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바빠질 다음주을 대비? 혹은 미리 위로? 한다는 명목으로 원식이와 산행을 약속했었다.
어디로 떠나볼까 고민을 하다가 여름날 꼭 가고 싶었으나 못가본 덕유산으로 결정을 하였다.
차가 막히지만 않는다면 세시간쯤 걸리는,,,
그러나 올라올때 결국 차가 막혀서 네시간이 걸렸던 특별한 금요일의 외출이었다.
아침 일곱시반에 만나 나섰던 덕유산 오늘의 코스는 시간상 곤도라를 타고 설천봉에서 시작해
향적봉을 거쳐 중봉까지 다녀오는 꽃과 하늘과 아름다운 덕유의 능선과의 하루이다.
설천봉 곤도라 종착지
상제루가 멋지다.
지난 겨울 다녀올때 내가 매표를 하지 않아서 매표소를 못찾아 잠깐 헤맸다는,,,,ㅋ
주차장에서 왼편의 건물에 매표소가 있다.
비성수기라 지금은 예약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성수기에는 꼭 예약을 해야만 곤도라를 이용할수있다.
하산 마감시간은 5시라고 하나 설천봉에서는 5시30분까지는 운행한다고 하며 요금은 왕복 1인 만오천원이다.
설천봉의 트레이드마크인 주목을 담아보며,,,
지난 겨울 그 눈속의 주목은 엄청 돋보였는데 초록이 무성한 지금의 주목은 어쩐지 주목받지 못하는듯 보였다.
늘 뒷산에서 보는 타래난을 올해는 못보고 지나나 했는데 우연히 설천봉에서 보게 되었다.
아직은 몇포기 피어있는 타래난
설천봉에서 금평리 방향을 바라보며,,,
산오이풀이 조금 시기가 늦었지만 그런대로 장관이었다.
두어주만 빨리 갔더라면 분홍빛의 멋진 산오이풀을 봤을텐데 조금 아쉬웠다.
향적봉까지의 오르막은 데크로 잘 정비되어 있었다.
곤도라 덕분에 우리나라에서 네번째로 높은 산이라는 덕유를 사람들은 쉽게 접하게 되었다.
편한 운동화에 일상복 차림의 산객들도 꽤 많았다 그들은 대게 향적봉까지 오르고 되돌아 가는듯
그러나 황홀한 덕유평전을 보려면 최소한 중봉까지는 가야만 그런대로 볼수있는게 아닐까 싶다.
왕복 4km 정도만 다녀온다면 그 멋진 풍경을 볼수있는데,,,
정영엉겅퀴가 흰꽃을 곱게 피우고 있었다.
지금 제일 흔하게 볼수있는 아이는 바로 이 아이이다.
아마도 곧 구절초와 쑥부쟁이들에게 그 자리를 내어주지 싶은데 오늘은 꽤 많은 아이들을 만났다.
송이풀도 조금 늦었지만 아직은 만날수있다.
흰진범
이 아이도 꽤 많은 개체수를 보였다.
자주빛의 진범은 아쉽게도 볼수없었다.
물봉선이 제법 보였는데 참 신기하게도 다른곳에서 보았던 아이들 보다 크기가 아주 작았다.
완전 미니 봉선화라고 할까?
흰진범
늦둥이 어수리꽃이 눈에 띄더라는,,,
정영엉겅퀴
흰마주송이풀
분홍빛의 송이풀과 달리 하얀 바람개비 꽃잎이 드문 달렸다.
노랑물봉선
분홍빛의 물봉선의 크기가 너무 작아 신기했는데 노랑물봉선은 아래에서 보던대로의 그모습
첩첩산중
저 산 곳곳엔 많은 사연이 있겠지?
시기가 늦어 안타까웠으나 그나마 제모습을 보여주는 산오이풀이 향적봉 오르는 길목에 흔히 보였다.
바위 틈틈이 피어있던 산오이풀
흙도 제대로 없는데 어찌 저리 위태로운 자리를 선택했는지,,,
덕유의 원추리를 사람들은 꼽는데 팔월의 산오이풀도 그 못지않게 아름답다.
