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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달이

길냥이 하지마 아롱아,,,,

by 동숙 2011.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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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나가 며칠에 한번씩 혹은 몇달에 한번씩 나타나던 아롱이가 요즘은 자주 찾아왔었다.

너무도 허기지고 피곤한 모습에 안쓰러워 맛있는 캔과 사료를 비벼주면 게눈 감추듯

먹어치우고 뒤돌아 길을 떠난다.

 

왜 그러는지 정말 궁금했다.

요즘같이 비가 수시로 많이 내리는 때 어디서 비를 피하는걸까?

처음 제 덩치의 반도 안되게 살이 빠지고 걷는것조차 힘겨워 비틀거리며 어디를 가는걸까?

뒤따라 가며 " 아롱아~ " 하고 부르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 " 야옹~ " 하고 대답을 하고는 또

재촉해 길을 떠난다.

 

도대체 어디서 머무는걸까?

한번은 우산을 쓰고 뒤따라 가봤었다.

억수처럼 내리는 그 비를 다 맞으며 우거진 수풀과 나무그늘로만 천천히 걸어간다.

내가 뒤따라 오는걸 알아채고 그 비를 다 맞으며 그냥 서 있었다.

결국 내가 되돌아와 모퉁이에 몸을 숨기니 다시 걷기 시작한다.

그리고 콩밭을 지나 어떤 비닐하우스를 통과해 더이상 따라갈수 없는 담넘어로 사라진다.

 

이틀 정도 지난후 또 나타났다.

비를 쪼록 맞고 회사 문앞의 작은 의자에 앉아있었다.

반가움에 저도 야옹거리고 우리 또한 작은 소란이 일었다.

 

원래 제품에 고양이의 털이 묻을까봐 안으로 들여놓지 않았었는데 너무 많은 비와 힘겨워

보이는 아롱이의 행색에 서둘러 안으로 들여놓고 박스를 깔아주고 캔에 비벼놓은 식사를

주니 허겁지겁 먹는다.  그리고 불안스레 두리번 거리더니 박스위로 올라가 잠이 들었다.

 

그렇게 어젠 하루종일 잠을 잤다.

그리고 밤이 되는 문앞으로 나와 야옹거리더란다.

화장실 때문인가 싶어서 문을 열어줬더니 볼일을 보고 또 길을 나서더란다.

부장님 쫒아가서 아롱아 들어가자 했더니 뒤돌아 보고 야옹 하더란다.

안으려 하니 팔을 할퀴고 야옹거리며 지난번 가던 그 길로 가더란다.

내일 다시오너라,,,, 라고 알아듣는지 못알아듣는지 아무튼 그랬단다.

 

아침 출근할때 혹시 싶어 집의 단비 모래를 한포 가지고 갔었다.

살짝 설레어 문을 열고 아롱~~~ 하고 불렀는데 아무런 흔적도 없어 너무 서운했었다.

 

그랬는데,,,

조금후 아롱인 다시 돌아와 야옹~ 하며 저 왔다는 표시를 한다.

다시 들여놓고 방석도 하나 깔아주고 밥도 주고 했더니 맛있게 먹고 방석위로 올라가

혼곤히 잠이 들었다.

어제보다 훨씬 편안한 자세로 단잠을 잤다.

 

오늘은 나도 야근을 했기에 늦게까지 있었는데 여덟시가 넘어가자 아롱이는 또 문앞으로

다가가 야옹거린다.  모래상자를 들고와 여기에 용변을 보라 했는데,,,,

아롱인 그냥 제가 누웠던 자리로 돌아가 다시 몸을 눕힌다.

 

아홉시 퇴근하며 들여다보니 잠을 자지도 않고 멀뚱 두눈 뜨고 앉아있었다.

나가고 싶은게 분명한데,,,

어제 밤 나갔다 돌아온 아롱이는 앞발을 절고 있었기에 오늘은 그냥 안에다 가둬두기로

했다.  내일 보자 아롱아~ 하고 인사를 하니 외면을 한다.

 

"  아롱아,,, 아무리 서운해도 밖에 나가면 안돼~ 건강해지면 예전처럼 건강해지면

    밖으로 내보내줄께 답답하더라도 조금 참고 건강부터 추스리자,,,,, "

 

 

핸폰으로 사진을 찍자 멀뚱 바라보는 아롱이,,,

 

 

콧잔등의 상처 딱지는 꽤 깊다. 어디선가 엄청 공격을 당한듯,,,,

 

 

귀도 성한곳이 없다.

귀뿐 아니라 온몸이 그렇다.

 

 

 

다리엔 물린 잇자국이 선명하게 딱지로 남아있고,,,

 

 

상처가 없는 한쪽은 부어있었다.

이 다리를 디디지 못하는듯 싶었다.

 

 

 

눈엔 눈꼽도 끼고,,,

 

 

그래도 편안한지 잠이 든 아롱이,,,

 

울집 단비처럼 제 다리를 끌어다 안고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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