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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22.11.5 양평 도일봉에 다녀오며~

by 동숙 2022.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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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날씨는 역시 이불속이 좋은 계절인가보다.
일어나야지 하는 시간에서 두시간이나 더 자고 나니 몸은 개운한데 멀리 나서긴 늦었다~ㅋ

가까운 양평으로 무작정 나서다가 오랜만에 중원계곡을 걸어보면 좋겠다라는 생각에 찾아가는길~

오년쯤 되었던가?
꽤 오랜만에 찾아오니 아래쪽에 꽤 넓은 주차장도 생기고 근처엔 전원주택이 많이 들어서 낯이
설었다.
토요일임에도 여름과 단풍철이 지나니 한가한 가장 윗쪽의 옛날 주차장에 주차를 하는데 나를 포함 세대가 주차를 했다.
여름이었으면 길고 깨끗한 중원계곡 때문에 많이 붐비는 곳인데,,,



도일봉까지 4km가 넘는다니 찬찬 가보자 시작하는데 예전 오르던 등로의 시작이 사유지로 막혀있었다.
계곡가로 새로이 가야하는길은 데크도 놓여있고 아직은 남은 단풍의 화려함으로 살짝 들뜨게 하는 매력적인 시작이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길로 들어서니 역시나 가을을 지나 겨울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다행히 중원계곡은 남향으로 자리하는지라 등뒤로 햇빛이 어찌나 따스하던지,,,



경쾌한 물소리에 조금 걷다보니 바로 중원폭포에 도착했다.
여전한 모습이 반가웠고 잠시 내려가 바위에 핸드폰 기대놓고 사진도 찍었다.
그리고 다시 걷는길 역시나 잊고 있었던 계곡 오르는 돌길의 위력이 전해져 등산화를 발목까지 다시 조여 매었다.
자칫 실수하면 발목 다치기 딱 좋은 길이였다.



첫번째 계곡을 건너는 곳이다.
여름 물이 많을때는 여지없이 빠져 걷던지 신을 벗고 건너야 하지만 지금은 물이 그나마 줄어 징검다리로 건널수 있었다.
계곡가의 낙엽은 가끔 길인지 물인지 헛갈리게 하니 스틱으로 확인을 하며~



비록 말라 오그라들긴 했지만 아직은 매달려있던 단풍과 맑은 계곡에 눈길을 주다보니 어느새 중원산으로 오르는 가파른 길과 만났다.
어느해던가 가을날 저길을 올라 아슬아슬한 바위를 타고 넘느라 등짝에 식은땀 흘리며 중원산을 올랐었지,,,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며 어느새 나는 조금은 그 공포증을 이겨내고 있구나 싶어 스스로 대견하단 생각도 했다.



물이 감탄이 나올 정도로 맑다.
자주 나타나는 작은 폭포들 그리고 초록의 깊은 소
길은 여전히 돌이 많고 주의하며 걷다 고개를 들어보니 저 앞에 내가 오늘 오를 도일봉이 보였다.



점점 깊어가는 계절
어느새 올 한해도 달력 두장이 남았다.
올해는 주말 산행을 500km를 넘겨보자 계획을 했었는데 이번 산행까지 426km 이다.
무난하게 목표를 달성하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걷다보니  여름 호우에도 여전한 돌무더기 너덜이 있는 곳도 지나고 커다란 돌탑에 나도 하나 얹으며 무사산행을 기원하기도 했다.



가파른 길가로 맑은 소가 보이고 다시 나타난 돌 징검다리를 건너며 바라보니 마치 거북이 한마리가 폭포물을 마시려는듯한 모습으로 보여 혼자 웃기도 했다.
그리고 나중 내려오려는 도일봉 샛길을 지나치며,,,



도일봉까지 아직은 한참 올라야 하는구나~
길은 돌길이고 낙엽까지 덮여 험하지만 이쁜 계곡이 함께하니 쉬이 올라진다.
가파른 언덕 하나 넘어서고 조금 수월하다 다시 올라서는 길이다.



