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휴가를 한 달 얻었다.
그 첫날 집에 있기는 너무 아까워 오후 비 소식이 있음에도 친정 근처로 산책을 나섰다.
배낭에 우유와 빵하나 챙겨 넣고 카메라 배터리도 넉넉한지 확인 후 나선길,,,
오월 초순에 근희와 찾아왔던 그곳이다.
주차를 하고 나서는길 많이 뜨거웠다 아마도 오후 내릴 비를 미리 준비하는 듯 한여름 같은 그런 날이었다.
누군가의 농원을 가로질러 가야하는 이 골짜기는 뜨거운 햇빛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는 곳
길가엔 노랑 애기똥풀과 하얀 선씀바귀 꽃이 반겨주었으나 햇빛을 피하려 서둘러 숲으로 들어서게 된다.
이쪽 지역엔 유난히 복분자가 많이 자란다.
분홍빛 꽃을 피우는 줄딸기는 거의 본적이 없고 지금은 산딸기 하얀 꽃이 지천으로 피어난걸 보니
여름날 오면 빨간 산딸기를 따먹을수 있지 싶다.
민들레 홀씨되어~~ 라는 노래가 있다.
혹자들은 홀씨는 정확히 틀린 표현이라고 한다 그냥 씨앗이라고 해야 한다는,,,
민들레는 생으로도 나물로도 훌륭히 이용되는 흔하지만 귀한 아이이다.
예전 비누 만드는 일을 할 때 민들레는 포공영이라고 하여 중요한 첨가물이었다 염증성 피부질환에 효과가 좋아
피부 트러블을 예방하고 완화시켜주는 첨가물이었다.
" 사랑의 신, 무분별 " 등의 꽃말을 가졌는데 그래서 꽃말처럼 무분별하게 어디서나 자리를 잡고 자라는 게냐?
농사꾼에겐 꽤 성가신 풀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노란 혹은 하얀 민들레꽃도 이쁘고 이렇게 동글동글 씨앗을 부풀리고 있는 민들레도
너무 이쁘다 마음이 몽실몽실 포근해진다고 할까?
국수나무 꽃이 귀엽게 피어난다.
국수나무 꽃이 피어날 때 자주 팔당 근처의 숲을 찾았었는데,,,
그곳에 가면 옥잠난초의 꽃도 보고 박쥐나무의 신기한 모습의 꽃도 만났는데~
조만간 시간을 내어 다시 한번 찾아봐야지 싶다.
국수나무는 우리나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아이이다.
저 나무의 줄기를 잘라 속을 밀어내면 국수가락처럼 밀려 나온다고 해서 국수나무라고 불렸다는데
딱히 그러고 싶지는 않아서 잘라 밀어보지는 않았다.
내겐 어쩌면 꽤 성가신 아이이다.
산 초입 혹은 골짜기 초입에 마구 엉켜 자라는 아이라서 산에 오를 땐 늘 이들을 헤집고 올라야 했었다.
국수나무는 천연 인슐린을 함유하고 있어 혈당 수치를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되고
몸이 붓고 살이 찔 때 사용되었다는데 역시 아직 활용해보지는 않았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국수나무 추출물을 이용해 당뇨 및 비만치료제를 특허 출원 중이라는데 실생활에 활용되면
그제야 이 흔한 아이들이 귀한 대접을 받으려나?
꽃말은 "모정"이다.
국수나무를 주제로 한 시 한 편을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는데 국수나무를 보면 엄마가 만들어주시던 국수가
생각난다는 그런 내용의 시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보랏빛 붓꽃이 피어있다.
얼마나 반가운지 한달음에 뛰어갔으나 그 후로도 연이어 모습을 보여줘 행복했었다.
조금 더 작은아이 각시붓꽃이 지고 나면 이 붓꽃이 산들에 지천으로 피어난다.
여름으로 가까워진다는 신호일까?
보라빛 청색의 꽃을 유난히 좋아하는 나인지라 붓꽃을 보면 그렇게 사랑스럽다.
" 기별, 존경, 신비한 사람 "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지난주 어르신과 함께 들렸던 다산공원에도 붓꽃이 피어있었고 붓꽃과 꼭 닮은 창포의 보랏빛 꽃도 봤었다.
씀바귀도 요런 모습으로 꽃을 피우는 아이가 있다.
이른 봄날 냉이와 닮은 뽀리뱅이는 구분을 하나 키가 훌쩍 크고 이렇게 꽃이 피면 저 애가 과연 무얼까?
그런 궁금증을 가지기도 한다 나 역시나 꽃들에 대한 관심이 그다지 없을 땐 몰랐으니까,,,
"순박함"이라는 꽃말을 가진 뽀리뱅이는 냉이에 치여 인기 없는 봄나물이라고 할까?
