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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밥상머리 걱정은 쓸데없는 걱정이겠지?

by 동숙 2013.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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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엄마 배고파~~

 

친구와 전화로 수다를 떠는데 아들넘 배고프다고 성화다.

물론 내가 준 긴 휴가 기간인줄 분명 알지만 그래도 얄밉고 또 얄밉다.

남자로서의 쉼은 어쩌면 지금 이 기간만이 분명하지 싶어서 내딴엔 배려를 한것인데

혹 이넘이 내내 백수로 지내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요즘들어 살짝 든다.

 

된장찌게를 끓여 새로 꺼낸 김치랑 호박볶음이랑 먹음 어떨까 했다.

째리본다.

남의살이 없으면 반찬이 아니란 말이지?

그래서 된장찌게를 오늘은 소고기 넣고 끓여볼까 했는데 그것도 분명 남의살인데,,,

 

결국 냉동실에서 고등어 자반 한손 꺼냈다.

해동시키며 튀길까? 조릴까? 했다.

쌀을 씻어 밥을 지으려고 밥통을 열어보니 아들과 내가 먹을 충분한 양이 있다.

또 지으면 식은밥,  내겐 보온중의 밥도 역시 식은밥이다 금방 지은밥 찰기가 조르르 흐르는

뜨거운 밥만이 식은밥에서 제외된다.  쌀은 물에 불려놓고,,,

 

된장을 풀고 양파와 감자 동그란 조선호박을 아들이 그렇게 노랠 부르는 남의살 소고기를 넣고

끓이다 부드러운 두부도 한모 넣었다. 

청양고추 찌게에 혹 보이면 하나같이 골라내는 아들넘 배려해서 혹은 눈속임으로 쫑쫑 다졌다.

 

해동된 고등어 자반은 그냥 찌기로 했다.

울 엄니가 여름이면 자주 해주시던 그대로 마늘과 고춧가루 조선간장에 물 넉넉히 붓고 슴슴하게

고명으로 매운 청양고추 어슷썰어 넣고,,, 이것은 뭐 골라내도 상관없다~ㅋ

에어컨 온도를 27도로 낮춰났더니 주방에서 이것저것 불에 올려져 있어 그런지 덥다.

 

엄니는 꼭 여름에만 고등어 자반찜을 하셨다.

비린내 엄청 싫어하시는 아버지의 식성때문에 자라면서 생선은 간혹 먹게 되었고 늘 눈이 뒤집혀

젓가락질을 해대던 우리 형제들이었다. 자반찜은 그나마 젓가락이 오가는 유일한 생선이었다.

 

연탄불에 노릇노릇 구워지는 구이가 먹고 싶었다.

기름에 자글자글 익어가는 튀김도 먹고 싶었다.

하지만 비린내를 감지하시면 두어끼니는 숟가락 혹은 젓가락을 킁킁 거리며 냄새까지 맡으시는

아버지 때문에 우린 대게 찜으로 고소한 고등어를 맛 볼수밖에 없었다.

 

담백하고 짭조름하다.

그 더위에도 덜 상하는 방법이었을까?

짭조름한 그 짠맛으로 여름에 흘리는 땀 염분을 보충하기 위한 또 하나의 지혜였을까?

 

 

밥상을 마주하고 앉아 맛있다며 퍼먹는 아들넘은 얄밉지만 이쁘다.

저렇게 탐스럽게 밥을 먹는것을 보면 내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제 밥벌이는 하고 살겠지 싶은데

난 늘 전전긍긍한다.

 

늙나보다.

앞서 걱정을 하는 빈도가 잦아졌다.

머리로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데 말이 늘 먼저 나간다 특히 아들에겐,,,

예전같으면 눈치라도 볼 아들인데 요즘은 완전 배짱인 저늠을 보면서 슬금슬금 피어나는 이 불안은

과연 무엇일까?

 

늙는거겠지?

분명 그런거겠지?

 

미리 끌어다 걱정하진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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