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뜨거운 날이 계속되었는데 모처럼 반가운 비 소식이 하필 토요일 들렸다.
예보를 찾아보니 강원도엔 오후 늦게나 오신다기에 함백산으로 가볼까 망설였으나 늦은 밤 시간 다시 찾아본 예보에
화악산이 있는 가평도 새벽까지만 오시고 그친다기에 금강초롱과 닻꽃을 보러 화악산으로 가기로 했다.
토요일 여섯시 집을 떠날 때도 비는 오지 않았다. 결론 하루 종일 비는 만나지 않았다는 것~ㅎㅎ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그렇게 막히지 않게 화악산에 도착을 했는데 그래도 두 시간이 넘게 걸렸다.
가는 도중 마주친 모곡 강변과 가평의 계곡엔 텐트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는 것을 보니 역시 휴가철이구나 싶다.
화악산 터널 위 고개에 도착을 하니 예전 찾아왔을 때와 많이 달라진 풍경.
야생돼지의 이동을 막기 위해 철조망 쳐져있었고 중봉으로 오르는 시멘트 임도는 막혀있어 터널 위부터 걸어야 한다.
나야 뭐 어차피 북봉 능선을 따라 오르다 임도로 내려와 돌아올 계획이었으니 별 상관은 없었으나 예전처럼 차량으로
쉽게 접근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다.
이른 시간에도 차량이 몇 대 주차되어 있었다.
간밤에 비박을 한 차량도 있는 듯싶은데 화악산은 경기의 최고 높은 산이라 한여름에도 정상은 서늘하니 더위를 쫓기
좋은 산이고 차량 접근이 쉬워 그런 듯싶었다.
아래서 보면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았을 정상은 운무가 연신 흐르는 멋진 모습이었다.
햇빛이 아직 퍼지지 않은 이른 시간이라 게다가 운무까지 짙어 제대로 된 사진을 담기 어려웠다.
핸드폰으로 카메라로 번갈아 담아보았어도 이지경~~ㅋ
그래도 반가운 여름꽃 쥐손이 꽃과 동자꽃 말나리 등이 지천으로 피어있어 반갑고 즐거웠다.
북봉 능선은 거의 정상에서 시작한다고 얕보다가는 큰 코 다침~ㅋ
시작부터 오르막이다.
오르고 내리 고를 반복하며 중봉 방향의 부대까지 가야 한다 약 2km 조금 더 걸리지 않을까? 싶은 길은 바위를 타고
오르기도 하는 짧은 밧줄 코스도 몇 군데 있다.
한 시간가량 올라오니 운무는 여전했으나 주변은 좀 더 밝아졌다.
바람이 불어오면 어찌나 시원한지 서늘함까지 느껴지던 화악산이었다.
한참을 걷다가 운무가 서서히 물러가고 나니 햇볕이 드러났다.
역시다 뜨겁다~ㅋ
그래도 벌써 단풍이 시작하니 아마도 이 더위는 조금만 더 지나면 수그러들듯 싶다.
정상 군부대 근처에 다 다르니 나무 울창하던 숲은 키 작은 나무로 바뀌고 숲엔 더 많은 여름꽃들이 보였다.
많이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들,,,
걷힌 운무 사이로 반대편 사창리 방향이 잠깐 드러나는 첫 조망이 터지는 장소였다.
친구에게 산에 웬 굴뚝이 있더라 이야길 했는데 다시 이렇게 만났는데 혹 봉화대 같은 게 아닐까 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첫 금강초롱을 만났다.
경험으로 초반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으나 그래도 혹시나 싶어 잠깐 옆길로 새어 찾아보기도 하며 올랐는데
결국은 예전 만났던 장소에서 만나게 되었다.
흰 모시대와 연보랏빛 모시대의 모습을 제대로 담을 수 있었다.
금강초롱을 몇 포기 만났는데 꽃은 이제 시작인 듯 봉우리가 많이 보였다.
이제 닻꽃을 보러 다시 출발~~
정상에서 만나기 기대했던 닻꽃은 시기가 조금 이르다.
이제 겨우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몇 있기는 했으나 적어도 일주일은 더 지나야 제대로의 모습을 만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웠으나 내년이 또 있으니~~ㅎㅎ
예전에 이쪽에서 철조망을 따라 내려가다가 군인들에게 혼난 기억이 있어서 이번엔 임도로 내려가는 길을 잘 찾아야
했는데 역시 작은 오솔길이 있었다. 그 길을 따라 내려가는데 어찌나 힘들던지,,,,ㅜㅜ
좁고 미끄럽고 위험하고 한참을 내려와 임도와 만나서야 안심을 했다.
그 길을 내려가며 만난 고운 꽃은 많았으나 카메라도 핸드폰도 엄두가 나지 않았다가 만삼을 만나서야 카메라를
꺼내지 않을 수 없었다.
고생 끝에 임도에 내려섰다.
역시나 임도길은 햇빛을 막을 나무가 없어 너무 뜨거웠다.
조금 전 산 위에서의 그 서늘함이 그리울 정도였으나 길 양편의 여름꽃들을 살펴보며 역시나 2km가 조금 넘을 길을
내려왔다.
임도를 내려와 주차장에 오니 배도 고프고 차 안은 한증막이고~ㅋㅋ
준비해온 점심을 그늘로 자리를 옮겨서 먹었다.
날이 더워 미역 오이냉국을 준비해 가져왔는데 덥고 땀 흘리고 갈증이 엄청 심했는데 그 갈증이 싹 가시는 시원함이었다.
든든히 점심 먹고 후식으로 달콤 향기로운 복숭아까지 먹고 집으로 출발~
몇 해 동안 금강초롱과 닻꽃이 보고 싶어 복중의 날씨에도 화악산을 찾았다.
여전 곱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쁘니들을 보면서 먼길을 찾아간 보람이 있고 힐링을 하는데 올해는 조금 불편한
마음으로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그 아름다운 아이들을 보고싶어 먼길을 찾아왔을 텐데 왜 꺾어 연출을 하며 사진을 찍을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담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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