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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함백산 다녀오던날 떠난 우리

by 동숙 2014.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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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부터 했던 약속.

 

그 약속대로 어젠 함백산엘 다녀왔다.

화순과 원식과 함께 찾아간 함백산은 올해 내게 참으로 인색하게 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아니,,, 어쩜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주는것일지도,,,

 

함백 만항재 밑 마을에 도착을 하고 보니 플랭카드가 펄럭인다.

오늘부터 만항재 야생화 축제가 시작된다고 하는데 일기가 영 엉망이라 아마도 주최측도 맘이 편치

않았겠지 싶다.

 

사실 내려주지 않아 원망하던 비가 주초부터 줄곧 내려와서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우리의 여행길이 곤란하더라도 꼭 비는 내려주셔야 하는게 맞는지라 비와도 강행~ 이라고

아주 대찬 선언을 했었다.

 

그리고 즐겁게 수다로 세시간반을 채워 도착한 그곳은 예상대로 비와 바람 그리고 안개가 자욱했다.

악재는 연거퍼 닥친다더니 빗속의 만항재에서 피어있는 야생화를 보고 그래도 반갑다 카메라를 꺼내

보니 전쟁터에 총만 들고 출격한 격으로 카메라에 메모리카드가 없다,,,ㅜㅜ

어찌나 허망하던지 아무리 흔들리는 빗속이라 꽃을 담을수 없다 맘속으로 위안을 해도 그래도 아쉬움

넘쳐나 설핏 눈물까지 나올 정도였다.

 

결국 만항재를 둘러보고 다시 근처 도시로 내려와 메모리카드를 샀다.

만항재에선 비와 바람이 불어도 그닥 심하지 않기에 늘 미루던 함백산 정상을 가보자 했다.

 

그렇게 올라간 함백산길,,,

기막혔다. 내 생전 이런 바람은 처음이었다.

올들어 먼저 왔던 두번의 방문때마다 비와 바람 안개는 늘 함께였지만 이번같은 바람은 감히 생각조차

못할 바람이엇다. 숨을 쉴수 없을정도,,,

 

함백 정상을 오르는 길은 말 그대로 천상의 화원을 방불케 했으나 아무리 셧터를 눌러도 제대로 된

사진은 한장도 건지지 못했다. 말 그대로 눈으로 맘으로 본 꽃아기씨들이 지금도 눈에 삼삼하다.

우스게 소리로 한게 결코 우스개 소리가 아닐듯한 이 느낌,,, 과히 좋지 않다.

올해 함백은 내게 고운 꽃들을 보여주기 싫은게 아닐까 싶다.

 

원식은 내내 서글퍼 하는 나를 위로한다고 다시 날 좋을때 찾아오자 하는데 올해 이 먼길을 세번이나

왔는데도 이모양인데 날 거부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슬그머니 맘 저쪽에서 솟아나니 어쩌랴,,,

그래도 포기는 없다.

비록 다시 또 비와안개 바람과 만나더라도 꼭 다시 찾으리란 다짐을 하며 함백과 안녕을 했다.

 

 

함백엘 올라가는중 동생에게서 문자가 와 있었다.

우리가 갑자기 수술을 하게 되었다는 문자였다 난 사실 그렇게 걱정을 하지 않았고 동생에게 잘 될거야

하고 답문을 남겼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다시 동생의 문자가 날아왔다.

우리가 먼 길을 떠났다는,,,

 

우리는 동생이 십이삼년을 키워온 강아지다.

아직 미혼인 동생에겐 딸같은 친구같은 연인같은 아이였다.

나는 사실 강아지를 무서워 하는지라 썩 우리에게 맘을 열지 못했었으나 내가 하쿠와 단비를 키워보고

또 잃어버리고 맘아프던 경험을 해본후 동생에게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충분히 알고 있기에 우리의

죽음은 내게도 충격이었다.

 

불과 일주일전 며칠 동생집에서 묵으신 엄니와 막내이모님과 동생과 우리와 산책을 한다고 강변을

거닐었는데 그게 마치 꿈같은,,, 아니 우리의 죽음이 꿈같이 느껴진다.

동생이 봄에 교통사고가 나서 병원에 입원해 있을때 일주일가량 우리를 돌봐줬었다.

사람으로 치면 할머니인 우리는 눈치도 빤해서 내가 제게 마음을 열었다는것을 알아채던 영리한 아이

였었다.  동생이 나중 하는말 큰이모네 가자 하면 우리는 꼬리를 마치 플로펠라 돌리듯 돌리며 앞서

현관앞에 가 서있곤 했었단다.

 

나역시 우리와 정이 들어 기막힌데 동생은 그 아픔과 이별이 얼마나 클지 전화조차 방문조차 엄두가

나질 않았다.  늦은시간 한참의 통화로 울다 웃다 우리이야길 하는 동생을 어찌 위로해야 할지,,,

 

이별,,,

그것은 참 아픈일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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