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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달이

엄니댁의 사고뭉치 길냥이

by 동숙 2013.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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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있을 친구들과 짧은 여름 즐기기를 준비하기 위해 하루 먼저 용두리에 들어갔었다.

오전엔 친구들과 먹을 삼겹살 구이와 곁들일 쌈거리를 채취하려 산에 올라가

여린 취잎과 더덕을 캐가지고 돌아왔고 오후엔 개울에 어항을 놓고 다슬기를 잡으며 시간을 보냈다.

 

늦은 오후 원두막에 앉아 엄니와 동생과 친구와 평온한 휴식을 취하는중,,,

시골의 길냥이 한마리가 화단에서 살그머니 나오다가 나와 눈이 딱 마주쳤다.

한참을 날 바라보기에 안녕~아가야,,, 한마디 했더니 황망히 집 뒷란으로 도망을 친다.

 

 

 

카메라를 가지고 허둥 달려가는 길냥의 모습을 담았다.

그리고 조용히 따라가 보았다.

소나무밭으로 내려가 자리를 잡고 앉아 있던 길냥이.

내가 조금 멀찍이 다가가 쪼그려 앉아 눈을 마주치며 반가워~ 했더니 빤히 바라본다.

 

 

 

한참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돌린다.

하지만 이아이는 내가 제게 위협이 되지 않을 인간인것을 간파한듯 보였다.

그냥 그 자리에서 고개만 돌린다.

 

 

한참 동안 고개를 돌리고 있다가도 찰칵 셧텨 누르는 소리가 나면 날 바라보고,,,

다시 너에게 관심이 없어~라고 이야기라도 하듯 고개를 돌리고,,,

 

 

그래도 네 뒷모습에서 네가 내게 관심이 아주 없지 않다는걸 느꼈단다 야옹아~~~ㅎㅎ

 

 

뜨거운 한낮의 볕 아래 소나무 밭의 기온이 제법 높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래,,,내가 갈게,,,^^

조용 길냥에게 말하니 또 빤히 날 바라본다.

그렇게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그애의 편안한 일상을 위해서,,,

 

 

대략 한시간쯤 흘렀을까?

앞마당 화단의 팥배나무의 열매를 귀연 산새들이 부지런히 따 먹는것을 바라보며 담소중,,,

어랏?

집을 한바퀴 돌아서 다시 나타난 길냥이,,,ㅎ

 

 

화단 풀잎들 사이로 부지런히 걸음을 옮기고 있다.

 

 

점심으로 개울앞 평상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었었다.

아무래도 그 냄새를 맡은듯,,,

 

 

가볍게 평상위로 올라가 킁킁 냄새를 맡으며 뭔가 먹을 거리를 찾는것 같다.

 

 

미안하다 야옹아~

네가 올줄 미리 알았다면 먹을것은 남겼을텐데,,,

 

 

삼색의 길냥을 한참 관찰하고 있던 중,,,

올까망의 길냥이가 나타났다.

이곳 시골에도 길냥이의 개체수가 늘고 있는가보다.

까망이는 삼색의 길냥보담 더 조심성이 많고 사람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진듯,,,

잠시 모습을 보이고 사라졌다.

 

 

평상위를 탐색하더니 이젠 아래로 내려와 바닥까지,,,

아무래도 이 아이는 배가 많이 고픈가보다.

 

 

우선 내가 줄수있는것은 빵.

빵을 바닥에 놓아줬다.

저만치 도망가다 뒤 돌아와 냄새부터 맡고 허겁 먹는다.

 

 

너무 맛있게 먹는다.

 

 

먹는데 열중하다 갑자기 우리쪽이 생각났을까?

고개를 돌리고 빤히 쳐다보는 길냥에게 괜찮아~ 천천히 다 먹고 가렴. 했다.

동생은 저 아이가 눈치를 너무 보며 먹는다고 편하게 먹어도 될텐데,,,하고 말한다.

길냥의 삶을 몰라서 그런거지,,,

저 아이들의 고단한 삶을 몰라서  오죽 시달렸으면 우리가 제게 해가 되지 않은다는것을 알면서도 수시로 눈길을 신경을 써야만 하는걸까.

 

 

까망이가 있던 방향을 바라보는 야옹이.

함께 먹고 싶었을까?

 

 

탐색을 마치고 그 자리를 떠난 까망을 확인하고 다시 먹기에 열중하던 삼색의 길냥이,,,

이 아이는 빵을 먹고 사라졌었다.

그러나 캄캄한 밤중에 다시 찾아왔다.

그땐 마침 계란 삶은것이 있어서 주었더니 역시나 눈치를 보며 한입 물고 사라져 어딘가에서 먹고 또 돌아와 한입 물고 간다.

그렇게 계란 한개를 먹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엄니께서 하신 말씀.

며칠전엔 다리를 다쳐 절뚝이며 다녔다고 한다.

불쌍해서 먹을거리를 챙겨주셨다는데 이 삼색의 길냥이는 엄니와는 애증의 관계가 아닌가 싶다.

 

원래 밥을 가끔 챙겨 주셨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아이가 방충망을 뜯고 안채를 들락거리며 고등어 튀겨 놓음 그것도 물고 가고 또 부모님 간식인 빵이나 과자를 중간을 물어 뜯고

헤집어 먹고 가고는 했단다.

 

그렇게 사고를 자꾸 치다보니 엄니는 이녀석에게 밥 주던것을 멈추셨다는데,,,

이 아이는 밥을 얻어 먹던 기억이 그리고 안채를 들락 거리던 기억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 늘 주변을 서성인다고 한다.

에고,,,

엄니께서 그래도 이 아이에게 밥을 주셨으면 좋겠다.

쬐꼼 사고뭉치 짓을 하여서 그렇지 길냥 치곤 붙임성도 있어 보이던데,,,

다음에 친정에 갔을때 그때도 이 삼색의 길냥이를 만날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료라도 한포대 사다 놔야 할까 싶다.

엄니께서 배고픈 길냥이들 밥을 가끔이라도 주실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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