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사가 되는 친구가 있다.
평소엔 참 여성스럽고 아기자기 정도 많다가 뭔가 한가지에 틀어지면 이 친구는 투사가 된다.
그것도 싸움에선 꼭 이기는 투사,,,ㅎ
오늘 멀리 **에서 전화가 왔다.
한참 한 이야기중 오늘의 화두가 된 이야기.
그 지역 학교 운영위원인 친구는 주말에 내가 사는 이곳 근처의 남한산성엘 다녀갔단다.
연수회란 명목의 단합대회였다는데 그 모임에서 이 친구의 그 투사기질이 튀어나오게
만드는 일이 생긴것은 어느 학부모의 말 한마디 때문이었단다.
그 지역의 학교가 다 참가를 했고 그 중에 명문소릴 듣는 한 학교의 학부모가 조금 처지는 학교의
학부모에게 생각없이 한마디 한 말.
'그 학교는 둘이 들어가서 셋이 나오는 학교라며요?'
이 무슨 말이냐 하면 아이들의 행실이 좋지 못하다는것을 비꼬아 한 말이었다.
친구가 우연 듣게 되었고 보게 되었는데 상대 학부모는 뭐라 응대를 못하고 당황한 표정이더란다.
그래서 친구가 분위기 흐리지 않게 하려고 농을 한마디 했단다.
'그런가요? 요즘 인구도 준다는데 애국하는구먼,,,'
그러자 그 명문이란 학교의 학부모 비웃으며 하는말이
'그런 애들이 해외입양 가지 여기 남아있어요?' 하더란다.
속된말로 친구 뚜껑이 열렸단다.
정말 자식 생각만 안했다면 사단이 났을텐데,,, 시커멓게 노려만 봤단다.
이게 자식 키우는 에미가 할 소린가? 하며 전화 통화중 목소리가 높아진다.
제 자식들에겐 바르게 자라라 말 할텐데 제 행실은 그모양이니 자식이 뭘 보겠느냐며
울그락 불그락 하는 친구의 목소리,,,ㅎㅎ
참 멋지다~ㅎ
기특하고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친구야,,,^^
요즘 나도 가끔 드는 생각인데 사람들 할소리 못할소리 구분을 잘 못하는게 아닌가 싶다.
나 자랄땐 요즘 처럼 자기주장을 내세우면 좀 억센 여자 소릴 들었었다.
여자는 그저 조용조용 차분한게 미덕인줄 알며 자랐다.
난 사실 서른 무렵까진 좀 억센 여자축에 끼었었다.
육남매의 맏이여서 그랬는지 아님 내 기질이 그랬던건지 그도 아님 젊어서 그랬던건지,,,
내가 바뀌게 된 계기가 있다.
내 아이,,, 아들이 태어나 병을 앓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뼈아픈 뉘우침을 했었다.
살짝 체중미달이었던 큰애와 다르게 작은아이는 표준체중에 건강하게 태어났었다.
둘다 육남매의 맏이 혹은 막내인 우리 부부는 형제들이 부담스럽고 싫었던게 분명했다.
하나만 낳아 잘 키우자~ㅎ
딸아이를 낳고 주변에서 하나는 외롭다 둘은 되어야지,,,하는 걱정을 수없이 들으면서도
하나를 고집했었다.
큰애가 초등학교를 들어갈 무렵 처음 내집 장만도 하고 아이가 외동이 티를 너무 내는게
걱정스러워 동생을 낳아주자 마음먹었다.
하지만 둘째는 손꼽아 기다리는 우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소식이 없었다.
일년을 기다리던 중 들어선 아이였다.
열달을 채워 건강하게 태어난 아기가 생후 오일만에 신생아 황달에 걸려 집중치료실로 들어가고
난 매일 일산에서 서부역 아동병원까지 면회를 다녔었다.
다행히 아이는 병을 이겨냈지만 선생님께선 더 큰 병의 기척을 잡아냈다고 신촌세브란스로 이송을
말씀하셨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제일 이라는 심혈관 센터.
아기는 흔히 말하는 심장병이었다.
입술이 퍼래지는 청색증을 동반할 정도의 심각성은 없었지만 그래도 심장의 기형 (작은 구멍) 을
수술로 치료를 해야지만 살아가는데 문제가 없을거라고 하셨다.
단장이 끊어진다 했던가?
아득했다.
개복을 해야하는 수술인데 아기가 너무 작으면 개복이 안되므로 삼개월 키워서 오라고 하셨다.
적어도 7kg이 넘어야 수술을 견딜수 있다는,,,
아기를 집으로 퇴원을 시키고 삼개월 동안 키우며 참 가슴이 터지는듯 했었다.
그러나 아기는 다행히 너무도 잘 자라주었다.
수술하러 입원을 하고 주치의께 아기 키우랬다고 이렇게 잘 키움 어째요,,,소릴 다 들었으니까.
수술실에 들어가고 기다리는 동안 별의별 생각이 다 떠올랐다.
반반이란 비율이라고 했다. 아기가 수술을 이겨낼 확율이,,,
그동안 나 잘났다고 입바른 소리 한 일.
알게 모르게 누군가의 아픔이 된 일.
내 모든 잘못으로 아이에게 그 고통이 찾아온게 아닐까 싶었다.
아이만 살려주시면 살아가는 생애동안 늘 손해보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보이지 않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신들께 맹세를 했었다.
예정보다 긴 시간의 수술을 끝내고 아기는
그 어떤 환자보다 회복속도가 빨라서 의료진을 놀라게 했었다
그렇게 내 작은아이 준영이는 지금을 살고 있다.
그 후로 난 살아오며 내가 했던 맹세를 지키려 노력했었다.
좀 바보같아도 많이 속상해도 이기지 않고 지며 살려고 노력을 했었다.
친지들 특히 엄니는 말씀하신다.
안그랬는데 애가 바보가 된것같다도,,,
그렇게 욕심이 없어서 어쩌냐고,,,
습관이란 참 무섭다.
쟁여놓고 채워놓던 나는 없어졌다.
내게 필요치 않으면 나눔을 하게 된다.
내게 필요해도 나보다 더 필요한 누군가가 있다면 그때도 나눔을 한다.
자고로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그렇게 되는것 같다.
혹여 내 한마디로 내 아이에게 해가 된다면 절대로 나쁜말을 입밖으로 꺼내지 못할텐데,,,
이런 저런 좋은 말 보다 더 약이 되고 법이 되는 말.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한번쯤 돌이켜 생각하게 되는 말.
" 내가 지은 업은 내 아이가 받게 될지도 모른다 "
부모에게 자식은 세상의 그 무엇보다 소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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