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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12월8,9일 소야도의 마법같은 시간

by 동숙 2018.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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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있는 마지막을 장식하고자 찾은 소야도

한해동안 이곳저곳 같이 산행과 트래킹을 하며 추억을 공유했던 친구들과 의미있는 마지막을 장식하고자 찾은 소야도

연안부두에서 1시간40여분을 덕적도 가는 배를 타고 덕적도 바로 옆의 소야도에서 올해의 마지막 추억을 만들었다.

집에서 새벽에 나서 중간중간 친구들과 만나던 이날은 올들어 가장 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날이었다.

우리동네의 아침 기온은 영하14도였다.

바람이 감춰질곳 없는 바다의 섬인데 아무래도 더 춥겠지 싶었으나 추울것을 예상한 것보다는 덜 추웠다는,,,

연안부두 여객터미널에서 따뜻한 커피와 샌드위치로 속을 채우고 승선을 했다.










안녕~~ 육지야~~

그렇게 삶의 중심이던 육지를 떠나 홀가분 섬으로의 여행에 들떠 수다떨며 가다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고

잠깐 바람쐬러 나온 갑판에서 저 앞에 덕적도와 소야도가 보인다.

바람 무섭다 어찌나 쨍한 칼바람인지 잠깐 나온 밖이지만 금방 볼과 손가락이 얼어 붙더라는,,,






소야도에 내려 팬션 차량이 오기전 아침겸 점심을 먹기로 했다.

작은 섬이라 식당이 몇 없고 그나마 요즘같은 비수기엔 문을 닫았더라는,,,

식당 찾는길에 길가의 감나무엔 따지 않은 감이 몰랑한 홍시가 되어 가더라.


오던길 되돌아가 문연 식당에서 우럭회와 뜨끈한 매운탕으로 맛있는 식사를 했다.

식당앞에 아주 잘 말린 생선이 보이길래 판매냐고 물었더니 그렇단다 가격을 듣고 허걱 했다.

한마리에 싼것은 3-4만원 비싼것은 10만원이 넘는단다.

자연산이라 그렇다는데 참 맛있어 보이기는 했다만 너무 비싸 사려던 마음을 접었다.







팬션에 도착했다.

바다애,,,

이름도 참 곱다.

ㅇ우선 짐을 풀고 앞 해송을 지나면 바로 있는 바다를 찾았다.

서해에서 훤한 수평선을 보기도 썩 쉽지 않은데 기쁘게도 마음 툭 터지는 망망한 바다였다.

해사 벌써 저만치 넘어가서 시간이 꽤 되었는줄 알았는데 두시를 넘겼단다.


바닷가도 걸어보고 갯바위 뒤집으며 작은게도 잡았다.

친구는 바닷가를 걸으며 꽤 큰 조개들을 주웠다.

물이 들어오고 있던중이라 조개가 있으리라 생각을 못했는데 원래 물이 들어올때 바닷가를 걸으면 조개를 쉽게 발견할수 있단다.

그렇게 산책을 하고 너무 추워 다시 팬션으로 돌와와 몸을 녹이고 주워온 조개는 해감을 시키려는데 이런,,,, 구운소금밖에 없다.

결국 잡은 조개는 삶아도 너무 지근거려 먹을수가 없었다는,,, 라면에 몇개 넣었지만 많이 남은 게는 다음날 다시 바다로 돌려보냈다.















너무 예쁜 바닷가,,,

이름이 떼뿌리 이다.

여름 아이들 데려와 한 며칠 쉬어가면 정말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육지에서 떨어진 섬이고 그 섬의 바닷가중 한곳이라 여름에도 그리 북적이지는 않는다는 쥔장의 말씀이 아니더라도

한가로이 며칠 쉬어가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평화로운 장소였다.


몸을 녹이고 다시 바다로 나왔다.

해지는것을 보고싶어서,,,

그러나 운 없게도 이날의 노을은 별로였다.

오후에 날씨가 흐릴거라더니 잠깐 붉그레 물들던 하늘은 실망스럽게도 그대로 어두워 지더라는.






떼뿌루 해변에서 죽노골 해변으로 넘어가는 작은 산길,,,

팬션에 남은 친구들과 우리처럼 이렇게 산책을 하는 친구로 나뉘었다.


















아쉬운 일몰,,,

그래도 나름 아름다웠다는


일몰을 함께 기다렸던 친구들

혹여,,, 기대를 하며 해변 이곳 저곳을 쏘다닌 나를 찾으러 오는 두 친구의 모습이 그림같다.









꽤 어두워진,,,

카메라엔 그리 보이지는 않는다~ㅋ

준비해온 폭죽을 가지고 뒤따라 나온 친구들과 조금 더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

그러고 보니 폭죽놀이를 해본적이 거의 없다.

아주 작은 폭죽막대를 들고 즐거워 했던 기억이 가물가물 있는것을 보니 아주 오래전인듯 싶은데 아마도 울집 아이들과

강원도에 가서 였지 싶다.

