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엇그제부터 휴가란다.
하루를 강가에서 낚시르 하며 보냈고 오늘은 지인들과 일박으로 낚시여행이 예정되어 있었다는데 그 약속이 어그러졌단다.
그렇다고 놀아달란다~ㅋ
그렇게 불시에 떠나게 된 무작정 하루였다.
어디를 갈까 잠시 고민을 했는데 그냥 차 달리는데로 가보자고 나선길이 인제를 거쳐 속초였다.
약속이 있는것도 아니고 그냥,,,, 나서는 길도 참 좋았다 라는게 오늘 다녀온 소감이다.
신남을 거치며 소양강 상류에 물이 없는게 참 희안하다 이야길 나눴다.
엇그제 태풍이 지나며 꽤 많은 비가 내린것으로 아는데 영서지방은 그렇지도 않았던지 바짝 물이 말라 실개천이 흐르는 모습
저 강에 물이 그득한것을 본것이 굉장히 오래전이라는게 우리도 심각한 물부족 국가라는 말이 실감이 된다.
한계령 길로 접어들었다.
구불구불 그 길을 달리다 보니 길섶의 마타리가 눈에 들어오고 맑은 설악의 계곡도 눈에 들어온다.
잠시 차를 세워달라 했더니 갓길에 세워준다.
휴가철이 지나서 그런지 한가한 한계령 구불길이었다.
장수대 쯤이겠다.
대승폭포는 아마도 빛살같은 물줄기가 흩날리고 있겠지 싶다.
가드레일을 넘어 비탈을 내려와 계곡으로 가니 바람이 시원타 못해 서늘하다.
절기가 그렇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곳이 설악이라서 그럴까?
하루종일 이곳에서 놀라해도 지루하지 않을거라 했더니 저도 그렇단다.
바위틈에 자라나는 나무들이 신기하다.
그러고 보니 작은 소나무가 유독 많다 아마도 솔씨가 흩날리면 이렇게 싹을 틔우는게 아닐까 싶다.
척박한 바위틈에서도 잘 자라는 늘 푸른 소나무
사진으로 표현이 잘 되지 않았다.
에메랄드빛 계곡수라는 표현이 딱 맞을듯한 맑아서 낮아 보이지만 물빛이 저렇게 에메랄드빛이면 꽤 깊다는 이야기다.
가볍게 반바지에 샌들 차림이었지만 혹 몰라서 등산화만 챙겨 나왔던지라 계곡을 살펴보는데는 안성맞춤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발이라도 한번 담가볼것을 싶어 아쉬운 생각이 든다.
등골나물의 꽃이 곧 피겠다.
하얀 쌀알처럼 꽃잎을 머금은듯 보이는 등골나물의 꽃이라도 이곳에서 보니 반가웠다.
큰비가 내리면 굉장하게 흐르는 물길이겠지.
생명력이 강한 아이들만 살아남아 그 명맥을 이어가겠지.
한 이백미터 가량 계곡을 따라 내려갔다 올라오며 보이는 이쁜이들이 별로 없었다.
겨우 등골나물의 꽃과 이제 아름다웠던 꽃을 지우고 통통한 씨방을 매달고 있던 물레나물 정도였는데 가녀린 구절초꽃을 보니
반가움과 안스러움이,,,
이제 이애들에겐 시작의 계절이다.
꽃망울을 터트리고 환히 웃는듯한 모습이 뜨거운 햇살아래서 대견했다.
지난주 화악산에선 흐드러지던 미역취꽃이 이곳에선 아직 봉우리 상태이다.
곧 노란꽃잎을 활짝 열겠지 싶다.
거대한 바위 절벽 틈새에서 저렇게 나란히~~
외롭지는 않겠다 함께이니.
바위틈에서 삭아가는 나무둥치
언제적의 큰 비였을까?
저만한 크기의 나무가 뽑혔을테면 꽤 큰 비였을텐데,,,
죽어 긴 세월이 흘렀어도 신비롭고 아름다웠을 제 삶을 자연에 돌려주고 있는 나무의 사연이 나에게도 전해지는듯 했다.
다시 도로로 올라오는 미끄러운 길에서 커다란 나무를 집으로 자라는 일엽초를 만났다.
역시 또 주저앉아 들여다보기~ㅋ
도로를 올라서 차를 세워둔 갓길로 가는중 한적한 도로가엔 쇠서나물 노란꽃이 흔들린다.
지금 아주 흔하게 마주치는 아이이다.
배풍등 흰꽃이 한껏 꽃잎을 뒤로 제치고 피어있다.
