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를 찾아다닌지 이제 열흘이 가까워 온다.
처음엔 어리둥절 했었다.
있어야 할 아이가 마땅히 늘 그자리에서 데굴 구르며 반겨줘야 할 아이가 없다는게 이상했다.
어느틈에 나간것인지 지금도 알수가 없다 그저 짐작만 할뿐,,,
아마도 낚시 나들이 준비를 하고 신랑과 아들이 차에 짐을 옮기는 그 사이가 아닐까 짐작한다.
현관 밖에서 아래로 내려갔다면 단비를 봤을텐데 분명 위로 올라갔던게 아니었을까 싶다.
위로 올라갔다가 제 호기심을 채우고 내려왔을때 문이 닫혀 있었겠지,,,
단비도 당황했을것이다.
하루종일 어쩌면 우릴 기다렸을지도 모르겠다.
아기때부터 오년을 집안에서만 커왔기에 길냥이들과 자동차들과 사람들과의 마주침이 극도로
불안 하였을테고 어딘가로 숨어들었겠지 생각했다.
첫날 밤새도록 단비를 찾아다녔다.
늦게 퇴근해온 딸래미까지 피곤할텐데도 함께 찾아다녔다.
훤하게 동이 트는것을 보고 신랑을 우선 들어가 자라고 했고 아이들도 들여보냈다.
피곤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그저 단비의 그 두려움만이 고스란히 느껴졌었다.
문득 단비를 데려오기전 우리가족의 첫 반려동물이었던 하쿠가 떠올랐다.
하쿠를 잃어버리고 찾아다닌 그 한달이 떠오르고 에니멀 커뮤니케이터 김동기님이 떠 올랐다.
오래전 기록을 뒤져 메일을 보냈다.
김동기님은 용케도 나를 기억하고 계셨다 그당시 하쿠를 찾아 다니던 내 절절했던 상황을 그분은
기억하셨고 전화를 주셨다. 지금은 잃어버린 반려동물을 찾아주는 일은 하지 않으신다고 한다.
아픈아이들과의 소통을 주로 하신다고,,, 잃어버린 아이들과의 소통과 찾아줌은 에너지가 무척
많이 소모되는 일이라서 고통스러웠다고 하신다.
하지만 단비를 잃은 내 심정은 그분께 전달이 되었다.
단비와의 소통이 되질 않는다는데 단비의 모습이 어렴풋 보이기는 한다고,,,
찾기가 쉽지 않을거라고 하셨다.
믿을수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예전부터 어른들이 하신 말씀을 하셨다.
사랑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그 사랑을 보답하는 한가지 방법으로 가족들 그 누군가에게 돌아올
액을 대신 가지고 집을 떠난다고 하신다.
믿을수도 믿지 않을수도 없었다.
하지만 그 이야길 듣고 나서 더 마음이 아렸다.
아들애가 인터넷을 뒤지며 정보를 모았다.
잃어버린 고양이 찾는 방법,,, 등을 검색하다 알아낸 냥이들의 특성은 절대로 집 근처를 떠나지
않는다는것이었다 영역동물이기에 멀리 떠나지 못하고 근처 사람이 상상할수도 없는 어느곳엔가
숨어 있다는 것이었다 적응이 서서히 되면 그 자리에서 잠깐씩 나와 주변을 살핀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한분 고양이 탐정으로 유명한 김동규님의 활약상도 찾아보았다.
삼일째,,, 아들은 김동기님께 연락을 했다.
이런 저런 조언을 듣고 어렵게 그분께 단비를 찾아줄것을 말씀드렸다.
다음날 아들은 이곳 퇴촌에서 두시간 걸려 신림동으로 찾아가 그분을 모시고 왔고 다섯시간을
동네 곳곳 고양이들이 숨을 장소를 찾아보았다. 결국 찾지 못했다.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찾아보라고 말씀하셨다 냥이들은 오래 한자리에서 꼼짝을 않는 경우도 허다
하다며 주인이 포기하는 마음이 단 1%라도 있으면 찾을수 없다고 꼭 찾을때까지 찾아보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그 후로 낮에도 밤에도 새벽에도 난 단비를 찾아 돌아다녔다.
지치면 들어와 한두시간 눈 붙이고 또 나가서 돌아보길 이제 열흘이 가까워 온다.
