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동남아의 우기인양 연일 비가 내리는 날씨는 그동안의 가뭄을 해소하는 고마운 비 이기도 하지만
몸과 마음이 가라앉아 여름 막바지를 조금 힘들게 보내는 요즘이다.
틈새 하루 반짝하는 비소식이 없는 화요일이다.
마침 딸아이도 쉬는날,,,
직장생활이 좀 힘들기도 했고 엇그제 손을 깊게 다친 딸아이는 숯가마에 가서 쉬던지 집에서 쉬겠다 했지만
어딘가 떠나면 아마도 좀 더 기분이 나아질꺼라 꼬심질을 해서 둘이 춘천의 청평사로 산책을 나섰다.
청평사는 그동안 참 많이 접해봤던 가까운 장소라서 늘 가봐야지 하면서도 못가본 장소라 살짝 설렘을 가지고
떠났는데 네비의 안내로 춘천고속도로로 접어드니 그곳은 고속도로가 아니라 국도만도 못했던 나쁜 기억을
남겼다 휴가철이 지난 평일인데도 어찌나 막히던지 그리고 또 접촉사고가 꽤 잦은 도로이다 로 내게 기억되었다.
오갈때 다 사고로 인해 꽉막힌 도로에서 마음 다독이느라 애를 먹었다.
예전엔 소양호를 건너 배를 타고 가야만 했다고 했던가? 물론 요즘도 그렇게 찾는 사람들이 꽤 있는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는 산을 넘는 꽤 멋진 산길로 청평사를 찾았다.
입구의 관광지답게 늘어선 음식점을 지나는데 눈에 띄지 않게 자리한 청평사 공주와 상사뱀의 전설을 알리는
작은 안내판이 있는데 무심히 지나다는 놓치게 되지 싶은 장소에 있었다. 노점음식점 사이로,,,
주차장에서 청평사를 찾아 가며,,,
모처럼의 햇빛과 짙은 숲내음이 가슴을 트이게 해준다.
신기한 녀석들~~ㅎ
어쩜 작고 귀여운 버섯들이 길가 펜스밑에 조로록 엄청나게 자라던지 또 쪼그림 자세로,,,
딸아이는 그런 엄마가 잘 이해가 되질 않는가 보다 멀찍이 떨어져 기다림을 하는데 넘 이쁘지? 하고 물어도
건성으로 끄덕이기만,,,,
저곳이 배를 타고 들어오면 만나는 선착장이다.
아직도 배를 타고 건너는 찾는이들이 꽤 많은듯 보였다.
벌개미취 보라꽃이 반가웠다.
호수가 비탈에 나홀로 피어난 아이였는데 오랜만의 만남은 어느새 계절이 이렇게 흐르고 있구나
새삼 느끼게 해주는 지표가 된다 나에게는,,,,
살짝의 오르막이 시작된다.
그런데 이 길에 들어서자 마자 가을을 느꼈다면 좀 성급할까?
살짝 소름이 돋을 정도로 서늘했다. 바로 곁에 수량이 풍부한 계곡을 끼고 걷는 길이라서 그런지 오소소 소름이 다 돋았다.
무성한 숲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 햇살에 초록의 잎들은 춤춘다.
곧 노랗게 붉게 물들어 아름다움의 극치를 뽐내겠지만 아직은 남은 여름빛 초록은 싱그럽다.
며느리밥풀꽃의 사랑스러움도 보고,,,
지난번 만난 사광이 아재비풀의 이야기에서도 잠깐 생각이 들었었지만 우리꽃중 며느리의 한에 얽힌 또는
시어머니의 구박에 얽힌 꽃이름을 가진 아이들이 꽤 있다. 그렇지만 우리꽃 이름을 제대로 찾는 운동이 시작되는
요즘 다시한번 이름에 대해 깊게 생각해야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그것이 어이없게도 일제의 잔재라는 충격적인 소식은 이제 그다지 충격도 아니다.
한국인의 혼을 철저히 망가트릴 목적의 행태들은 의외로 우리의 삶 깊숙이 파고들었다는 슬픈 사실,,,
어쩌면 며느리밥풀꽃의 전설도 그렇게 만들어진게 아닐까 싶다.
서로를 이간질 시키려는 일제의 잔재들은 속히 제대로 알려져야지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물소리 우렁차다.
맑은 물이 엄청난 기세로 흐른다.
바라만 보아도 속이 뻥 뚤리는 이 상쾌,통쾌한 느낌~
공주와 상사뱀의 전설이 깃든 청평사
공주를 휘감은 상사뱀의 모습으로 만들어진 조각상
그런데 의문이 들었다.
이곳이 꽤 오래된 사찰이라는데 어떻게 중국공주의 옛 이야기가 이곳에서 알려졌을까?