이녀석이 참 헛갈리던,,,,
분취인지 서덜취인지
수리취의 방울을 닮은 꽃도 이제 한창이다.
벌과 나비 그리고 날파리들이 엄청난 고산이었는데 꿀벌 한마리가 날다가 거미줄에 걸리자 마자
거미 한마리 쏜살같이 나와 거미줄로 돌돌 말더라는,,,ㅋ
정말 눈깜짝 할 사이였다.
덕유의 정상 능선엔 지금 아름다운 붉은 열매가 반짝 반짝 빛나고 있다.
백당나무 붉은 열매가 햇살에 어찌나 곱던지 자꾸 눈이 가더라는,,,
향적봉에 도착했다.
오롯 향적봉만을 담고 싶었는데 인증샷을 기다리는 방문객들이 꽤 있어서 쉽지 않았다.
부부인듯 보이는 젊은 한쌍이 앞서 온 산객에게 사진을 부탁하더니 나중 저렇게 서로 인증을 담아주더라.
나는 이상하게도 정상에서 인증은 그닥 남기고 싶지 않다.
그저 정상석이나 남기는게 전부인데 늘 정상석 주변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결국 사람들을 비껴 향적봉 정상석을 담았다.
고산에서든 동네 뒷산에서든 내가 참 좋아하는 풍경
산그리메
이곳에선 지리산도 보인다는데 나는 그 방향을 제대로 모른다.
남쪽의 산은 그저 잠시 발담금만이 다였기에,,,
조금 지나면 산부추꽃도 꽤 볼수있겠다.
아직 꽃을 피우지는 못했으나 그 개체수는 꽤 많은듯 보였다.
정영엉겅퀴에 앉은 산호랑나비
가엽게도 날개가 다 찢겨있었다 그런데도 잘 날아다니며 여기저기 꽃을 찾아 다니더라.
멀리 중봉이 보이고,,,
오늘 덕유에서 만난 딱 한포기의 투구꽃
아마도 조금 지나면 많이 보겠지만 첫 아이를 만난 느낌은 참 좋았다.
올해 첫 투구꽃과의 만남이었다.
아직 제대로의 진한 보라빛을 보여주지는 못했으나 오르내리며 두리번 찾아봐도 또 다른 아이는 보이지 않았다.
산꼬리풀도 역시 시기가 조금 늦었다.
그러나 가끔 늦둥이들이 있어서 그 모습을 볼수있었다.
수리취꽃이 활짝 피었다.
신기하게도 수리취꽃은 다음해까지 그 모습 그대로 마르기에 겨울에도 볼수있다.
지난 겨울 그 눈속에서도 수리취 마른꽃을 보았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바람개비처럼 돌아가는 흰송이풀
고산이라 가끔 마주치는 숲이 참 좋더라.
키작은 나무들과 덤불속에서의 뜨거운 햇빛은 아직은 더웠었다.
늦둥이 동자꽃도 가끔 보이더라.
구름이 저렇게 띠처럼 보이는것은 역시나 고산이기 때문,,,ㅋ
조망이 이렇게 시원히 트이는 정상에서는 마치 바다에서의 그 시원함을 느끼게 되더라.
그래서 힘듬에도 자꾸 오르는게 아닐까?
미역취 노란꽃도 보이고,,,
꼼짝도 않고 있던 이녀석의 이름은 연노랑제비가지나방 이라는 긴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내가 봤을땐 분명 완전 흰색이라 눈에 확 들어왔는데 연노랑이라니,,,,??
나래회나무의 열매이다.
비슷한 아이들이 꽤 있다고 하는데 네개의 날개를 가진 붉은 열매는 나래회나무라고 한다.
이렇게 또 한가지 배운다.
엉디에 보라빛 물을 들인 오리들~~
흰진범이다.
덕유산엔 백당나무가 의외로 꽤 많은듯,,,
봄에 꽃이 필때 와도 참 멋지겠다.