단비를 찾아다니다 만나게 된 길냥이들,,,
우리집 근처의 아깽이는 내가 밖에서 단비야,,,하는 작은 목소리만 들려도 냐옹 하며 대답을 하고
나온다 그리고 내가 내민 밥그릇을 맛있게 비우고 골골송을 불러준다 기특하게 꾹꾹이도 해준다.
아깽이에게 혹 단비를 만나면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해줘,,, 하고 다시 발길을 돌리면 말을 알아 듣기
라도 한듯 냐옹 인사를 하고 차밑으로 들어가 제 작은 몸을 숨긴다.
비쩍 마른 몸매에 배만 유독 부른 턱시도 냥이
곧 아기냥이 태어나나 했었다 마른 몸피에 반해 엄청 부른 배 그리고 부풀어 오른 젖꼭지를 보며
그렇게 짐작을 했었다 그런데 이제 출산을 한지 얼마 안되는 엄마냥인것을 바로 알았다 정말 작은
아깽이 딱 내 주먹만한 아깽이가 조금 떨어진 구석에 숨어있다가 제 엄마가 나를 피하지 않는것을
보곤 폴짝 뛰어와 밥을 먹는 엄마의 젓꼭지를 빤다. 가끔 사료 한알을 꼭꼭 깨물어 먹기까지 한다.
이 모자도 새벽이든 낮이든 내가 단비야 를 작게 외치며 다닐때는 멀리서도 알아듣고 뛰어온다.
이렇게 우리동네 길냥이들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많을줄 알았는데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니었다 다 합치면 스무마리가 못되는듯,,,
엄마냥이 다섯꼬맹이를 키우는 컨테이너밑 , 어슬렁 저 혼자 다니는 단비만큼 덩치가 큰 냥이까지
아이들은 소심하기도 하고 애교가 많기도 하고 겂이 많기도 하지만 그래도 일주일을 넘기며 나를
나란 존재를 받아들였다.
저 길냥이들도 겨우 일주일만에 마음을 열고 제 이름도 아니면서 내 목소리만 듣고도 냐옹 하고
반기며 뛰어오는데 우리 단비는 털끝하나 보이질 않는다. 낮엔 온갖 소음에 묻혀 혹은 겂에 질려
그럴수도 있다지만 세상이 다 잠든 새벽 냥이들만이 다니는 조용한 그 새벽에 나지막 하지만 분명
내 목소리는 들릴텐데 한번도 대답이 없다.
단비는 집안 어디서든 내가 단비야~ 하고 부르면 냐옹 하고 대답을 하고 다가왔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흔적조차 없이 사라질수 있는지 모르겠다.
고양이 탐정님의 말씀으로도 누군가 잡아가지 않았다면 절대로 동네를 집 근처를 벗어나지 않는
다고 한다 그게 냥이의 특성이라는데 이렇게 흔적조차 보이지 않을수 있을까?
시골이기에 지나치는 사람이 적다.
시골이기에 어르신들께 부탁을 해 놓았다.
혹 단비를 보시면 잡으려 하시지 마시고 내게 꼭 알려달라고,,,
박스를 주우러 다니시는 주희할머님은 나와 마주 치면 아직도 못찾았어 하신다 어째 눈에 띄질
않는다고 늘 보던 아이들만 보이지 새로운 고양이는 안보인다고 하신다.
단비는 도대체 어딜 간걸까?
한바퀴 다 돌아도 삼십분도 채 안걸리는 동네안에서 하루에 수십바퀴를 샅샅이 훝어보고 다니는데
어쩌면 이렇게 흔적조차 없을까?
이제 조급한 마음을 안정시키고 시간싸움을 시작해야 할것 같다.
간혹 한달이 지난뒤에도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니까,,,
찾아다니다 포기하고 일상으로 되돌아와 살아가는중 어느날 출근을 하려 문을 여니 문앞에 앉아 있더
라는 사례를 올린 그 집사님은 얼마나 행복할까?
우리 단비가 만약 누군가에게 잡혀가지 않았다면 분명 그렇게 짠~하고 나타 나리라 믿는다.
워낙 호기심 대장이었으니 어쩌면 밖의 세상을 즐기고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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