마치 아이들로 돌아간듯 어둠을 기다려 하늘에서 팡팡 터지는 폭죽을 보는 재미는 꽤 달콤했다는~

나도 이런 놀이를 해보는구나 싶었다.













그리도 바람불고 춥더니 그예 눈이 내리신다.

제법~~~

아마 나는 오래도록 잊지 못할것이다.

겨울 섬에서의 친구들 그리고 폭죽, 눈, 이쨍한 그러나 상쾌한 추위를,,,,














멋지다~~

어릴적에도 못 경험했던 낭만이다.

그러나 어릴적 못지 않게 즐거웠고 누렸던 우리였다.





그렇게 바닷가에서의 추억을 쌓고 언 몸으로 돌아온 팬션은 올려놓은 보일러 덕분에 따뜻했다.

준비해온 고기를 굽느라 밖에서 더 수고를 했던 남친들,,,ㅋ

나와 같이 먹자는데 어우~~추워 싫다.

결국 밖에서 구워 들여놔준 고기를 맛나게 먹는 호사를 누렸다는,,,

상배가 준비해온 소시지와 가래떡도 숯불에 구워 고향집에서 엄니가 보내주셨다는 꿀을 찍어 먹었더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이번엔 여친들 암것도 준비마세요 우리가 다 할께요 하더만 속으로 조금 미덥지 않았는데 웬걸 정말 꼼꼼 준비해서 시작부터

마무리 뒷 설거지까지 다 해주는 호강을 맛보았다,

고마웠다 친구들~~~^^





다음날 어제의 늦은 수다로 일출을 보지 못했다.

ㄴ느지막 일어나 역시나 끓여준 시원 구수한 라면으로 아침을 먹고 소야도 끄트머리 끝말(막끝단섬)으로 트래킹을 나섰다.

왕복 5키로쯤 된다.

작은 섬인지라 큰 오르막도 없고 내리막도 없다.

기분좋은 솔숲을 지나는데 고사리가 지천이다.

이 지역의 특산물이기도 하다는 고사리와 소나무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끝말로 가는길은 조망이 트이면 트인 바다가 보인다.

우리 어제 놀던 그 떼뿌루도 보이고 나는 이름도 모르는 작은 섬들도 풍경을 더 풍성하게 한다.

앞선 친구의 발걸음에 따라 가끔 등에 땀이 나기도 하고 멈춰 서 주면의 풍경을 감상하기도 하며 걷는 길은 행복했다.









떼뿌루 해안









끝말이다.

한시간을 걸어와 마주친 섬의 끝

뱃전을 연상시키는 전망대가 있다.

오후였으면 아마도 좋은 사진포인트가 되었을 이곳은 아침이었기에 진한 역광이다.

그곳에서 또 잠시 주변을 돌아보고 각자 인생샷도 남기고,,,











이 섬에서 제일 높다는~~ㅋ

저래 보여도 오르는 길이 꽤 가파르고 숨이 찼다.

그곳에서 바다를 둘러보고 돌아와 뱃시간에 맞춰 잠시 해변을 둘러보았다.

물이 나가는 시간이라더니 정말 순식간에 물이 빠진다.

팬션에서 쉬는 친구들도 있었고 나는 바구니 들고 해안에 나와 둘러보며 조개를 주웠다.

집에 가져가 잘 해감시켜 구수한 칼국수를 끓어 함께 못한 내 식구들에게 맛보여주고 싶었다.

무거운 짐은 친구가 날라줬다는,,,^^


전날 따끈한 고구마와 시원한 총각김치를 나눠 주시던 고마웠던 팬션의 사장님이 다시 부두까지 태워주셨다.

정년퇴직하고 들어오신지 얼마 안된다는 두분은 처음엔 육지가 그리웠으나 지금은 육지 나가기가 무섭다고,,,

그렇게 자연과 더불어 편안히 즐겁게 여생을 보내시는 두분은 축복받은 분들이시지 싶다.


배를 타고 돌아오는길은 따끈한 아랫목같은 선실에서 푹 잠들었다.

연안부두 도착해 시장기를 느끼지 못해 그냥 안녕을 하고 친구들과 헤어졌는데 나중 친구들의 차 세대가 모두 시동이 걸리지 않아

보험회사 부르는등 헤프닝이 있었단다.


집에 돌아오니 집이 참 편하구나 싶으며 하룻밤의 꿈은 지나갔다.

전에 미리 반찬이며 준비를 해놓았는데 얼마나 착실하게 먹었던지 밥도 다 먹고 반찬도 그렇다.

서둘러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고 가져온 조개는 진한 소금물에 해감을 준비했다.


이제야 내 일상으로 돌아왔구나 싶다.

마치 열두시가 넘은 신데렐라 처럼,,,

겨우 하루밖에 안되지만 마음껏 웃고 떠들과 손끝에 물 한방울 뭍히지 않고 보낸 신데렐라의 마법같은 시간이 풀렸다.

열심히 살다보면 또 주어질테지?

마법의 시간은 내게 오래도록 기억되지 싶다.

고마웠다 친구들,,,

사랑한다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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