덩굴로 자라 가을날 붉은 열매를 맺고 있으면 어머나~~ 하게 되는 녀석인데 아마도 늦둥이가 아닐까 싶게
작은 키였음에도 저렇게 이쁜 꽃을 피워냈다.
여름 길섶에서 언제나 반겨주는 세잎쥐손이 작은꽃도 만났다.
그리고 마타리~
뜨거운 여름날 산에 왔을때 제일 먼저 눈에 띄고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마타리가 지천이었다.
이애때문에 차를 멈춰달라 했었다.
내겐 여름, 산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녀석이다.
비수리꽃이다.
비수리는 꽃이 피어날때 그 약효가 좋다는것은 거의 아는 사실
어느해 여름날 우리동네로 비수리 채취를 위해 모였던 친구들과의 추억이 또 떠오르는 순간이다.
비수리꽃이 저렇게 피어나면 곧 무갑산의 올밤이 영그는데,,,
조금만~
저기까지만을 외치며 돌아본 한계령 구불길의 아랫쪽 탐험을 아쉽게 마치고 다시 차를 달렸다.
차창을 열고 달리는데 숲향이 바람이 그야말로 힐링이다.
그렇게 한계령을 넘어 속초로 내려오는중 만난 샛길
필례약수가 5km 란다.
그럼 그곳도 가보자 하고 다시 차를 돌려 필례약수길로 넘어가는데 이쪽길은 내겐 초행이다. 건너편 한계령 휴계소에서 설악을 오른적이
있기는 했지만 반대편으로 오르니 내 예상과는 다르게 가파르지 않은 육산의 설악이라고 해야할까?
커다란 계곡이 나타나고 가끔 도로변에 차가 세워져 있고 텐트도 설치되어있는것을 보니 알려진 비박지가 아닐까 싶었다.
우리도 차를 세우고 계곡가로 내려가보는데 솔숲이 넓고 펑탄했다.
숲은 습기를 가득 머금고 있어 내겐 그 구별이 어려운 버섯들이 굉장히 많았다.
찾아보니 흰가시광대버섯으로 추정된다.
일부지방에선 식용도 한다는데 나는 버섯엔 문외한이라 눈으로만 감상을~~ㅋ
돌아와 지도에서 찾아보니 한계령에서 은비령을 넘어 필례약수쪽으로 펼쳐진 이 계곡은 가리산천이라 한다.
이쪽으로 오르는 산이 망대암산
언젠가 찬찬히 한번 둘러봤으면 싶은 산으로 기억에 잘 저장해야겠다.
키가 큰 적송들이 가리산천을 감싸고 있다.
한여름 찾아와도 더위를 못 느끼지 싶은 아름다운 숲과계곡이었다.
숲 가장자리에 병조희풀이 꽤 보였다.
그러나 꽃을 매단 아이들은 귀하다는,,,
아마도 시기가 좀 늦은것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삽주도 이제 곧 꽃을 피우지 싶다.
한껏 부풀린 삽주의 꽃봉우리
숲을 천천히 돌아보는데 신기한게 보인다.
다가가보니 아마도 곤충 혹은 모기를 채집하는 채집기구가 아닐까 싶다.
이 아이의 이름을 알아보려 애를 써보다 포기를~ㅋㅋ
두어시간을 여기저기 찾아봤는데 생김이 희안해 포스팅이 올라오지 않은것일까? 싶게 도무지 알수가 없다.
아무튼 망대암산쪽으로 이애들이 꽤 보이더라는,,,
이쁜 달걀버섯도 보이는데 누가 한잎 베어먹은듯~~ㅋㅋ
노랑망태버섯의 레이스가 이제 녹아내리고 있었다.
필례약수에 다다랐다.
약수앞의 계곡엔 피서객들의 텐트가 그득하고,,,
계곡물이 깨끗하다 한번 떠먹어 보고 싶을 정도로 맑은 물~~
맑은 약수물이 퐁퐁 샘솟고 있었는데~~
앞에 걸린 글이 마음에 걸려 한모금만 맛봤다는~ㅋ
여름이라 대장균이 검출되었다고 식용수로 상용하지 말라는 글귀였다.
한번 마시는 정도는 괜찮다고,,,
물맛을 오색처럼 독특하겠지 기대를 했는데 아니었다 약간의 철분을 함유하지 않았을까 싶게 쇠맛이 나는 시골의 물맛?
약수터 가에 수호초가 가득이다.
꽃망우리 생겼으니 때에 마추면 수호초 흰꽃을 보지 않을까 싶다.
양지꽃이 화장실옆에 그득~ㅋ
그늘인데 어찌 그곳에서 자라고 있는거니?
다시 출발했다.
왔던 길을 거슬러 오르는데 망대암산쪽의 암산이 멋지다.
