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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11월21일 검단산에 다녀오며,,,

by 동숙 2015.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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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부터 아침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돌아온 아들과 오랜만에 긴 수다를 떨었다.

산에 올라갈 시간이었지만 모처럼 엄마앞에서 제 일상의 에피소드를 털어놓는 아들에게

스톱을 외치지 못해 조금 늦은 산행을 시작했다.

 

요즘은 차를 거의 아들애가 쓰기에 멀리 산행을 하지 못하고 늘 뒷산만 다녔는데

오늘은 좀 떠나볼까 싶어 열시반을 넘긴 시간이었지만 배낭을 챙겨 메고 검단산으로 향했다.

 

배알머리를 들머리로 잡고 안내판을 살펴보니 정상까지 두시간이 조금 넘게 걸리는 산행이었다.

지난번 초여름무렵 이곳에 다녀올때 조금 힘들기는 하였으나 다녀올만한 거리여서 그닥 걱정을 하지 않았다.

 

 

 

 

 

 

윗배알미에서 감시초소를 거쳐 송전탑 삼거리 정상

소요시간은 2시간 20분 이라고 안내되어 있었다.

 

 

 

 

이곳으로 들머리를 잡으면 수려한 계곡과 친구하며 오르게 된다.

가뭄이 극심했던 지난번의 산행때도 이곳은 물이 흐르고 있었기에 수량이 풍부한 계곡이라

생각되었는데 요사이 비가 제법 오셔서 그런가 물소리가 아주 경쾌했다.

 

 

 

 

 

 

곳곳에 작은 소도 있고 아직 떨구지 못한 마른잎을 매단 단풍나무도 있어서 그런지

을씨년 스럽지는 않았다. 충분히 늦가을의 정취를 느낄수 있었다.

옷차림을 살짝 고민했는데 예보에서 오늘은 포근한 날씨라 하여 티셔츠와 겉옷 하나만 걸쳤는데

그래도 등으로 땀이 흐르는게 느껴지는 살짝 더운 날씨였다.

 

 

 

 

 

계곡과 함께하는 산행이어서 그런지 너덜길이다.

자칫 잘못하면 발목을 삐끗 할수도 있기에 바닥을 잘 보며 걷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요일임에도 지난번처럼 많은 사람을 마주치지는 않았다.

지난번엔 계곡에서 웃통을 벗고 있던 사람들도 꽤 많았고 라디오를 크게 틀고 다니는 사람도

많아서 눈살이 절로 찌푸려 졌는데 등성이에 오를때까지 그닥 많은 사람을 만나지는 않았다.

 

 

 

 

 

 

 

거의 커플이었다.

가끔 나처럼 혼자 나선 사람들도 보였으나 대게가 연인 혹은 부부로 보였다.

부러운 대목 하나,,,ㅋ

 

 

 

 

지난 계절의 흔적이 고스란 남아있는 낙엽과

업드려 입이라도 대보고 싶을 정도로 맑았던 계곡물

 

 

 

 

 

빛깔 고운 좀 작살나무열매의 존재는 또다른 생동감으로 다가온다.

이제 거의 열매를 떨궜는데 지금도 남아서 영롱한 보라빛으로 눈을 즐겁게 해줬다.

 

 

 

 

 

 

낙엽이 되어 땅에 떨어진지 조금 시간이 되어서인지,,,

들뜸이 아닌 차분한 모습이었다.

낙엽도 처음 떨어졌을땐 뭔가 소란스럽고 들뜬 느낌이 많이 드는데

이제 차분하게 가라앉은 모습을 보여준다.

 

 

 

 

 

 

계곡을 따라 오르는 내내 보라빛 열매를 자주 마주쳤다.

초여름 이애가 아주 작은 귀여운 꽃을 피운다는것을 사람들은 알까?

내년 봄이 무르익었을때 다시 찾아와 그 모습을 담아봐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우리동네 뒷산을 오를땐 조용한 한가로움이 있다.

사부작 내 발걸음 소리만 들리는,,,

이곳은 내내 경쾌한 계곡물소리에 심심치 않았다.

 

 

 

 

 

 

 

 

1.5~2킬로쯤 와서야 만나는 발걸음이 편안해지는 길,,,

발목부상을 입을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돌이 많은 길을 지나니

포근하게 낙엽만이 있는 길이 나온다.

