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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 이젠 겨울이다.
스산한 바람소리도
잎 떨군 나뭇가지의 앙상함도
비어있는 성근 새집도
또 한번의 전쟁을 치뤘다.
정말 아무일도 아니었는데,,,
오늘 양평 엄니댁에 가기로 했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걸음을 하지 못했었는데
난 차라리 편하였다.
마음의 쉼이 없으면 한주를 살아내기가 고달프다.
어제 막내동생이 다녀가고
오늘 빨래를 하고 청소를 하고
밀쳐놨던 책도 조금 읽으며
낮잠도 자며 그냥 편안한 쉼을 하고 싶었는데
오늘의 약속이 조금 부담이 되었었는지
가지 못하게 된게 오히려 홀가분 좋았다.
보고플때 보고
편치않음 건너뛰기도 하고
그렇게 흐르듯 살면 왜 안되는걸까?
난 아직도 의문이다.
아들애 집에 돌아와 한주를 보내며 속앓이를 했다.
그냥 봐주자 마음 먹었는데,,,
밤낮이 바뀜도 그렇고 제 방정리 엉망인것도 맘에 들지 않았다.
며칠전 퇴근후 마침 외출을 하기에 꾹 마음을 누르고 구석구석 청소를 했다.
그리고 오늘 들여다 본 방안은 또 쓰레기통이다.
도저히 못참겠다.
와락 소릴 먼저 지르니 저도 불뚝성질이 났는지 대든다.
둘이 초저녁 한바탕 쑈를 했다.
그러곤 저녁을 준비하며 옆에 슬그머니 다가온 아들에게 한마디 했다.
왜? 발작하고 나니 시원하냐?
아들은 배시시 웃으며 스트레스 풀렸단다.
넌 스트레스 풀렸냐? 엄마는 늙었다.
그렇게 둘이 투닥거리며 저녁을 준비해 먹었다.
밥 한대접 먹는 아들이 이쁘며 밉다.
문득 가슴속이 서늘하니 바람이 분다.
오늘은 그냥 가슴에서 밖에서 바람이 분 초겨울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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