스쳐 지나는 차안에서 셧터를 눌렀는데 영 거시기하다.
은비령 고개엔 택시가 서있고 산객이 서성인다. 아마도 이쪽으로 올라 오색쯤으로 내려가려는 산객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감탄하며 한계령길을 내려와 드디어 바다다~~
나는 여름엔 바다에 가지 않은다.
아이들 어렸을때는 휴가면 늘 바다였었는데 그 소란스러움과 뜨거움이 이젠 그닥 좋지 않다.
아마도 한여름의 바다는 젊음의 상징이 아닐까 싶다.
한겨울의 동해는 쨍한 차가움이지만 속 시원한 그무엇이 있다.
양볼이 얼얼한 추위지만 겨울의 바다를 찾는 이유는 가슴속 꼬임이 풀리는 그 순간이 좋아서,,,
그래도 왔으니 즐겨보자 바다야~~
태풍의 여파인지 아직 파도가 높다.
방파제의 품에 안긴 바다에는 해수욕객들이 빼곡한데 그렇지 못한 해안은 한산하다.
그러나 바람이 시원해 눈으로 즐겨도 좋은 바다였다.
그렇게 바다를 한참 바라보았다.
이제 배가 슬슬 고파지는데 이번에 먹으려 했던 봉포머구리횟집의 물회를 먹으러 출발해볼까나~~
그렇게 해안도로를 달려 아바이마을을 지나 횟집이 즐비한 해안으로 왔는데 차량이 어찌나 즐비한지 움직일 생각을 않는 차안에
40여분을 꼼짝없이 잡혀있었다는,,,ㅋ
겨우 횟집앞에 다다랐는데 대기하는 고객들이 바글바글하다.
언제 기다려 먹을수 있을까나,,,,ㅜㅜ
결국 이곳엔 다음에 오기로 하고 지나치니 그제야 소통이 원활히 된다.
맨 끝집으로 가니 우릴 포함 세팀이 전부이다.
물회와 성게비빔밥을 시켜 아쉬운대로 배를 채웠다.
왜 사람들이 그집으로 몰리는지 충분히 이해가 되더라는,,,
풍족한 양, 깔끔하고 시원한 국물, 그리고 쌉싸름하나 잡맛이 없던 성게비빔밥은 역시 봉포머구리회집이 으뜸이었다.
어찌되었든 배를 채우고 다시 길을 나섰다.
이제는 돌아와야 하는 시간인데 몇해전 여름 바닷가에서 보았던 해란초와 두메부추 그꽃이 보고팠다.
지난 봄 딸애와 갔었던 바닷가 그쪽에 가면 볼수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 그다지 멀지 않는 거리이기에 그쪽으로 향했다.
한산했던 봄과 달리 그 넓은 주차장엔 차가 빼곡했다.
사람들 사이를 서둘러 지나쳐 해안으로 가보니 바로 이녀석 갯골무꽃이 보인다.
바닷가에선 처음 보는 아이이다.
산에서 보는 골무꽃과 꼭 닮았으나 잎새와 줄기의 모양이 색다르다.
와우~~
드디어 해란초도 찾아내고 모래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한참 마음을 빼았겼다.
긴 연노랑빛의 꼬리를 내리고 주황빛 구슬을 품은듯 보이는 이애는 사실 난초는 아니다.
현삼과로 알고 있는데 왜 해란초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꽃이 난초의 꽃과 닮아서 그렇다는게 유력하다 "달성" "영원한사랑" 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동해를 비롯 남해 서해의 해변에서도 볼수있다는데 동해에 그 개체수가 더 많아 쉬이 볼수있다.
피어난 꽃송이 옆엔 벌써 꽃을 지우고 열매를 맺고 있기도 했다는,,,
봄에 왔을때도 있었을까?
왜 기억에 없는것인지 바로 옆의 건물과 정원은 딸아이의 사진을 찍어주었던 기억이 남아있는데,,,
기대했던 갯부추가 보이지 않는다.
분명 꽤 넓은 자생지를 가지고 있었던 아이들이 단 하나의 개체도 보이지 않는다.
대신 그곳엔 해당화가 나지막한 키로 자라고 있었다.
철책을 따라 걸었다.
혹 한참 가다보면 인적이 드문 장소에 남아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러나 볼수없었다. 많이 서운하고 아쉽다.
바다를 배경으로 나즈막한 키로 피어나던 보라빛 그 둥근 꽃망울들을 다시는 볼수없다니.
철조망 사이로 출렁이는 바다와 두마리의 비둘기,,,
희안하게 갈매기가 드물다.
대신 비둘기들이 자주 눈에 띈다.
