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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스크랩] 잊고 살았네요.

by 동숙 2009.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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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행복하기,,,,

아니 무조건 행복하네요.

 

그걸 잊고 지냈어요 잠시,,,

 

요사이 늘 힘들다 어렵다 피곤하다 그리고 별로 행복하지 않다 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래님의 글을 읽다보니 늘 행복해 하던 지난날의 내가 생각났어요.

남들이 사소하다 하는 일에서도 행복해 눈가에 주름을 더했던 나 였는데,,,,

 

그때와 지금의 날 비교하면 과연 뭐가 행복하고 불행할까?

곰곰히 생각해봐도 크게 달라진게 없는것 같은데 굳이 꼬집자면

경제적으로 조금 어려워진것 그것뿐인데 왜 난 그다지 행복치 않았을까요?

 

마음이 가난했나봐요.

그래서 눈가의 웃음주름에

이젠 미간의 찡그림 주름까지 더했나봐요.

 

처음 이곳 퇴촌으로 이사올땐 나름 확고한 마음의 준비를 했었지요.

주변에선 아이들 교육문제도 있는데 왜 시골로 이사를 가느냐 했었지요.

전 공부도 좋지만 사람냄새 나는 아이들로 키우는게 더 났다고 생각했었어요.

공부,,, 그건 제가 보기에 타고나야 하는것 같았어요.

저 하기 나름이라고,,,

 

학교 학원 또래 아이들과의 치열한 경쟁

회색빛 콘크리트 그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

생각만해도 불행해보였죠. 

내 아이들은 지식보단 지혜로운

사람냄새 진하게 풍기는 아이들로 키우고 싶었죠. 

 

처지는 공부때문에 늘 자신감 없던 큰아이,,,

마음이 아주 따뜻한  웃음이 고운 큰아이

그아이는 중학교때 이곳으로 전학을 왔답니다. 

차츰 바뀌던 표정이 생각나네요.

늘 생글 웃던 사춘기적 큰아이의 모습.

 

아토피가 심하고 감기 늘 달고 살아가던 밥 엄청 먹기싫어하던 작은아이는

이곳으로 이사온지 꼭 일년만에 아토피와 영원히 안녕을 했지요. 

감기 그쯤은 약 안먹어도 삼사일이면 떨군답니다. 

여섯살때 이곳에 처음 이사와 길가의 개미만 봐도 질겁을

했었는데 지금은 저보다 키가 훨 큰 멋진 사나이? 가 되어간답니다.

치열한 사춘기,,,

제 말로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금 겪는,,,,,

 

행복했어요.

아이들이 건강해서 밝아져서 행복했었죠.

 

시장에서 파는 나물만 알던 제가

동네 친구들과 들로 산으로 다니며

직접 캐고 꺽은 나물로

조물조물 무치고

달곰달곰 볶고

자글자글 끓여서

식탁 그득 차려놓으면

밥 두그릇은 눈결에 해치우는 가족들 입만 봐도 행복했어요.

 

화원에서 파는 꽃만 꽃인줄 알던 제가

풀섶에 숨은 봄마중이나 조그만 흰 은방울꽃을 찾아보게 되었고

봄에 제일 먼저 앉은 부채가 나온다는것도 배우게 되었고

그아이들과 가끔은 귀엣말도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죠

그래서 또 행복했어요.

 

볕 잘드는 베란다에 올망졸망 다육아가들 키우며

통통하게 살 오르는 그애들 바라보며 행복했고

 

모란시장에서 만원주고 친구가 사준 고양이를 첫 동물식구로 맞이하며

아들애가 " 하쿠"라 이름지어 보살피는걸 봤을때도 행복했었죠.

 

전업주부 이십년만에 처음 직장생활을 하게 되었을때

일을 할수있다는것에 행복했고

열심히 일한 댓가를 받아

아이들 티셔츠를 사주면서도 참 많이 행복했어요.

그 직장에서 인정을 받아 한단계씩 승진을 할때도 행복했지요.

 

두어달에 한번씩 친구들과 만나

깨벗고 놀던 그때로 돌아가는것

지금 이 나이에 누가 이름을 편하게 부르며 망가져 놀수 있을까요? 

그렇게 편한 친구들이 있는것도 참으로 크나큰 행복이었죠.

 

그렇네요.

전 이렇게 행복한 사람이었는데

근래들어 왜 행복하단 생각을 못했을까요?

겨우 실직한 남편때문에?

겨우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는 작은애의 반항 때문에?

 

남편은 예전처럼 안정된 직장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을 시작했고

아들의 사춘기는 때가 되면 지나 옛말이 될텐데

그걸 알고 있는데 왜 슬그머니 불행하다 생각을 했을까요?

 

다 마음탓 이겠지요.

제 마음이 어느덧 교만해져서

행복을 행복인지 모르고 당연히 여기는 몰지각이겠지요.

가끔 이렇게 머리 한대 탁 맞은듯 새로움을 느낄때가 있는데

바보처럼 지속하질 못하네요.

 

이제  올해의 딱 반이 지나네요.

새로 살아갈 반의 올해는

조금 다잡아 살아봐야 하겠어요.

잊지말고,,,,

 

내가 살아가는 이 오늘은 누군가 죽어가며

그렇게도 안타까워 했던 내일이라는데,,,,

출처 : 잊고 살았네요.
글쓴이 : 사랑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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