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간 어쩌다 보니 비었다.
현대자동차에서 리콜을 한다는 엔진테스트를 했더니 문제가 발견되었단다.
오늘 차를 공업사에 가져다 주고 렌트를 해준 차를 타고 비어있는 아침시간을 메꾸러 남한산성을 찾았다.
어르신은 오후에 찾아뵙고 함께 치매센터에 가서 진료를 받기로 미리 약속이 되었던지라 한시까지만 댁에 도착하면 되니
동문으로 잠깐 올라가 둘러보자고 나선길,,,
핸폰으로 풍경을 담았다.
카메라는 배낭에 넣고 좀 가벼이 오르는 길이라서 그랬던지 컨디션이 좋아 가파른 계단길이 그리 힘들지 않았다.
오르며 구불구불 이어진 성곽의 모습을 담아보고,,,
봄에 왔을때만 해도 공사중이라 어수선하더니 이제 공사가 끝나고 깨끗하게 단장한 성곽의 모습
이 그림은 내가 참 좋아하는 풍경이다.
여름이 끝나가는 이계절에 숲엔 온갖 버섯이 피어나고 있었다.
버섯은 이름조차 잘 모르는지라,,,
오전인데도 햇볕은 뜨거웠다.
숲으로 들어서면 그다지 더위를 느끼지 못하지만 햇볕의 뜨거움은 가을을 느끼게 해준다.
등골나물의 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아주 작은 세잎쥐손이 꽃도 한자락 차지하며 흐드러지고,,,
좀담배풀도 자주 눈에 띈다.
좀작살나무의 열매가 다복하다.
봄날 작고 귀여운 분홍빛 꽃을 달았다면 가을날 그 꽃이 핀 자리마다 작은 구슬같은 짙은 보라빛의 열매를 매단다.
아직은 계절이 일러 초록의 좀작살나무의 열매만을 만났지만 보라빛의 그 영롱함을 꿈꾸고 있을테지,,,
덥다 느껴지지는 않는데 땀은 그야말로 비오듯 쏟아진다.
팔뚝이 뜨겁게 느껴지는것을 보면 더이상 탈수가 없다 싶었는데도 또 타는가보다.
뭐,,, 어쩔수없지 하면서도 가끔 창피할때가 있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보다 더 시커멓게 탄 내 팔뚝은 겨울을 지나야만 제 색을 찾을테니 그런가보다 하고 살게되었다.
하늘이 저렇게 이쁘다.
잠깐 멈춰서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이 암문은 내가 동문으로 오르면 꼭 나가보는,,,
홀로나무가 여전히 그자리에서 맞아준다.
저 나무밑에서 점심을 먹은적도 있었고 쉼을 하고 간적도 있었다.
제법 큰 그늘을 만들어줘 늘 고마운 홀로나무.
오늘 다녀오며 가을이 정말 다가오고 있구나 느꼈다.
그늘의 시원함도 그렇고 숲의 색이 달라지고 있었다.
이곳에서 다시 성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숲으로 들어섰다.
길도 희미한 숲으로 들어서는길 노루발풀이 제법 초록빛으로 반겨준다.
제대로 길도 나지 않은 숲을 헤치며 위로 오르는데 숲은 온통 버섯들의 축제장이다.
거미줄,,,,ㅜㅜ
그리고 산모기
그나마 긴 등산바지를 입어 다리는 괜찮았는데 긴팔의 겉옷을 가져가지 않아서 팔뚝은 물리고 긁히고 완전 조폭이다.
그래도 좋았다.
아래 사진중 뜬금없는 사진이 하나 있는데 숨은그림찾기라고 할까?
좀 큰 기다란 그넘이 내 기척에 엄청 놀랐던지 허둥 나무밑으로 숨느라 숨었는데 보였다.
간혹 사람들은 산에 뱀이 무서워서 못간다고 하는데 내 경험상 뱀이 사람을 더 무서워해서 기척이 나며 숨기 바쁘다.
맹독을 가진 독사는 가끔 고개들고 노려보기도 하는데 그럴땐 내가 비켜가면 된다.
산의 주인은 그애들이고 나는 손님일뿐이니,,,
겨우 성벽을 찾아왔다.