멋진 낙엽송도 만나고 계곡을 두번쯤 건너며 폭이 조금 좁아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곧 만난 삼거리 여기서 도일봉과 싸리재로 갈라진다.
나중 알고보니 싸리재로 올라서 능선을 따라 도일봉으로 가는길이 거리는 좀 멀지만 수월하다는 평이 있었다.  
나중엔 그렇게 한번 올라보는것도 좋겠다 싶다.



초반부터 가파름이 지금까지와는 정도가 다르다.
말 그대로 깔딱인데 나중 그나마 길의 흔적까지 낙엽에 묻혀 산객들의 리본이 얼마나 중요한 길잡이가 되어주는지 새삼 실감하는 순간들이 많았다.
오늘은 산행을 하며 한사람도 마주치지 않은 완벽한 혼산이었다.
산속에서 듣게되는 동물의 울음소리는 가끔 깜짝 놀라게 하는지라 멈춰서서 스틱으로 한참 바닥을 쳤더니 울음소리가 점점 멀어지더라.



가파른 길을 리본에 의지해 오르다 보니 위치표지판이 서있었다.
어찌나 반가운지~ㅎ



정상까지 800m 남았다는데 길은 더 까칠해졌다.
혼산의 매력이자 장점 내 페이스대로 걸을수있다는것 바로 그것이다 누군가와 함께 왔다면 아마도 따라 오르느라 숨이 턱에 차서 투털이가 뛰쳐 나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 와중 웃음이 나오더라.
숨 돌리느라 멈춰 고개를 드니 나무사이로 용문산 가섭봉이 바라다 보였다.



다시 나타난 밧줄을 잡고 오르다 보니 싸리재에서 오는 길과 합쳐지는 삼거리 능선이었다.
이제 거의 다 왔다.
늘 정상 바로 아래가 제일 가파르다더니 역시나 이곳도 마찮가지였다.
간밤 기온이 올 가을들어 제일 낮게 내려갔다더니 땅이 얼기 시작하는 흔적도 보았다.



예전의 나였다면 포기하고 돌아갔을
그런 바위길을 한발씩 천천히 정신 바짝 차리고 오르다보니 정상이었다.


배낭을 내려놓고 크게 숨 한번 쉬고 찬찬 이곳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바로 이맛에 산에 오른다.
할수없는것을 해낸 성취감
막힘없는 풍경
아래와는 확실히 다른 공기

한참을 그렇게 바라보고 사진도 찍고 구워온 고구마와 단감으로 요기도 하고 커피도 한잔 마셨다.



그리고 하산길은 예전 오르던 그길로 내려가기로 했다.
결론을 미리 이야기 하자면 잘못된 선택이었다.
돌길은 시작부터 거의 끝까지 였고 길의 흔적은 더 흐릿해 알바를 두번이나 했다.
리본이 없었다면 정말 고생하고 내려왔지 싶었으나 소나무와 바위의 풍경은 멋졌다.
바위와 소나무 그 사이로 진달래가 많은 가파른 내리막이었다.



기가막힌  돌산을 한참 내려오니 이제 흙길이긴 하나 가파르고 낙엽에 미끄러운 길이 또 한동안 나와 발밑에 신경을 쓰며 내려와야 했다.



거리가 엉망인 표지판이 나오고 계곡 물소리가 들려오니 반가웠다.
역시나 물가여서 단풍나무들이 곱게 채색되어 있는 길을 조금 더 내려오니 처음 오르던 본 계곡길과 만나게 되었다.



오를때와 달리 해가 들지않아서 꽤 을씨년스레 느껴진다.
인적이 없어 더 그런가보다.
낙엽과 똑 같은데 움직임에 놀란 산개구리 한마리를 보았다.
잠자러 들어가 이녀석아~ㅋ



개구리처럼 철없는 진달래도 한송이 더 만나고 서둘러 내려오니 그나마 주차장 근처의 계곡엔 산책을 나온 사람들과 강아지가 보였다.


예전 그때 꽤 힘들게 다녀왔던 이곳을 이번주엔 가볍게 걷자 생각했던 내가 또 다녀간다.

내년 봄날 싸리재로 다시 한번 가봐야지 마음먹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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