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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막내 여동생과 오랜만의 이야기

by 동숙 2009.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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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부터 조금 이른 오후까지 딱 요런 하늘이었다.

지난주 넘 바쁘게 힘들게 일을 했는지 아침에 일어났을때

그야말로 실신지경 이었다.

 

신랑은 내 모습을 보더니 아점으로 중국음식을 시켜주고 일하러 나갔다.

그리고 하루종일,,,, 아니다 세탁기 두번 돌려서 빨래 널었으니 하루종일은 아니고

거의 하루 내내 자다 깨다 했었다.

 

저녁 잠시 카페순례를 하고 다육이에 필 꽂혀서 옥션에서 마사토랑 아기 다육이

셋을 주문했다 그리곤 혼자 실실 웃으며 이렇게 설레는 밤을 맞았다.

 

 

아주 오랜만에 막내여동생의 전화를 받았다.

그애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서로 사는게 바쁜지 정말 오랜만의 통화였으나 그래도

역시 피는 물보단 진하다? 란 진리처럼 거의 세시간 가량 수다를 떨었다.

 

딸아이가 막내이모 곤지암 근처에 산다고 했었는데 벌써 이사온지 일년이 가까이

되어간다고 한다 회사도 내가 출퇴근하는 중간쯤에 있다. 

에고,,,, ㅜㅜ

사는게 뭐 이런지 얼마나 살다 간다고 이렇게 소원했는지 내가 언니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참 많이 미안했다.

 

어느땐 동생을 참 별종이다 라고 생각했었다.

나완 참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사는구나,,,, 라고,

그런데 긴 이야길 하다보니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생과 통화중 그동안 정신없이 앞만 보고 내달려온 요 몇년간이 떠오르고

좀 한심한 생각과 뒤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날 잊고 살았나보다.  아니,,,, 세상과 참 많이도 타협하고 살았나보다 그동안.

 

어느덧 나도 중년의 아줌이 되어 두리뭉실 퍼지고,,,, 몸만이 아니고 정신까지,,,ㅋ

날카롭던 내모습은 찾기 어려운것 같아서 속으로 쫌 대견스러우며 서글프기도 했다.

 

 

 

세상과의 타협이라,,,,

 

아닌것은 죽어도 아니라 말하고

소심한 A형의 특징 그대로

누군가의 작은 말 한마디에도 상처받아 끙끙 앓고

싫은사람 절대로 못보고

입밖으로 내뱉은 말은 큰 손해가 될지언정 지켜야하고

그 손해가 맘아파 오랜시간 우울하고,,,,ㅋㅋㅋ

이랬던 난 지금 어디로 갔을까?

 

미운넘 떡하나 더 준다는 맘으로

싫은사람에게도 내가 필요하면 웃으며 대하고

게다가 한수 더 떠서 기분좋은 칭찬까지 해준다.

속상했던 일은 하룻밤 자고나면 어느새 머릿속의 지우개가 밤새

깨끗이 지우고 샐샐 웃으며 하루를 또 시작한다.

 

상처받는 말한마디 들을라치면 속으로 그런다.

내 귀는 뻥 뚤렸다~~~ㅋ

네 입은 쓰고 더러울것이다,,,,라고 킬킬 비웃는다.

 

이렇게 살게 되었다 난.

 

가끔 머리 띵하게 되돌아볼때 있지만 난 이렇게 오늘도 또 하루를 싸워가고 있다.

이기기 위해서,,,,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

 

 

늦은 오후 하늘이 컴컴해지더니 훅 먼지냄새 맡아진다.

하늘에선 병아리 오줌만큼 후두둑 거리더니 금방 또 말개진다.

 

저녁도 하기 싫어 쑤시고 있던 머리에 모자하나 눌러쓰고 잠시 김밥을 사러 다녀왔다.

길은 나들이 떠나는 또는 돌아오는 차로 마치 주차장 같다.

지금부터 겨울까지 이렇겠지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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