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기연이에게 재봉틀을 가져다 주려 포차에 들렸다.
작년 봄 운좋게 캐었던 튼실한 더덕으로 만든 담금주를 가지고 찾아가니 몇몇 친구들이 모였다.
그런데 다들 이 겨울을 힘겹게 넘기는 체력들이 참으로 걱정이었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찾아온다는 대상포진을 기연이는 얼굴에 성희는 팔에 앓고 있었고 또 몇몇 친구들은
감기를 심하게 앓고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난 피곤한 적은 있어도 특별히 감기라던가 뭔가 이름을 붙이는 병을 앓지 않고 요 몇년을
지난듯 하다. 아마도 봄부터 가을까지 열심히 산에 다닌 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도 되고 산나물 약초 채취해 무침해 먹고 국이나 찌게도 그리고 약초는 엷게 다려서 물처럼 마신게
덕을 본듯하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 동네의 좋은 공기,,,ㅎ
퇴근해서 집에 차를 놓고 원식이 차를 타고 갔었다.
혹 술한잔 하게 되면 아들에게 전화를 할테니 데리러 오란 부탁을 해놨다.
이런저런 이야기 웃음소리 그리고 노래방으로 옮겨 또 한번 천호의 생일파티 까지 했다.
잘 살아야 한다,,,ㅋㅋ
올해 천호는 내가 보기에 벌써 세번의 생일파티를 하고 있다.
워낙 많은 친구들이다 보니 참석 못한 친구들이 나중이라도 또 파티~~~하자 하며 모여들었다.
5일이 생일인데 벌써 뒤늦은 세번째의 파티였다.
늦은시간이 되자 슬슬 피곤해지고 아들에게 데리러 오라 전화를 넣었었다.
사십분 정도 흐른후 도착했다는 아들의 전화가 오자 친구들은 다들 들어와 인사하고 가라고 한마디씩 했다.
넉살좋은 이녀석 들어와 아저씨 생일 축하곡 까지 부르고 케잌 한조각 얻어 먹었다.
참 희안하다.
내 뱃속으로 낳은 두녀석의 성품이 어찌 저렇게 반대일수 있는지,,,
딸램은 수줍음이 많아 방실방실 웃으며 내 뒤로 숨기 일쑤인데 아들넘은 늘 깍듯한 인사와 냉큼 대밥이 좋은
점수를 받는다.
어른들 분위기 맞춰준다는 배려였겠지 싶은 노래,,,, 트롯 까지 구성지게 불러 몇몇 친구들에게 용돈까지 챙겨
받았다. 그런 아들넘을 바라보며 저녀석은 내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제 앞가림은 하고 살겠구나 라는 조금
안심하는 마음이 들었다.
토요일,,,,
궁평항에 가기로 한 날이다.
아침부터 내리는 눈은 정말이지 하루종일 내렸다.
눈과 비가 섞여서 내리기도 혹은 눈으로 혹은 비로 내리기도 하며 끈덕지게 내렸다.
설 전전날 홍열에게서 전화 한통이 걸려왔었다.
명숙이의 어머님이 돌아가셨다는,,,
내게 참 아픈 손가락 처럼 느껴지는 친구 명숙의 어머님 임종 소식은 나까지 힘이 빠지게 만들었다.
친구에게 어머님이 어떤 존재일지 충분히 아는지라,,,
하필 설 전에,,,
어떻게 할거냐 묻자 설 전이고 또 장지가 대구 고향이기에 문상이 힘들겠다고 한다.
그렇겠지,,,
어머님 며칠만 더 버텨 주셨으면 막내 딸래미의 곁에 그래도 친구들이 힘을 보태 지켜줬을텐데 뭐가 그리
급하셔서,,,
결국 장례 지나고 명절 지나고 만나자 했었다.
그 약속이 바로 토요일 궁평항 이었다.
하루종일 뿌옇게 흐린 하늘이 원망스러웠지만 그래도 우리는 저녁까지 함께 있으며 많은 이야길 나눴다.
진눈깨비 내리는 바닷가를 거닐기도 했고 맛난 생선회에 굴 장어구이까지 뱃속도 든든히 채웠다.
웃으며 이야길 하는 명숙의 얼굴에서 간혹 설핏 눈물을 보았다.
못본척,,, 혹 내가 아는척 하면 눈물이라도 터져 나올까 싶어 못본척 했다.
이제 정말 지영과 다영 그리고 명숙만이 헤쳐 나가야 할 세상이다.
어머님이 계셔서 아마도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었을텐데 앞으로 여린 저 세 여인이 외로움을 느끼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마음 한켠에 바람이 불었다.
그래도 씩씩하게 웃는 친구,,, 아프다.
일요일,,,
금요일 만났던 숙이와 전화 통화를 했다.
그날 나 아파~~ 하는 말을 새겨 듣지 않고 나도 가는데 나와~~~ 했더니 나왔던 숙이.
평소 손이 차가운 편인데 마주잡은 손이 엄청 뜨겁다.
이마를 만져보니 열이 있다.
어쩌냐,,, 하는 내말에 기침만 안하면 살것같아 한다.
막걸리 한잔 마신게 영 부대끼기도 했고 숙이도 걱정이 되어 잠시 바깥으로 나와 약국을 찾아봤다.
나같은 경우엔 기침이 나올때 시럽을 마시면 조금 진정이 되었던 경험이 있는지라 내가 먹었던 기침시럽를 사러
약국에 들렸었다. 시럽과 귤한봉지 그리고 추억의 국화빵을 사 가지고 다시 자리로 돌아와 전해줬었다.
중간 아무래도 견디지 못하겠다는 숙이를 택시태워 보내며 병원에 꼭 들려 링거라도 맞으라 당부를 했었었다.
연 이틀을 강행군? 을 하고 나니 많이 피곤했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 세탁기 돌리고 창 열고 환기와 청소를 했다.
다 된 세탁물을 널며 그제서야 숙이 생각이 나서 전화를 해보니 여전히 목소리는 시원찮다.
이제 열은 내려 덜 아프다고 그러나 기침은 여전 괴롭다고 한다.
내일 아침 출근전 숙이에게 들렸다가 출근해야 할듯하다.
오늘 저녁 지난해 캐어다 잘 말려놓은 산도라지와 잔대 그리고 배를 넣고 연하게 다릴 예정이다.
이또한 내 경험으로 기침과 가래에 참 좋았던지라 물처럼 마시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참 오랫동안 우리 아이들은 감기와 멀었던것 같다.
아이들이 어릴적 밤새 기침을 하면 내 가슴이 더 아프던 기억이 난다.
봄 열심히 산엘 다니며 캐어 말려놨던 산도라지와 잔대 더덕은 우리집 상비약이었다. 아이들이 감기에 걸려
기침과 가래로 괴로워 할때 생강한쪽 감초한쪽과 약초를 넣고 엷게 다려서 물처럼 수시로 마시게 했었었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기침도 훨 줄어들고 가래도 잘 삭았었다. 아이들이 약보다 이런 자연이 선물한 산야초를
평소에 늘 먹어서 튼튼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근래들어 많이 들었다.
내가 다려다 준 물을 마시고 숙이의 감기도 빨리 떨어졌으면 참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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