당나라 태종인지 정확치는 않지만 그의 딸 공주를 사모한 젊은이가 억울하게 처형이 되었고 그후 뱀이 되어
공주의 몸을 휘감았는데 떼어낼수가 없었다고 한다. 공주는 이곳 청평사에 와서 기도를 한 후에 그 뱀을 떼어낼수
있었고 공주는 삼층의 석탑을 세웠다는 전설인데 믿거나 말거나가 전설이긴 하지만 좀 의외다 싶었다.
어째서 중국의 공주였을지,,,
공주의 전설을 뒤로하고 다시 걸음을,,,
우측으로는 계곡을 좌측으로는 산에 찬찬 눈길을 주며 걷다보니 어렴풋 가을의 냄새가 희미하게,,,
지난밤 비로 떨어졌을 도토리의 열매는 제법 살이 쪄 있었고 담쟁이는 살짝 수줍은 볼을 붉힌다.
절쪽에서 할매 한분이 내려오시며 연신 산기슭을 바라보시기에 인사를 드렸더니
비가 너무 와서 나무들이 길가로 넘어오려는게 있어 위험하다고 하신다.
큰 나무에 밧줄을 연결하던지 해야한다고,,,
어르신의 걱정하는 따스한 마음이 보여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계곡의 한 나무를 가리키며 저건 한나무가 아니야 다른 나무 두개가 합쳐진겨~ 하신다.
연리목이라는 이야기,,,
그러고 보니 종류도 다른 나무 두개가 서로 몸을 감고 있었다.
전설을 품은 거북바위를 지나고
딸아이는 어디가 거북이야? 하는데 내눈엔 거북이 두마리로 보였다는,,,ㅋ
물소리 커지더니 나뭇잎 틈새로 구성폭포의 모습이 보인다.
수량이 대단해 그런가 폭포의 위용이 장쾌하다.
폭포 밑에 공주굴이 보이고,,,
그러니까 공주가 저 굴에서 살았다는 이야기지?
그러기엔 너무 작은,,, 산에 다니다 보면 흔히 보이는 작은 바위틈 같았는데~~
전설이긴 하지만 좀 허술하다는 느낌이,,,ㅋㅋ
길 바로옆에 저렇게 멋지게 흐르는 폭포라니,,,
의외로 폭포의 멋짐에 반했다.
아홉가지 소리를 낸다기에 가만 그 소리를 들어보기도 했다.
계곡을 따라 오르다보니 멀리 절집의 모습이 보인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청평사는 아니었다.
개인 소유인지 지금도 참 궁금했는데 찻집도 함께 운영되고 있었다.
단청을 칠하지 않은 누각과 담장이 참 정갈하게 보여 자꾸 눈길이 가더라는,,,
절집 근처에 가면 꼭 볼수있는 작은 돌탑들,,,
그리고 이끼 가득 품은 커다란 나무 밑둥엔 더불어 사는 꼬맹이 버섯까지
시원히 흐르는 계곡엔 이제 물봉선화 꽃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진한 분홍빛의 봉선화는 다른곳과 조금 틀리게 꽃의 크기가 작았다.
오봉산을 뒤로 하고 커다란 돌계단이 먼저 맞이하는 청평사
궁금해 하며 오르니 커다란 소나무 밑으로 드디어 보이는 회전문
청평사는 고려시대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오래된 사찰인데 저 회전문만 남고 전쟁통에 다 소실되었다고 한다.
오래된 절 답게 거느린 건물도 꽤 많았다는 큰 절이었을듯,,,
지금 우리가 보는 건물들은 그 후 지어졌다.
내부를 한바퀴 둘러보는데 한쪽에 고운 연보라빛의 벌개미취꽃이 가득 피어있다.
아고 넘 곱다~~~
이곳에서 보낸 시간이 꽤 된다.
어쩜 보아도 보아도 실증이 나지 않는 이쁜이는 너들뿐이꺼야 아마도~~ㅎㅎ
박가시도 찾아오고 벌도 찾아오고~~
요래요래 홀린 아줌니도 찾아오고~~
노출을 좀 달리해서 담아보기도 하고~~
한참을 놀았더니 딸램이 눈총을 준다.
겨우 개미취에서 벗어나는가 했는데 이번엔 노랑상사화의 유혹에~~ㅋㅋ
설악초와 어우러진 노랑상사화가 꽤 보였다.
아마도 지금이 딱 적기였는듯 싶다.
그러고 보니 화순이와 함께 수종사에서 만났던 노랑상사화가 생각난다.
어제 생일이어서 문자로 안부른 나눴는데 행복하게 하루 보냈겠지?
어여 시월이 지나야 시험을 끝낸 화순이를 보긋지 싶다.
두루두루 절집의 건물들을 둘러보고~~
화단에서 잡초 처럼 피어있던 영아자 보라꽃도 담아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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