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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번 명절은 책 쇼핑도 하고 도토리묵도 쑤고,,,ㅎ

by 동숙 2014.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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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연휴가 어느덧 다 지나고 하루 남겨뒀다.

뭘 하면서 이 긴 연휴를 벌써 보냈나 생각해보니 제법 한게 많은 연휴였다.

 

소희의 병원에 들려 하루는 놀아주고,,,

허리 수술로 이번 차례는 없다는 시댁은 제껴두고 친정에 가서 하루를 보내고,,,

그리고 겨우내 오르지 않던 산엘 오르며 가슴이 터질듯 힘도 들었고,,,ㅋ

 

매달 두세권의 책을 읽자 라는 다짐을 한지 꽤 오래 되었다.

배움이 짧은 관계로,,,ㅋ 지식을 쌓기도 하고 또 마음의 양식도 되는 책은 오랜 세월동안 거르지 않은 단 하나의

다짐이었는데 이 겨울동안 새로이 구매하지 않고 있는 책으로 돌려보기만 했다.

 

블로그 지인님의 책 이야기에 번쩍 정신이 들어 이번 연휴엔 책을 구매하자 생각했었고 인터넷 서점을 뒤적였다.

사실 책값이 만만치 않다.

한달이면 사오만원은 족히 나가는 지라 쬠 부담이 되는 달엔 가지고 있는 책을 다시 되풀이 해서 읽어본다.

책은 내가 읽는 싯점마다 깨닫는게 또 다르다.

어떤 책이라도 그런것 같다.

 

아주 오래전 나 어릴적 유행처럼 읽혔던 책이 한권 있었다.

" 모모 "

그때 어떤 마음으로 읽었는지 지금은 까마득 생각조차 나지 않기에 어느날 인터넷 서점에서 광고하는 모모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주문을 했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읽어보니 완전 새로움으로 다가 오는듯한 내용들,,,ㅎ

 

한동안 나는 책 대여점을 이용한적이 있었다.

정독이 아닌 속독을 하는지라 꽤 많은 숫자의 책들을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읽어 치웠던 적이 있었다.

말 그대로 치웠던,,,ㅎㅎ

 

그 당시 아파트 앞엔 책 대여점이 유행처럼 들어서 있었고 내가 다닌 대여점의 책은 거의 모두 본듯 했었다.

그런데 어느날 읽다가 보니 내가 읽었던 책을 또 들고 온 어처구니 없는 사실을 알았다.

그 후로도 나는 그런 실수아닌 실수를 자주 했으나 다시 돌려주지 않고 또 읽는것은 그때 내 감정이나 상황에 따라

읽는 내용이 다르게 다가오는것을 그리고 스치듯 지나쳤던 점이 다시 읽을땐 크게 부각되는것을 알게 되었었다.

 

그 후로 나는 책 대여점을 이용하지 않고 속독을 하는 내 성에 차지는 않지만 책을 직접 구매한다.

그렇게 쌓인 책이 이제 두개의 책장을 가득 채우고 박스까지 꾸리게 되었지만,,,

 

우리집의 책은 거의 열번씩은 읽은것 같다.

가끔 허무맹랑하게 저 책의 값을 다 합치면 굉장하겠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지만 내가 나에게 하는 단 하나의 사치라

아까운 마음으 애써 누른다.

 

이번에 인터넷 서점을 이곳 저곳 검색하다가 옥션에서 책을 아주 싼 값에 파는것을 알았다.

한권에 천오백원~ㅎ

그야말로 요즘은 껌값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박범신님의 하루를 비롯해 열권을 장바구니에 넣고 나니 배송료도 무료란다.

한동안 엄청난 부자가 된듯한 느낌으로 살겠다 싶어서 요 며칠이 콧노래가 절로 나오며 흐믓하다.

 

어릴적 읽던 문고판 책,,, 내 기억에 아주 강하게 남은 작은아씨들, 십오소년 표류기 같은 책도 나와 있어서 새삼

추억여행을 겸한 책 쇼핑이었다.

 

 

내일이 올들어 두번째 맞는 봉사날이다.

이번 봉사에는 엄니께서 도토리묵을 쑤어 주시기로 했었다.

지난 가을 엄니랑 아버지께서 열심히 뒷산을 다니시며 주워 모은 도토리를 잘 말리고 껍질을 벗기고 물에 담궈

쓴물을 빼고 다시 말려 가루를 내어 또 물에 담그며 윗물을 갈아주기를 여러번 한 끝에 만들어진 도토리가루 앙금.

 

어릴적 부터 엄니께서 도토리 묵을 만드는 과정을 봐온지라 얼마나 오랜기간 손이가는 귀중한 재료인지 알고있다.

그런 도토리묵을 무의탁 노인들 식사 대접하는데 이번에 내놓겠다 하셔서 엄니가 자랑스러웠었다.

 

100-150명 분의 묵을 쑤어 놓을테니 설에 와서 가져가라 하셨던 엄니는 그러나 필리핀으로 막내 아들 보러 다녀오시고

또 소희의 교통사고로 정신이 없으셨는지 깜빡 잊으셨단다.

 

난감해 하시며 지금 쑤면 저녁엔 얼추 굳는다 하시며 묵을 쑤시겠다 일어 서시는것을 애써 말렸다.

그냥 가루만 주시라고 내가 집에가서 저녁에 쑤면 봉사날 쓸수 있을거라 엄니를 다시 앉게 만들었다.

 

사실 나 역시나 오지랖 백단인 울 엄니의 맏딸이라서 어지간한 일은 다 하는지라 걱정을 하지 않았다.

예전에 엄니를 도와 몇번 묵을 쑤어본 경험이 있는지라,,,

 

그런데 와우~ㅋㅋ

배번 엄니의 묵만 얻어와 먹거나 간혹 앙금가루를 가져와 쑬땐 양이 작아서 별 어려움이 없었는데 이번엔 달랐다.

워낙 대량을 쑤어야 하는지라 큰 솥에 두번은 쒀야 하는데 도토리앙금 물이 엉길때 까지 쉼없이 저어야 하는 일이

정말 고되었다. 어깨 빠지는줄 알았다는,,,ㅋㅋ

 

그러고 보니 이 힘든 일을 그냥 엄니께 맡기고 난 생색만 내려 한 소가지 없는 딸이란걸 이제사 알았다.

엄니는 늘 하시기에 별 생각없이 부탁을 드렸는데 엉겨가는 묵은 젖기도 더 힘들고 나중 천일염과 참기름 조금 넣고

뜸을 들이면서야 에효 하고 한숨이 나오며 내 머리를 쥐어박았다.

 

다시는 엄니께 부탁을 말아야지 싶다.

내가 직접 해서 드리지는 못할 망정 이런 고된 일을 부탁하는게 얼마나 엄니께 큰 부담이 갈지 미처 헤아리지 못한

어리석고 무지한 딸램이다 나는,,,ㅜㅜ

 

 

이제 하루를 자고 나면 내일 탱글 잘 쑤어진 도토리묵을 내 엄니와 아버지 같은 외로운 그분들이 맛나게 드시겠지?

이번엔 오곡밥과 시금치와 콩나물을 넣은 된장국, 애호박전, 도라지 고사리 취나물 등 삼색나물 그리고 김치와 떡

과일이 상에 오를것이다.  그 한 귀퉁이에 도토리묵도 오르겠다.

 

매번 식단을 짜느라 골머리를 앓는 기연이와 그 많은 물품의 장을 봐오는 숙이 그리고 늘 봉사에 참여하여 손맛을

부려주는 우리 여러 친구들이 내일은 또 활짝 웃으며 정을 나누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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