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참 고운 일요일 오후,,,
살짝 있는 몸살기에 집에서 보낸 며칠이 참 아까웠다.
이렇게 고운 햇빛이면 산책도 괜찮겠다 싶어서 모처럼 강가로 나섰다.
외출하는 신랑에게 정지리 저 끄트머리에서 내려달라고 했다.
그곳에서 걸으면 5키로 정도 되는 거리이니 산책으로 적당하지 싶었다.
봄 답게 창 이쪽에서 바라보던 햇빛은 그리도 고왔는데 바람이 심술을 부리는 그런 날이다.
반짝이는 강물과 흔들리는 갈대,,,
내 마음도 그렇게 흔들리며 흘러가는것 같아 차가운 바람에도 사뭇 경쾌한 느낌까지 들었다.
광주쪽에서 자전거 도로가 경안천을 따라 이어지다 끝나는 지점이 근방이러서 그런지
작년부터 강변을 따라 하던 공사는 꽤 진척이 되어 있었다.
퇴촌지역만 아직 공사중이거나 공사가 시작되지 않았고 남종면으로 가면 또 이어지는 그 도로는
멀리 양평까지 쭈욱 이어져 있어 시원한 길이 되지만 내 개인적 바램으로는 그다지 환영하지 않는다.
이곳 퇴촌만 하더라도 꽤 잘 보존된 자연환경인데 도로를 낸다고 미리 하는 공사만으로도 몸살을
앓고 있는 강과 들이 뻔히 보이기에 참 씁쓸하다.
무수리쪽 나루터 근처가 소란스러운것을 보니 아마도 일요일이라고 매운탕 손님이라도 들었나보다.
불과 얼마전엔 하얗게 얼어붙은 강물이었는데 절기에 순종하느라 그런지 강물의 흐름이 보인다.
그래서 그런가 나뭇가지에도 연하게 물이 오른듯 느껴지던 오후였다.
바람이 좀 불기는 하였지만,,,
주말답게 공원에는 산책하는 쌍쌍의 모습이 꽤 보였다.
봄의 기운은 자연뿐 아니라 사람들도 깨어나게 하는게 아닐까 생각된다.
겨우내 굳어있던 몸도 깨우고 마음도 깨워 활동량이 부쩍 늘어나는 계절이 아닐까 싶다.
정지리에서 강둑을 따라 2.5키로쯤 오니 팔당호가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저기 멀리 예빈산과 운길산의 모습이 보이고 강물은 제 깊은 품을 새들에게 열어줬다.
겨우내 꽁꽁 언 강물위의 고니를 보기 위해 즐비하게 늘어서 있던
사진작가님들의 모습은 오늘도 역시나 넘쳐나고 있었다.
광주에서 오셨다는 어르신 두분의 대포카메라를 잠깐 들여다 보고 따순 메밀차 한잔씩 대접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새를 담으시는 그분들도 꽃을 담는 나처럼 안타까워 하는
배려들을 느끼고 계신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훨훨 날으는 새를 담기위해 큰소리를 낸다던가 혹은 돌을 던진다는 무지몽매한 사람들이 있단다.
내가 간혹 꽃을 담으러 다니며 느꼈던 인간들의 이기심을 이분들도 역시나 느끼고 계셨다.
도대체 왜 사진을 담으러 다니는것일까?
자연이 너무 아름다워서 그것이 꽃이든 새든 혹은 풍경이든 자연스러운 그 모습에서 많은 위안을 받기에
강팍한 마음이 들때 내가 자연과 함께 하며 느꼈던 그 온유의 시간을 되살려 볼수있는 계기도 되고
내가 본 그 순간을 내 지인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도 있고 그런 이유가 제일 크다 싶은데,,,
꼭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은것 같다.
자랑질,,,
어쩌면 그것이 제일 큰 인간의 이기심이 아닐까?
그 자랑질 하고픈 이기심에 제자리의 꽃도 꺽어 이곳 저곳 옮기며 사진을 담고
편히 쉬고있는 새들에게도 돌을 던지는 못된 행동을 하게 되는게 아닐까 싶다.
끝을 알수없는 인간의 욕심,,,
발품 팔아가며 만나는 자연에게 좀 배웠으면 좋겠다.
겨울이 들어서며 찾아오는 고니
이제 삼월이면 그 아름다운 자태를 볼수없다.
그동안 저 강변은 다시 고즈넉한 옛 모습으로 돌아간다.
그때쯤 천천히 강변을 거닐다 보면 마주하는 꽃들과 새들 그리고 흐르는 강물까지
온전히 평화로운 제 모습을 보여준다.
아주 오래전 저기 저 자리에서 세상소풍 마치고 가는 이에게 놓여있던 짚신 한켤레를 보았었다.
선듯하니 무서웠기 보다 그 애뜻한 마음이 전해져 한참을 앉아 바라보았던 기억이 있다.
이런저런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한 순간이었다.
이제 앞으로 어쩌면 그런 순간들을 더 이상 못 경험할지도 모르겠다.
도로가 놓아지고 사람들이 늘어나고,,,
내가 온전히 편안하던 그런 시간들이 점점 귀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잎 떨군 나무들의 실루엣이 좋아서,,,
인적이 들물어 한참을 앉아 있어도 상관없던 순간들이 좋아서,,,
가슴을 트여주는 바람이 좋아서,,,
꽤 여러가지 이유로 찾았던 그곳은 아직은 이렇게 건재한데
그리우면 어쩔까나,,,
여러해전에 십여마리에 불과하던 고니는 이제 꽤 많은 숫자가 찾아온다.
조용하던 강변은 그애들의 울음소리로 꽤 소란스럽다.
이제 먼 길 떠날 채비를 하는겐지 부쩍 어수선한 모습을 보인다.
멋지게 날아 오르는 모습을 보며 가끔 그들의 대포카메라가 부럽긴 하지만,,,ㅋ
한껏 당겨 그 모습을 담아두며 안녕을 고한다.
아마 난 당분간 이곳을 찾지 않겠지?
무갑산 골짜기 그곳에 바람꽃이 피지 않았을까 궁금한 요즘인데
곧 산으로 들로 꽃들과 데이트 하러 바쁘지 않을까 싶다.
활기의 계절이 지나 침잠하는 깊은 가을이 왔을때 다시 찾는 이곳이 오늘의 모습으로
고스란히 남아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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