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섬에 가고 싶다.
내가 구봉도에 꼭 가고픈 이유는 지금 피어나는 노루귀를 원없이 보고 싶어서 였다.
아침에 눈을 뜨고 버티컬을 걷으며 바라본 하늘은 청명했다.
예보에선 저녁에 비가 오실거라 했는데 요며칠 해뜨는 시간이 당겨져 그런가
베란다로 들어오는 햇살이 눈이 부실 정도였다.
무갑산엘 가볼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래 떠나보자로 마음을 바꾸고
부지런 집정리를 하고 구봉도를 향해서 출발했다.
평일이고 출근시간도 비켜서인지 한시간 삼십분정도의 시간이 걸려 도착했다.
작년 금희와 걷던 코스가 아닌 반대의 코스로 걸어 보기로 했다.
작년에 방문하며 야생화가 피었으리라 생각되던 지점은 섬의 북쪽에 있는 약수터 부근이었다.
반대편에서 시작했기에 남쪽 섬길을 따라 걷다가 바로 약수터로 가는 지름길이 보여 산길로 접어들었다.
이곳은 확실히 우리동네와 다르다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풀들의 올라옴이 조금 앞선 계절을 시작하는것 같았다.
생강나무의 노란꽃이 드문 보여서 반가워 그 모습도 담아보고,,,
이때만 해도 햇살이 참 고왔는데,,,
새싹의 눈이 트인 나뭇가지는 역시나 생명의 움틈이 느껴져 경이로웠고
나즈막한 산길은 걷기에 안성마춤 이었다.
산 등성이가 보이고 그 너머로 바다가 보인다.
그러고 보니 왜 바다냄새를 맡지 못하였을까?
지금 생각해봐도 짠내나는 그 바다내음이 기억에 없다.
확실히 동해와는 다른 느낌.
약수터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해안이 참 이쁘다.
갯벌이 아니라서 그런지 서해의 바다 치고는 꽤 맑은 물빛이 유혹한다.
신발을 벗고 발을 담궈 보고 싶은 충동이,,,ㅋ
노루귀가 보였다.
이곳엔 아쉽게도 청노루귀는 보이지 않았다.
흰색과 분홍 그리고 진분홍의 노루귀가 말 그대로 지천이었다.
이렇게 많은 개체수를 보기는 또 처음이라서 감탄하고 놀라고,,,
원없이 노루귀를 보며 산길을 휘잡고 돌다보니 어느새 눈길이 자꾸 바다쪽으로,,,ㅎ
구봉도는 이시기엔 노루귀의 섬이라 해도 허언이 아닐것 같다.
실컷 보고나서 에메랄드빛 바다에 홀려 가파른 비탈을 내려가 바다와 만나보기로 했다.
숨겨진 해안,,,
이 비탈이 아니면 이곳에 당도할 방법은 없다.
깨끗한 바닷물과 굴껍질 하얀 해안
작은 이 해안이 참 마음에 든다.
물이 들어올때 어디까지 차 오를까?
그다지 많이 차오르지 않는다면 여름날 이곳에서 텐트를 치고 하루 이틀쯤 묵는것도 좋으리라
찾아오기가 좀 고되기는 하겠다만 탁 트인 수평선과 맑은 바닷물 그것만으로도 엄청나게 좋은 쉼이 되겠다.
막힘이 없다.
속까지 시원해지는 풍경
가끔 섬을 찾아가는 배는 보이더라는,,,ㅎ
멀리 시화방조제 방향이 보이는데 오늘은 미세먼지가 꽤 많은 날이라더니 그닥 시야가 훤하지는 않았다.
그러고 보니 좀 전까지 화사하던 햇님도 숨었다.
구름이 있었다는 느낌도 없었는데 어디로 숨었는지 우중충한 날씨가 되었다.
해안가 바위에 걸터 앉아 물 한모금 마시고 바다를 한참 바라보았다.
들고 나는 그 모습이 우리네 사는 모습과 어쩌면 닮지 않았는가?
기쁜일 슬픈일 행운과 불운이 번갈아 찾아와 심심치 않게 살아지는 삶
지금 힘들다면 반듯이 웃을날이 찾아올것이고
지금 웃고 있다면 힘든날을 위해 미리 준비하는것도
이만큼 살아보니 알겠더라는,,,
작은 해안의 끄트머리에 와 보니 이쪽으로도 오르른 길이 희미하게 보인다.
반대편 내려오던 비탈은 밧줄이라도 매여 있어서 좀 수월했는데
이쪽은 그마저 없어 오르는데 좀 고역이더라는,,,
비탈을 오르는데 눈에 띄는 노루귀에 홀려 미끄러지길 몇번~ㅋ
그래도 이 이쁜 아일 어찌 지나칠수 있을까나~
아마도 한 열흘은 더 이애들을 볼수있지 싶다.
아직도 봉우리 맺은 아이들이 많았던것을 보면 한동안은 더~~
겨우 몸을 바로 세울수 있는 지점쯤 올라왔다.
그 작은 해변이 얼마나 황홀했던지 눈이 자꾸 뒤로 가더라는,,,ㅋ
군인 초소랑 마주치던 길~
앞선 저 아줌니는 단체로 오셨던 사진을 담는 사람들
눈이 참 찌푸려 지던 분들이었다.
어찌나 시끄럽고 엉망인 매더들이던지,,,
평일임에도 구봉도엔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나처럼 노루귀를 보러 온 사람들도
또 해솔길을 걷기 위해 온 사람들도
그리고 데이트를 위해 온 젊은이들도
에고,,, 그른디 무슨 정신으로 지금 포스팅을 하는것일까?
액자를 빼먹었다~ㅋㅋ
개미허리로 가는 길목~
물이 들면 작은 섬이 되는 낙조전망대와 이쪽을 연결해주는 다리가 있는 장소로 가는길
할매바위와 할아비바위가 보인다.
섬의 남쪽이다.
개미허리가 드디어 보이고~~
나는 저쪽 건너편은 포기하고 다리에서 밑으로 내려섰다.
시간을 제법 지체해서 돌아갈 길이 혹 퇴근시간과 겹친다면 엄청 고생할듯 싶어
서너시쯤엔 출발하자고 미리 마음먹었다.
이길을 따라 걷다가 끄트머리 할매바위 모퉁이를 돌면 오전 오름을 시작했던 약수터 가는 지름길이다.
길보다는 산밑으로 따라 걸었는데 아랫쪽에선 노루귀가 보이는 자리가 딱 한곳이 있었다.
어느 진사님이 라이트와 온갖 장비를 갖추고 계서서 먼발치로 건너다 보기만 하고 지나쳤다.
하늘은 잔뜩 찌푸렸고 해무인지 스모그인지 시야는 별로 트이지 않았다.
춥지는 않았고 급히 걸으면 살짝 땀이 배이는 정도의 날씨였다.
나는 그저 꽤 많은 노루귀를 만난것과 작은 해안을 본것 그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주차장으로 와서 바지락 칼국수 한그릇으로 늦은 아침겸 점심을 해결하고
돌아오는데 의외로 올때보다 더 빨리 도착했다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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