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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멀리서 찾아온 친구와 즐거운 하루

by 동숙 2011.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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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은 비록 흐렸지만,,,

라일락 향기가 흐린 하늘때문에 어쩌면 더 짙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바람도 하늘도 나의 살짝 들뜬 하루를 방해할수는 없었다 어젠,,,

 

멀리서 친구가 찾아온단다.

요즘은 무슨 행운인지,,,

어느땐 몇달이고 얼굴도 못보고 가끔 전화통화나 하는데 엇그제 친구어머님의 조문가느라 만나고 또 만나게된 친구 그래도 좋은것은 역시 친구이기 때문이겠지,,,

 

오전 출발했다는데 처음 도로에 접어들땐 사정이 나쁘지 않아 점심무렵 도착예정이라 했었다.

그런데 역시 주말답게 차는 많아지고 친구의 도착시간은 점점 뒤로 늦춰졌다.

 

기다림,,,

그것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인데

이번의 기다림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생태공원으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해서 그 기다림의 시간을 또 다른 행복한 시간으로 메꿔갈수 있었기 때문에,,,

 

흐린 날씨때문에 생각보다 사람이 적었다.  그래도 산책하는 사람들

나물캐는 사람들,,, 사람구경도 좀 한편인 생태공원의 풍경이 꼭 오늘 내 마음처럼 푸르르고 활기차 보였다.   이킬로쯤 되는 한바퀴를 돌며

물오리도 보고 휠체어를 밀고가는 노부부와 만나 눈인사도 나누고,,,

나물캐는 언니륻과 한두마디 대화도 나누며 잠깐 시간을 잊었다.

울려오는 폰소리에 정신차리고 보니 벌써 도착을 했단다 어디쯤 있니~ 하는 친구의 느긋한 충청도 사투리

반가웠다.  "  주차장에서 오른쪽으로 강둑위로 쭈욱 오면 나랑 만나지~ 난 반대편에서 갈께~ "

 

 멀리서 사람좋은 웃음지으며 다가오는 친구,,,, 참 이쁘다.

 

도란도란 이야길 나누며 주차장으로 돌아오는길,,,

꽃분홍 꽃잔디의 꽃이 얼마나 이쁘던지" 거기 서봐~ 한장 찍어줄께~라고 하자 방싯 웃으며 모델이 되어준 친구의 초록빛 셔츠와 분홍꽃이 어쩜 저리도 잘 어울리는지,,,

 

후드득,,,

비가 떨어진다.

친구가 뒷짐진 손엔 장우산 한개가 들려있었다.

혹시라도 비 오시면 씌워주려고 챙겨왔다는 맘 넓은 친구,,,ㅎ

 

주차장 벤치에 앉아 또다른 친구를 기다리는데 연못에 물오리 두마리가 연싯 고개짓이다.

 얼룩이랑 흰둥이랑 사이좋게 친구하며 먹이를 찾느라 머리를 물속으로 쳐박고 인기척이 있어도 별로 놀라는 기색조차 없다.

 

조금 있으면 이 연못엔 화려한 연꽃이 가득피겠지?

 

제법 큰 우렁이 한마리를 물고 나와 쩝쩝이기도 하는 흰오리와는 달리 얼룩인 제 몸치장도 하면서 그러나 둘이 꼭 같은 거리를 유지하며 다닌다.

 

나이 오십 까까이 다가오며 느끼는것중의 하나 친구의 소중함을 저 오리들도 느끼나보다 싶어 흐믓 미소가 절로 나왔다.

 

 

한 친구의 도착과 함께 늦은 점심을 먹으러 퇴촌으로 들어섰다.

 

어디엘 갈까?

배가 많이 고픈 우리들 뭐든 맛있게 먹을수 있을텐데,,,

 

가끔 찾아가는 호박골이란 이름의 음식점으로 들어섰다.

 

오리고기 주물럭을 시켜놓고 맥주랑 소주도 한병씩 시켜놓고 이야기 풀어놓으며 시작한 맛있는 점심식사 어찌 보약이라 말하지 않을수 있을까,,, 좋은 사람과 먹는 음식은 다 보약이 될수있다,,,란 지론을 가지고 있는 난 오늘 보약 엄청나게 먹었다.

 

식사후,,,

둘러본 호박골의 풍경은 예나 다름없었다.

아기자기 꾸며놓은 모습들은 가끔 추억이란 이름으로 내게 다가온다. 

비에 흠뻑 젖어있는 꽃들은 더욱 화사히 제 자태를 뽐내고  우리의 진한 우정은 그 자태에 전혀 뒤쳐지지 않는 모습으로 친구들과 내 마음속에 진하게 새겨지겠지,,,

 

가끔 써있는 글귀들,,,

그것도 호박골으 매력중 하나이리라 

" 하늘 바람 구름이 숨 쉬는곳 "

 

청산별곡의 구절

"  청산은 나를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

   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

이렇게 좋은날 이렇게 좋은 친구들과 함께하는데 어찌 물처럼 바람처럼 살지 않을텐가,,,

아무런 욕심도 성냄도 없이 그저 함께라는게 좋은 그런 하루였다. 

 

 오래된 자동차였다.

난 차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남자들은 유독 차에 대한 로망이 있는지라 이 낡은 차를 보곤 멈춰서 한참 두런두런 이야길 나눈다.

 

오십년은 되었겠다.

수입차 맞지?

등등의 대화를 곁에서 지켜보며 슬그머니 웃음이 나왔다.


꼭 어린아이들 같다.

내 친구들은,,,,

 

그러면서 보고픈 친구들이 이 자리에 함께 하였다면 더 좋았을 친구들이 하나 둘 떠오른다.

기쁨도 슬픔도 함께하며 나름 오랜시간을 함께 해온 그리운 친구들의 이름과 얼굴들이 떠올라 난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살짝 어리버리하다고? ,,,, 흠,,, 전혀 어리버리 아닌데 그저 맘이 순수할뿐  안산에 사는 이쁜 친구의

 모습도 떠오르고 늘 언제나 따뜻한 김포의 친구모습도 떠오르고

깊은 글 한줄로 가끔 날 웃게도 울게도 감동하게도 만드는 시인친구도  현란한 마술솜씨와 온갖 미사여구를 붙여 찬사해주던 친구의 모습도 떠 오르며,,,

 

늘 푸른 나무처럼 항상 변하지 않는 우리였음 좋겠다 란 생각을 해봤다.

 

삶에 치여 지금은 잠시 마음으로만 만나지만 오래도록 함께 할 친구가 있음이 감사한 그런 하루였다.

 

어울리지 않을듯 하면서 잘 어울리는 두 친구의 모습도 담아보았다.

벌써 꽤 오랜 시간이 흘러 이젠 말하지 않아도 서로 맘이 통할 친구들,,,

바램이 있다면 조금더 자신을 관리해서 이 따뜻한 만남을 오래 이어갈수 있으면 좋겠다.

 

아프지말고,,,

지금처럼 늘 함께해줘 얘들아,,,

 

 

호박골 둘러보고 차한잔 마시자 나선 라무르,,,

 

라무르도 오랜만에 들렸다.

쥔장언니의 모습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는데 우린 오늘 셋만이 찾아와 새콤하고 따듯한 매실차를 마셨다.

 

이렇게,,,

좋은 시간을 보낸 하루는 늘 말하지만 내겐 비타민같은 하루가 된다.

 

어젠 넘 늦게 들어와 신랑한테 살짝 꾸지람 받았지만,,,,ㅋ

내 평생 한번의 늦은 귀가가 난 나름 즐거웠다.

 

고마워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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