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영이 논산훈련소에 입소를 했다.
대한민국 건강한 남아라면 누구나 거쳐가야 하는 예정된 일이기에,,,
기왕이면 현역으로 입대를 한다면 더 좋았으리라 라는 부모의 욕심은 욕심으로만 남기고
공익근무를 잘 수행하기 위한 예비훈련을 받으러 떠나는 아들을 오늘 배웅했다.
원래 난 이번 논산길에는 함께 하지 않고 돌아올때 데리러 내려갈 생각이었었다.
겨우 한달 떠나있는 아이였기에 제 아빠와 둘이 가는것도 나쁘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했었다.
아빠와 아들만의 대화시간도 소중할수도 있기에,,,
그런데 주변에서 더 염려하고 조언을 한다.
어찌 아들 입소하는길에 엄마가 빠지냐는,,,ㅎㅎ
내가 냉정한 엄마여서 그랬을까?
그것은 아닌데,,,
현역으로 입대를 하면 훈련소 입소하고 바로 자대배치를 받는다고 들었다.
그후 휴가때나 아들의 얼굴을 볼수있는것이기에 만약 그렇다면 나역시 꼭 함께 가려고 마음을 먹었을터
그러나 준영은 공익이기에 한달의 훈련기간을 마치면 집에서 출퇴근 하며 근무를 할것이다.
나는 딸아이와 다르게 아들애를 키우며 주변에서 흔히 말하는 마마보이,,, 의존심이 많은 아이로 키우지
않으려 노력했었다.
아들은 내 바램대로 제법 잘 자라 주었었고 제 일과 주변사람과의 관계를 잘 풀어가는 기특한 녀석이다.
제 할일을 스스로 하게끔 조언만 하고 어지간한 도움은 주지 않으려 노력했었다.
대신 대화만은 많이 하는 모자지간 이었기에 이번 훈련소 입소 또한 스스로 잘 할것을 믿었다.
아이와 미리 나눈 이야기에도 " 뭘 식구대로 다 가요" 하던 녀석이었다.
그런데 친구들의 한결같은 말에 어제 그 생각을 바꿨다.
어쩌면 추억 한장이 없을수도 있겠다 싶어서 엄마도 간다,,,하니 무심히 끄덕인다.
아침 논산으로 내려가는 길은 비와 함께였다.
중간 들렸던 휴게소에서 커피와 간식으로 잠깐의 쉼을 하고 논산에 도착하니 막 열두시쯤 되었다.
두시 집결인데,,,ㅋ
얼마전 현역입대하는 친구를 논산까지 함께 했던 아들의 경험으로 입구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식당으로 향하는데 온통 노점상 천지이다.
시계부터 물집방지용밴드, 고무줄, 군번줄, 깔창 등등 정말 갖가지 파는 물건들이 종류도 다양했다.
우선 점심을 먹어야 하기에 식당으로 먼저 들어가 주문하고 기다리는중 신랑은 잠깐 나갔다 오더니
군인들에게 그것이 필요한가 묻고 왔단다.
특별히 필요치는 않다고,,,
훈련소에서 다 지급하기는 하나 깔창과 썬크림은 있으면 좋다고 하더란다.
불고기백반을 시켜 점심을 먹으며 주변을 둘러보니 각양각색의 군중들의 모습이 재미있다.
혼자 왔는지 빡빡 깍은 머리로 갈비탕 한그릇 시켜 먹는 청년.
친구와 둘 혹은 셋이 와서 소근소근 이야기 하는 청년들.
우리처럼 부모님과 함께 와 식사하는 가족들은 대게의 메뉴가 불고기백반이었다.
그리고 할머니부터 일가친척 다 온 가족들도 있었다.
혼자 온 아이들은 나역시 보기가 좀 안스러웠다.
그러나 그것이 군입대가 아니라 일반 식당에서라도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
일반적으로 식당에 혼자 들어와 밥을 먹는다는게 썩 편안스러워 보이지는 않는것이니,,,
일가친척 모두 모인 가족들은 좀 우스웠다.
현역으로 오랫동안 떨어지는것도 아닌데 초등학생 운동회도 아니고 그닥 좋은 모양새는 아닌듯,,,ㅋ
식사를 하고 나와 깔창을 사주고 썬크림도 하나 사주고 주인말로는 시계가 제일 필요한거라는 말에
시계까지 하나 사주니 덤으로 고무줄을 준다. 하나씩 나눠주기에 혹 잃어버리면 필요할거라며,,,
훈련소안으로 다시 들어가니 운동장에서의 행사는 취소가 되었다는 방송이 나온다.
비가 그렇게 오시니 당연 취소였겠지?
아이들과 건물로 들어오시고 한시사십분까지 부모님은 건물에서 나가달라는 방송에 아들의 배정지를
찾아보니 이층의 좌측이란다.
의자에 앉아 앞을 보고 있는 아들의 뒷통수를 한참 바라보았다.
저런 스타일의 머리는 초등학교때 말고는 처음이지 싶었다.
그러고 보니 초등학교때 당시 유행하던 꽁지머리 앞머리 브릿지 등을 해주고 싶어 그렇게도 꼬셨건만
늘 스포츠 머리를 고수하던 고집세던 아들넘 모습,,,ㅎ
그후론 짧게 자르지 않으려 애쓰던 꾀보 아들넘의 모습들,,,ㅋ
부모님 퇴장하세요 란 안내가 나오고 우리 셋은 악수를 나눴다.
" 준영아 잘 하고 와 " 아빠의 멘트
" 아들 화이팅~ " 나의 멘트
" 잘하고 갈께요 " 아들의 멘트
환하게 이 들어내며 웃는 아들과 다시한번 화이팅 하고 돌아 나왔다.
나오며 주변을 살펴보니 그동안 들었던 눈물바람은 댓 가족쯤이 보였을까?
다들 웃으며 격려하며 헤어짐을 한다.
그럼,,,^^
요사이 흉흉한 뉴스처럼 그런일이 자주 일어나지는 않을것이고 또 겨우 한달의 훈련기간을 보내는건데
무슨 걱정을 그리 사서할까나 싶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신랑과 주고받은 말.
부모들이 애들 맘 약해지게 분위기 조장을 하는것 같다는 내말에 신랑은 웃는다.
현역으로 가면 너도 지금과 생각이 또 다르겠지 하는데 나역시 끄덕여지는,,,
자꾸 환하게 웃던 아들의 모습이 눈에 삼삼하니 떠오르네,,,ㅎ
친구들의 말에 내심 슬그머니 기대했던 그런 감흥은 없었다.
담담히 아들을 보냈고 건강해져 돌아올 한달후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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