그러나 이 편함은 잠시뿐,,,ㅋ

곧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마지막 계곡의 흔적을 뒤로하고 이렇게 나무로 흙의 흐름을 방지하는 오르막이 계속된다.

산 등성이에 오를때까지 쭈욱~~

 

두어달 전부터 일주일에 세번 이상씩은 산행을 하자 마음먹고 실행하고 있는터라

나는 이번 검단산 산행이 쉬울줄 알았다.

어제 뒷산을 걸을땐 아주 가볍고 상쾌하게 돌아왔던지라 오늘도 그러하겠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완전 오판이었다. 몸이 천근만근이고 어깨는 또 왜 그리도 아프던지,,,

스틱을 짚는게 부담이 되어 접어 배낭에 넣었다가 다시 꺼내기까지 하였다.

 

슬그머니 여기까지만 할까 하는 생각도 했다.

컨디션에 따르는거지 뭐 사진도 몇장 담았겠다 혹은 집에서 뒹굴며 보낸것보다야 훨 낳지~ 등등

합리화를 할 핑계거리를 내내 찾으며 오르던 힘겨웠던 산행이었다.

 

 

 

 

 

지난번엔 이곳을 못보고 지나쳤던게 아닐까?

아니 어쩌면 그때 가뭄이 극심할때라 물이 나오지 않았던게 아닐까?

오르는 길목에 산 깊은곳에 묻어놓은 관을 따라 맑은물이 졸졸 흐르고 있었다.

냉큼 달려가 한바가지 마셔보니 힘겨움이 조금 덜어지는 달달한 물이었다.

 

 

 

 

 

 

끝없이 있을것만 같은 휘 돌아 오르는 오르막 길,,,

오르다 숨 돌리고 또 오르고,,,

 

 

 

 

 

송신탑이 있는 산등성이가 나왔다.

이제부턴 조금 수월히 오르겠지 싶어 한숨이 다 나왔다.

송신탑뒤로 저 너머로 가면 바로 용마산이다.

다음엔 이쪽 용마산으로도 한번 올라와야지 싶다.

 

 

 

 

 

삼거리에 다 다르면 작은 포장마차가 있다.

막걸리에 컵라면 등등을 파는 그 아저씨는 여전히 그곳에 계셨다.

커피 한잔 생각이 간절했으나 남정네 두어분이 막걸리를 마시고 계셔서 선뜻 다가가지 못했다.

삼거리를 지나며 또 나무계단이 있는 오르막이 시작되는데 이곳부터는 사람들이 많았다.

산곡초등학교쪽에서 오르는 사람들이 배알머리쪽 보다 훨씬 많은것 같았다.

 

이름모를 산새 한마리가 나뭇가지에서 열심 먹이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도 담을겸 또 숨도 돌릴겸,,,ㅋㅋ

 

 

 

 

 

 

 

 

 

그렇게 고민하는 사이에 정상에 다 다랐다.

시야는 지난번처럼 맑지 않아서 멀리까지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괜찮은것 아닐까?

하남시를 거쳐 고골로 빠지는 길이 훤히 보인다.

 

 

 

 

 

 

 

 

양수리쪽도 그런대로 보인다.

저 바로 앞에 보이는 예빈산엔 올해 두번 올랐는데,,,ㅋ

맑은날 이른 새벽에 꼭 올라가야 할 이유가 있는데 아직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다시 돌아 내려가는길,,,

햇님을 등지고 올라와 저렇게 쨍한지 몰랐었다.

등성이 오솔길을 걸으며 쨍한 햇님을 오랜만에 보니 반가웠다.

 

 

 

 

지난번 올라왔을땐 이 산수국꽃이 막 피기 시작했었는데,,,

어느새 꽃은 지고 저렇게 마른 꽃대만이 마치 꽃인양 늦가을 볕에 서러웠다.

피면 질때가 있는것이고 또 새로운 세상이 오면 활짝 피어날때가 있는것,,,

 

 

 

 

 

 

 

 

 

 

 

 

 

그렇게 힘들어 하며 오르다 보니 어느새 정상이었고

내리막은 눈 깜짝할 순간이었던듯 싶다.

 

삶도 그러하지 않을까?

지금 비록 힘들어도 오르고 또 오르다보면 정사에 오를것이고

그 정상에서 한껏 세상을 품어봐야 잘 살았다 하지 않을까?

내리막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니 다 그렇구나 너무 섭해하지 말아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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