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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준영이와 아침 통화

by 동숙 2014.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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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출근을 했는데,,,

아들애의 전화가 울린다.

 

ㅡ 엄마,,,

 

아들의 목소리가 영,,, 우울하게 들린다.

 

ㅡ 왜?

ㅡ 앞집 휠쳐 타고 다니는 아저씨 알지?

ㅡ 그래 왜?

ㅡ 그 아저씨가 좀전에 찾아 왔어

 

순간 이넘이 뭐 잘못한거 아녀? 했었다.

 

ㅡ 그 아저씨가 아침부터 왜 오셨어?

ㅡ 엄마가 단지 잃어버린거 아저씨한테 말했어?

ㅡ 그거 작년 단비 잃어버리고 찾아다닐때 했지 왜?

ㅡ 농협주차장 근처에서 단비를 봤대

 

그랬다.

작년 단비를 잃어버리고 미친년 처럼 온 동네를 돌고 또 돌았을때 나는 누구나 붙잡고 단비 사진을

들이밀며 보면 꼭 연락 달라고 했었다.  사례는 충분히 하겠다고,,,

 

결국 단비를 찾지 못하고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을 맞이하며 단비는 시나브로 우리 가족에게서

잊혀지고 있는 중 이었다.

 

눈보라가 휘몰아 치거나 혹 단비와 비슷한 길냥을 본 날이면 아이들 앞에서 내색을 못하니 늘 혼자

눈물짓기를 수없이 했었다.

그런데 나만 그런것이 아니었다.  우리 아이들도 나에게 내색은 하지 않으며 때때로 단비 생각에

가슴이 쓰렸나보다. 아들애의 울먹이는 목소리는 아직도 그리운 단비 때문이겠지.

 

고양이 탐정도 불렀고 텔레파시를 이용해 직접 고양이와 소통한다는 김동기님과도 여러번 통화를

했었다.  탐정도 손들고 물러나고 김동기님의 불안한 소식은 내내 내 가슴속에 통증으로 남아있다.

단비는 살지 못할거라는,,, 많이 다쳤다는,,, 찾더라도 생명은 스러지겠다는,,,

 

그런데 간혹 이렇게 듣는 단비를 닮은 아이들 소식은 내게 작은 희망으로 반짝인다.

아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나보다 차라리 잘 되었다는 그 말은 바로 아들의 희망표현이

아닐까 싶다.  돌아오지 않더라도 어딘가 살아있다는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아침,,,

아들과의 짧은 통화로 또 단비 생각이 났다.

그리웠다. 

 

냥이 사료 한바가지 잔뜩 퍼 가지고 사무실 뒤켠의 길냥이 밥통에 잔뜩 부어주었다.

니들 단비한테 고맙다고 하고 먹어~~~ㅎ

 

단비도 그 누군가에게 이렇게 밥을 얻어 먹으면서라도 살아있는게 분명하다면 참 좋겠다.

보고싶다 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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