어르신은 청주가 고향이신데 그지 방에선 뽀리뱅이를 많이 드셨다고 하더라만,,,,
얼마 전 친구 실경이가 지칭개 나물을 먹었다는 이야길 했는데 친구들이 지칭개가 뭐냐 물는 모습을 봤었다.
지칭개는 엉겅퀴꽃과도 비슷하나 그 크기가 작고 조금 더 순한 모습을 했다고 할까?
좀 더 보랏빛이 짙고 가시가 날카로운 엉겅퀴와 함께 이즈음 흔한 우리 꽃이다.
지칭개는 연한 보랏빛 가끔은 귀하게 흰빛의 꽃도 볼 수 있다.
어릴 때의 잎은 위에 소개한 뽀리뱅이와 비슷한데 조금 더 거친 느낌이다 그래서 이쪽은 거의 먹지 않는데
친구의 나물 소개에 살짝 반가웠다는~~ㅎ
이 녀석의 꽃말은 의외로 "고독한 사랑"이다.
근희와 왔을 때는 거의 고속도로 수준의 길이었는데 풀이 많이 자라났다.
그래도 여느 산길에 비하면 고속도로~~ㅋ
잎이 기다랗고 넌출 넌출 한 미역취
나물로도 꽤 이용을 하는데 참취를 비롯 미역취는 아주 이른 봄날 한두 번 먹을 것 채취는 하지만
그다지 손이 가지 않는 나물이다.
앞전 이곳에 왔을 때 고춧잎나물과 참취 미역취 잔대 잎을 따며 즐거웠던 그 시간은 내게 또 하나의
추억이 되어서 그런가 유독 친구 생각이 많이 나던 산책시간이었다.
그 많던 미역취는 지금 크기가 제 이름처럼 미역처럼 자라나 흔들리고 있더라는,,,
제비꽃 중 제일 작은 아이이다.
위 사진의 졸 방제비 꽃의 꽃잎 하나보다 작다고 할까?
그래서 콩제비꽃이라 불렸는지도 모르겠다.
"순진무구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꽃을 보러 나선길이라 부러진 나뭇가지로 더덕을 캤더니 손이 엉망이었다~ㅋ
그냥 지나치기엔 큰 넝쿨이라 배낭을 내려놓고 캐봤더니 그 크기가 꽤 크다.
반가운 은대난초를 만났다.
전국 어디서나 자라는 아이인데 왜 반가웠을까나?
은대난초는 꽃잎이 벌어지지 않는 난초이기에 저렇게 꽃잎을 연 아이를 만나기는 나 또한 처음이다.
늘 벌어질 듯 말듯한 모습으로 피어나 봐도 그냥 그러려니 하며 지나는데 이번에 만난 아이는
저렇게 하얀 꽃을 살짝 열고 속을 보여주더라는~ㅎ
한참 발길을 잡았던 이아이의 꽃말은 " 탄생 "이다.
까치 더덕 혹은 까투리 소경불알
이름을 불러주기 조금 거시기한 이아이 개울을 끼고 오르는 길이라 만났다는~
그러고 보니 근희가 더덕 냄새가 난다고 했던 게 아마도 이애의 새순을 밟기라도 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잎의 모양새도 냄새도 더덕과 꼭 닮은 이 애는 그 뿌리를 캐보면 으잉? 하게 되는 아이이다.
그럼 이름이 왜 저리 민망하게 붙었는지 내가 아는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옛날 한 사람이 잎도 냄새도 더덕과 꼭 닮은 이 아이를 발견했는데 그 뿌리가 마치 작은 감자처럼 둥그러니
도통 이름을 알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으로 치면 박사쯤 되는 유명인을 찾아가 물으니 그도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식물이라 주변인들에게 물었으나 다들 알 수가 없었다.
그때 지나는 소경에게 혹시 이것의 이름을 아느냐고 물으니 그가 더듬더듬 만져보더니 불알 아니요?
하더라는,,, ㅋ
그 후로 이 식물의 이름을 소경불알이라 불렀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전해진단다.
어쨌든 지방에 따라 까투리 까치 더덕이라 불리며 꽤 귀한 약재로 대접을 받는 아이이다.
더덕과 비슷한 아이는 만삼과 이 까치더덕 삼총사이다.
여름이 깊어지면 이곳을 다시 찾을 이유가 또 하나 생겼다는~
그다지 긴 길이 아닌데 시간은 네 시간 가까이 걸렸다.
이것저것 참견을 하고 이쁜이들과 만나며 한참을 놀다 보니 그렇더라
내려오는 길은 시간이 제일 뜨거운 시간대라 서둘러 차에 타고 에어컨을 빵빵 틀었다
올 첫 에어컨 시동이었다.
한가한 마음으로 둘러본 양평 어느 골짝에서 참 많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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