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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위선이 아닐까?

by 동숙 2014.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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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양재동 꽃 시장에서 사온 꽃들을 다듬었다.

우스개 소리로 나는 꽃 모강지를 뎅강 뎅강 자르다,,, 했었다.

써 놓고 보니 마치 내가 그 옛날 망나니가 된듯 느껴지는거 좀 우습지 않은가?

 

꼬맹이가 집을 나간지 열흘이 넘었다.

지난번 친구들이 찾아와 맛있는 점심을 먹은 그날 집을 나갔으니,,,

 

그동안 몇번 집을 나간적은 있었으나 다음날 출근하면 공장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한번은 어디선가 호되게 당했는지 며칠동안 문쪽은 바라보지도 않았었다.

그러며 생겼던 버릇.

흔히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들이 말하는 꾹꾹이와 쯥쯥이를 했다.

 

아기 고양이때 어미젖을 빨며 했던 동작을 은연중 다시 하는 모습을 보며 안스러워 무릎을

내줬었다. 그러나 꼬맹이의 꾹꾹이는 아기가 아니어서 그런지 내 팔뚝에 상처를 냈었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었으나 그 상처는 살짝 곪기 까지 했었다. 그래서 였었다.  꼬맹이가 무릎에 올라오면

야단을 쳐 내려보냈던게,,,

발밑에 와서 한참 바라보다 체념하고 난로 옆 의자로 올라가 잠이 들고 했었는데 무심히 넘겼었다.

 

지금 꼬맹이가 집을 나간 후 별의 별 생각이 다 든다.

어제처럼 비가 내리는 날 우습게도 퇴근하며 눈물이 나왔다.

그녀석이 이 비를 어느 처마 밑에서 피하고 있을까?  사람을 보면 피해야 하는데 그녀석은 사람만

보면 좋다고 냥냥 거리며 달라붙는데 혹 고양이를 싫어 하는 사람에게 해를 입은것은 아닐까?

참으로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내가 혹 저를 싫어 한다 생각하고 떠난것은 아닐까?

절대 그렇지 않은데,,,

 

내게 찾아와 밥을 먹는 길냥이들 중 꼬맹이와 닮은 아이가 있었다.

그녀석이 혹 꼬맹이 인줄 알고 큰 소리로 부르니 빤히 바라보다 묵정밭 넘어로 사라진다.

 

자격이 없는것이 분명하다.

내가 거둔 셋 모두 집을 나가 헤어지는걸 보면 난 분명 자격이 없나보다.

내 마음이 분명 그애들에게 전달 되었으리라 믿었었는데 어쩌면 그게 아니었는지도 모르겠다.

 

참,,, 슬프다.

 

꽃 모강지를 뎅강 뎅강 따내며 내가 꽃을 좋아한다는거 고양이를 좋아한다는것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혼란스러웠다. 어디까지가 맞는것일까?

어쩌면 위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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