뼈 붙이는데 효과가 엄청 좋다는 속단의 꽃이 남아있어줘 참 고마웠다.
저 언덕에 오르면 중봉이다.
뜨거운 햇살에 더위도 더위지만 이곳에 날개달린 개미들이 어찌나 많던지,,,
처음엔 산모기나 날파리인줄 알았는데 잠깐의 사진을 찍는 틈에도 손등에 얼굴에 마구 앉기에 살펴보니
개미였다.
뒤돌아서 바라보니 저기 멀리 향적봉이 보인다.
구절초가 피었다.
얼핏 보면서 마가렛인가 했었다.
이곳에 마가렛도 꽤 핀다는 정보를 본 기억이 나서 그런가 했는데 가까이 다가가보니 구절초였다.
구절초와 쑥부쟁이의 구별법은 잎을 보면 그나마 구별이 좀 된다.
사실 실제로 꽃을 보면 구분이 더 쉽지만,,,ㅋ
구절초의 잎은 마치 국화잎처럼 생겼다.
쑥부쟁이는 좀더 길쭉하고~~ㅋ
아슬아슬 비탈엔 어김없이 산오이풀 분홍꽃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제 시들어 갈잎을 보여주는데 그럼에도 아름답다.
제철의 산오이풀을 봤다면 아마도 한참을 그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눈맞춤을 했을듯,,,
막힘없이 트인 덕유산 능선
아마도 나는 한동안 시원한 마음으로 지낼듯하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은 막힌 그 무엇을 쑥 내려가게 해주는둣 싶었다.
이쪽 저쪽 비탈을 다니며 한시간 가량을 보냈던 덕유평전
겨울의 그 황홀한 모습도 좋았지만 꽃들과 함께하는 지금은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이제 시작하는 가을꽃들은 후에 이곳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위안의 선물이 되겠지
나역시 깊은 가을날 바람과 함께 이곳에서 그향에 취하고 싶다.
이제 봄과 가을 두 계절만 더 찾아오면 아쉬운대로 덕유의 사계를 마음에 담는거겠지,,,
멀리 중봉에 친구가 서있다.
함께와서 따로 각자 나름의 시간을 보내는 우리
이제는 그 시간들이 부담스럽지 않고 자연스럽다.
늘 참 많이 고맙다.
고마운 마음에 이쪽에서 손을 흔들고 중봉을 향해 오르는데 어라? 이 친구가 내려오고 있는게 아닌가
그쪽으로 가야는데 왜 내려와? 하고 물으니 내가 손 흔든것을 오라는 신호인줄 착각을 했다고,,,ㅋㅋ
결국 내려온 길을 힘들게 올라야 했다.
오르다 힘들면 오름을 잠시 멈추고 곁눈을 판다.
그렇게 봤는데 질리지도 않는다.
홀딱 빠져버린 꽃들의 매력~~
구절초도 담아보고~~
요래요래 이쁜 길에선 잠깐 멈춤도 하고~~
연분홍빛 구절초에도 눈 맟춤 해보고~~
날개가 온전한 산호랑나비를 만나 그 모습도 담아보고~~
오늘 딱 요녀석들만 눈맞춤한 용담 과남풀도 담아보고~~~
마침 산객들이 하나도 없는 향적봉을 제대로 담아보며 카메라를 배낭에 넣었다.
돌아오는길
자꾸 눈이 뒤쪽을 바라보게 되더라는,,,
언제 또 이런 꿈같은 시간을 가지게 될까나 곧 새로이 시작되는 오더로 인해 바쁜 가을을 보내야 할텐데
그리워서 어쩌나 싶다.
가을엔 편지를 쓰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하루종일 흥얼거리며 다닌 노래이다.
이렇게 행복할때 정말 노래를 잘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이렇게 멋진 산에서 노래를 할수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을에 힘들지 않기 위해 열심히 살아야 하겠다.
요 며칠 어쩐지 마음에 바람이 불어와 스산했는데 이로써 또 버틸수있다.
가을엔 편지를 쓰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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