언젠가도 나는 외벽으로 나왔다가 고생을 하고 다시는 외벽으로 나오지 말아야지 다짐했던 때가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숲을 보면 들어가게 된다.
마치 선물상자 같다고 할까?
어서 풀어보고 싶어서,,, 설레는 그런 심정이다.
역시나 이번에도 특별히 찾아낸것도 없다.
이 낡은 성벽을 넘어 저기 하얀 안내판이 걸린 커다란 나무밑에서 잠깐 쉼을 했다.
땀도 닦고 물도 마시고 그리고 핸폰은 넣고 카메라는 꺼내고,,,
딱 하나 만난 개싸리 하얀꽃이 이쁘다.
바로 이곳이다.
잠깐 쉼을 했던곳~
나무그늘이 어찌나 시원하던지 폭포처럼 흐르던 땀이 잠깐의 쉼으로 멈추더라는,,,
간혹 부는 바람은 더할수없이 시원했다.
칡꽃의 향이 황홀하게 달콤하고~~
여름 내 피어나던 짚신나물의 꽃은 이제 마지막 꽃들을 피워내고 있다.
꽃이 진 자리엔 열매가 맺히고,,,
조희풀 연보라빛 꽃도 한해를 마무리하는것 같다.
누리장 나무의 꽃만이 지천으로 피어나고 있는데 역시나 그다지 좋지 못한 향기를 뿜뿜
고추나물의 작고 귀여운 깨투성이 노란꽃도 만나고,,,
무릇꽃도 끝송이까지 꽃을 피운것을 보면 곧 안녕을 해야할테지,,,
복구가 잘 된 저 위쪽과 다르게 외성은 이렇게 옛모습이다.
이제 그 흔적이 희미한곳도 있는데 빨간 깃발이 달린것을 보니 아마도 곧 이쪽도 보수공사가 시작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곳에서 만나는 백부자와 쓴풀은 이제 못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송장풀을 만났다.
혹자는 이애가 유령처럼 보인다고 하던데 내눈엔 이쁘기만 하다.
진딧물이 꽤 많은 오늘이었다.
무릇~
봐도 봐도 이쁘다.
요즘 어디가나 늘 보여서 기특한 아이,,,
싸리꽃도 이제 끝물인지 꽤 지저분해 보인다.
싸리의 종류가 많아 그 구분이 복잡해 이제는 그냥 싸리꽃이라 부르는데,,,
작은 싸리꽃이 눈에 들어왔다.
이제 봉우리를 맺은 오이풀로 보이는데 확신이 없다.
예전 오이풀이 보이던 장소인데 아직 보이지 않는것을 보면 오이풀이지 싶은데,,,
작살나무일까?
좀작살나무의 열매보다는 크기가 크다.
허물어진 성곽위에 꽤 많은 개체가 보였는데 보수가 시작되면 저애들은 어디로 갈까?
오늘은 오전의 시간이 비어 아침에 올라오게 되었지만 조금 더 날이 흐른후 다시한번 와야 보고픈 아이들을 만나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때 이애의 열매를 다시한번 관찰해야지,,,
이쪽으로 꽤 다녔는데 이 정상석은 처음이다.
벌봉 근처인데 이곳이 남한산 정상인가 싶은 생각이 들더라는,,,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외성의 성벽이 이렇게 허물어지고 있다.
보수를 해야 하는게 맞겠지만 깔끔하게 보수된 성벽을 보면 그 세월이 느껴지지 않아서 이질감을 느끼게 되었었던지라
나는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외성의 이 낡은 성벽이 정스럽게 느껴지는데,,,
기름나물의 흰꽃도 이제 제철을 맞은듯,,,
쓴풀로 보인다.
이곳에서 쓴풀을 본 기억에 오늘 찾아왔던것인데 아직은 이른것인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만난 이아이,,,
기억을 더듬어 보니 쓴풀의 잎새와 닮았다는~ㅋ
그렇기에 구월 중순쯤 일 끝나고 느긋하게 넉넉한 시간을 가지고 다시 한번 찾아와야지 싶다.
푸른여로이다.
생각지도 않은 자리에서 만났다.