불시에 나온지라 카메라 렌즈를 표준렌즈 하나만 달고 갔는데 이때 망원렌즈를 가져오지 않는것을 후회했다는,,,
좀 더 당겨서 그 모습을 담고 싶었는데,,,
해당화도 다 지고 주황빛의 열매를 매달고 있었는데 멀리 철조망 사이의 바닷가에 분홍빛 해당화가 피어있다.
그 모습을 담아봤는데 아쉽다.
철책을 따라 걷는데 해송의 모습이 심상치 않다.
그러고 보니 지난 4월 강원도 산불의 흔적이 이렇게 남아있는 아픈 모습이다.
이곳까지 산불이 번졌었다니 그 위력이 얼마나 무섭고 대단했을까 조금이나마 짐작이 되었다.
검게 그을리고 타죽기도 한 해안의 소나무들,,,
시커먼 솔숲은 그러나 생명을 품고 있었다.
바닥엔 초록의 풀들이 자라고 있었고 그 틈에서 이렇게 고운 해란초꽃을 피우기도 하더라는,,,
이제 돌아가자 주차장으로 가는데 바로 옆에 넓은 공터가 보인다.
그 초지에 뭔가 보라빛? 분홍빛으로 보이는,,,
잠깐 저기만 둘러보고~~하고 다가가 보니 무릇꽃이 피어있다.
우리동네 뒷산의 무릇꽃은 좀 더 진한 보라빛인데 여긴 아주 연한 분홍이다.
큰 키의 풀이라곤 개망초가 전부이고 나즈막 바닥을 기며 자라는 풀틈으로 무릇이 흐드러져 피어있다.
꽃대가 잘린 금마타리 아랫쪽에 어렵게 피어난 황금빛꽃에 꼬마부전나비가 앉아있다.
날개를 활짝 펴보렴~
네 주황빛 날개가 보고싶어~~
기다려도 저애는 내내 저렇게 날개를 접고 뭘 하는걸까?
산해박 꽃도 피어있다.
신기하다 이쪽에서도 흔하게 눈에 띄지는 않는 아이인데 바닷가 공터에 피어있다니
이른 여름 피어나는 솔나물의 노란꽃도 피어있다.
요거슨 또 무슨 버섯일까?
신기하게 층층잔대도 꽃을 피우고 있었고~~~
작은멋쟁이나비 로 추정되는 나비 한마리가 무릇꽃에서 한참 노닌다.
햇빛은 점점 뜨거워지고 이제 정말 돌아와야 할 시간이다.
올때는 이곳저곳 눈에 담으며 왔다면 갈때는 미시령 터널을 지나 쏜살같이~~~ㅋㅋ
홍천을 지나 양평이 가까워지니 가끔 빗방울도 한두방울 차창에 떨어졌다.
피곤했지만 운전하는 친구는 더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쉼없이 떠들어주며 그렇게 집에 도착했다.
내일은 출근을 한단다 월욜까지 휴가라는데 일요일과 월욜은 그냥 출근을 한다는 일벌를 어쩌랴~ㅋ
돌아와 컴에 사진을 옮기며 다녀왔던 그 길을 숲을 계곡을 바다를 다시한번 떠올려 보았다.
가물가물 생각나지 않던 꽃들의 이름도 나비의 이름도 이렇게 포스팅을 하며 찾아보면 보았던 그 순간들이 떠오른다.
아마도 그래서 나는 포스팅을 해두는것이 아닐까?
시간이 흘러 시나브로 잊혀질때가 있을텐데 그때 다시 이 포스팅을 보면 친구와 나눴던 대화 내가 감격했던 자연 그리고
지금 내가 느끼는 이 느낌이 또 생생이 떠오를테지,,,
너무 피곤해 사진만 옮겨놓고 오늘 차분하게 포스팅을 한다.
어제는 아들의 생일이었다.
머리가 크니 이젠 늘 집밖에서 제 친구들과 보낸다. 덕분에 예전처럼 뭔가 맛있는 음식을 요리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래도 섭하다.
통장으로 용돈 넣어주고 나는 오늘 엇그제 주문한 갈비의 핏물을 우려낸다.
오늘저녁은 아들애 좋아하는 갈비찜을 해서 맛나게 먹는 모습을 보고프다.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설악 그곳은 생각과 달랐다. (0) | 2019.08.25 |
---|---|
남한산성 둘러본 오전 (8월22일 목요일) (0) | 2019.08.22 |
말복날 다녀온 화악산 (0) | 2019.08.12 |
변산으로 한바퀴~ 8월6일 (0) | 2019.08.07 |
휴가 둘째날 지리산 노고단을 오르며,,, (0) | 2019.08.0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