

올해같은 가뭄은 또 처음이다.

 

저 개울에서 울 작은넘은 여름이면 새까맣게 그슬리며 피래미며 강준치등을 잡곤 했었는데

비가 많이 내리고 흙탕물이 가라앉으면 우리 가족들 낚시대 하나씩 들고 나가 파르르 손맛 느끼던

그 순간은 어느새 세월 저편으로 가버렸다.

 

 

 

 

일주일에 두세번씩 올랐을때는 그닥 힘든줄 모르겠더니 오랜만에 오르니 힘들다.

발가락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ㅋㅋ

 

그래도 일주에 두번씩은 오르며 미리 단련을 해놔야 구월 선재길을 여유롭게 둘러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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