지리산에서 흰여로를 화악산에서 자주여로를 여기 남한산에서 푸른여로를 만났으니 올해는 여로삼총사를 다 만난것이다.
등골나물위에 나비~
송장풀~
이쪽으로 송장풀이 꽤 보인다.
속단, 송장풀 참 비슷한 아이들이라 헛갈리는,,,
층층이꽃~
아고 꽃이 얼마나 작은지 꽤 여러장을 찍었는데 제대로 나온게 드문,,,ㅜㅜ
연한 분홍빛꽃이 자잘하니 꽤 귀엽다.
예전엔 허리춤쯤 오더니 어느새 누리장나무가 숲을 이뤘다.
온통 누리장나무 세상~
외성 성곽을 따라 돌다보면 그자리를 뱅뱅 돌게 된다는,,,ㅋ
예전에도 그랬는데 오늘도 또 그럴뻔했다.
한번 그랬던 경험이 있던지라 신경쓰며 걸었더라는
그렇게 이쁜이들 자라는 장소 탐방을 끝냈다.
어르신댁 방문을 한시까지는 해야해서 부지런히 둘러봤는데 시간이 꽤 된듯하여 마음이 조급해지고 걷는 발걸음은 점점 빨라지고,,,
외성의 상징 외로운 소나무도 바쁜 와중 급하게 담아보고~
성안으로 들어오는데 성곽밑이 반들 길이 나있다.
이거슨 분명 꽃쟁이님들의 흔적~ㅋ
바쁜데 나비나물 꽃이 발을 탁~~~
자세히 곱게 담아줘야 하는데 급했다.
속단~
앞서 본 송장풀과 닮은듯 다른 아이
쪼매난 파리풀의 꽃도 오랜만에 담아보고~
시원한 그늘을 걸어 저 문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깐 쉬며 카메라를 배낭에 넣고 물한모금 마시고 신발끈도 다시 묶고 뛰듯 내려갔다.
시간을 보니 열두시를 넘겨 큰일났다 싶었던,,,,ㅜㅜ
성안으로 들어가기전에 담은 닭의장풀
짙은 파란빛의 꽃잎을 더 좋아하는데 오늘은 그 쨍한 파랑이 보이지 않았다.
아쉬운대로 이애라도~~
저기 저 의자에서 쉼을 했다는~~ㅋ
성문안으로 들어오니 바로 옆에 쥐깨풀 요 귀연 꼬맹이들이 보여서~~
내려오는길은 성곽을 따라 내려오지 않고 숲으로 내려왔다.
햇빛이 어찌나 뜨겁던지,,,
마음이 급해 거의 뛰다시피 내려왔음에도 어르신댁에 이십분 늦게 도착을 했다.
기다리시지 싶어 미리 전화를 드렸더니 괜찮다 조심해 천천히 오라 하시는데 더 죄송하더라는
점심 식사를 열두시 십분이면 꼭 드시는데 오늘은 내가 오면 같이 먹는다고 한시에 드신다고 하셔서 더 마음이 급했다.
혼자 늘 식사를 하시니 한끼를 함께 먹는게 어르신께는 귀한 시간이었나보다.
서둘러 가서 식사를 하고 함께 치매센터엘 다녀왔다.
2차에 걸쳐 치매검사를 하였고 오늘 결과가 나오는 날이어서 어르신은 긴장이 되셨나보다.
결과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연세가 드시면 대게 기억력이 떨어지고 인지장애가 조금씩은 있단다.
경증의 인지장애는 약물로도 치료가 된다는데 그정도이라고 그래도 혹 불안하시면 뇌영양제라고 할수있는 약을 드시면
된다고 하시며 진단서와 처방전을 끊어 주셨다.
한결 맘이 놓이시는 표정이 참 귀엽다,,, 라는 표현을 하면 안되지만 정말 귀엽다.
돌아오는길 시간이 남을것 같아서 서하리 강변길로 드라이브를 했다.
어찌나 좋아하시던지,,,,
구월엔 가끔 나들이 가자고 말씀드리니 나야 너무 좋지 자기가 힘들어 그렇지 하시며 활짝 웃으신다.
귀여우신 어르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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