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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사람이 만물의 영장 이라지?

by 동숙 2014.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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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오산에서 친구가 올라와 함께 엄니댁으로 산나물을 뜯으러 다녀왔다.

전날 친구들 왔을때 너무도 잘 먹던 산나물 장아찌를 나눔해주고 싶어서 더 세어지기 전 뜯어 장아찌 담겠다는

말을 남겼더니 은진이랑 원식이가 함께 하자고 했다.

 

아침 퇴촌에 도착해 기다리고 있던 친구들과 가는 도중 식당에 들려 든든히 배부터 채우고 엄니댁은 내려오며

들리자 뒤로 미루고 부지런히 산으로 올라갔다.

 

은진이는 우리나라 이름있는 산은 거의 다 등반한 등산에 조예가 깊은 친구이다.

내가 다니는 산행과 완전히 다름을 이번 산나물 산행에서 알게 되었다며 보람도 있고 힘도 들었다는 뒷말을 했다.

 

참취는 이제 제법 포기지며 올라온다.

산나물 채취하는 사람들은 뒷사람 혹은 산을 생각해서 캐내거나 새순을 댕강 끊는법이 없다.

연한 잎을 돌려가며 꺽어서 나중 꽃도 씨앗도 여물어 더 퍼져나가게 하는 지혜가 있다.

더덕을 캘때도 어린순은 남겨두고 나중을 기약한다.

 

참 많이 더웠다.

이제 여름이 정말 가깝구나 확실히 느낄 정도로 초입부터 완전 땀으로 목욕을 하는듯 더웠다. 게다가 요즘 많이

가물어 산속의 작은 계곡들도 말라 있거나 겨우 웅덩이 수준의 물만 있을뿐 걸음을 옮길때마다 뽀얗게 흙먼지가

올라와 콧속이며 잦은 기침이 나왔다.  그래도 포기진 푸짐한 취 덕분에 배낭은 오래지 않아서 가득 차고 우리는

두시를 조금 넘긴 시간 하산을 했다.

 

개울로 내려와 찬 개울물에 세수를 하는데 그 바닥에 다슬기가 까맣게 매달려 있어서 씻던것 멈추고 한시간 남짓

다슬기 잡으며 더위를 식혔다. 가져간 작은 생수통에 한통씩 채우고 엄니댁으로 내려와 푸성귀 가득한 시골반찬

장아찌로 밥 두공기 뚝딱 비워내던 친구들,,,ㅎ

 

어수리라는 산채가 있다.

이애의 향이 참 각별하여 장아찌로 담그면 유난 그 맛이 훌륭한데 산행에서 어수리를 뜯지 못했다고 하였더니

엄니 말씀 어수리가 지천인 골짝이 있다고 그곳으로 가보자 하신다.

 

결국 엄니와 와있던 막내동생까지 나서 다시 산으로,,,

금방 한봉지 장아찌용 어수리를 뜯어 집으로 돌아왔다.

 

산아래 풀밭에서 어수리가 있을까 덤불을 헤치던 원식이 깜짝 놀란다.

왜?~~~ 혹 뱀이라도 나왔으려나 했었다.

하산하다 또아리를 틀고 꼬리를 흔들고 독을 품은 머리를 곧추세우고 우릴 바라보던 뱀을 봤던지라 혹 풀섭에서

뱀이라도 밟았나 놀라 물었더니 까투리 때문에 놀랐다고 한다.

 

바로 앞까지 사람이 다가갔는데도 암꿩 까투리는 피하지 않고 웅크리고 있었다.

발에 밟힐 지경이 되어서야 날지도 않고 폴짝 뛰며 달아났는데 그 자리에 놀랍게도 둥지를 틀고 알을 품고 있었다.

서너개도 아닌 열두개의 닭의 첫알인 초란만한 알을 까투리는 품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작은 몸집에 저 열두개의 알을 품고 있었을 까투리 얼마나 고되었을까?

산고의 고통도 참고 낳아놓고 혹 새끼가 알을 까고 나오기 전 무슨 해라도 당할까 싶어 품으며 맘 졸였을 까투리

하필 개울가 풀섭에 낳아놨으니 참 어리석기도 하다 싶었다.

 

깊은 살골짝에 알을 낳았으면 사람들 눈에 좀 덜 띄고 천적으로 부터도 보호가 더 쉽지 않았을까?  하는것은

어쩌면 인간인 내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어미란 본능처럼 제 자식을 위해 목숨이라도 내놓는 법.

분명 저 까투리는 이런저런 고심끝에 이곳을 산란터로 정했을터였다.

 

인근에서 인기척이 나고 사람이 풀섭을 뒤적이고 제 몸집만큼 커다란 발이 위에서 내려올 그때까지 도망도

가지 못하고 알을 품고 꿈쩍도 않았던 까투리가 너무 고맙고 기특해서 알은 사진만 찍고 감춰줬다.

 

시골에선 야생 새알을 간혹 약으로 먹는다고 한다.

울 엄니도 자꾸 어디서 봤냐고 물으시는데 시침을 뚝 뗏다~ㅋ

 

 

 

이보다 앞서 산행을 했을때도 까투리를 만났었다.

멀리도 아니고 내 주변을 뱅뱅 돌며 골골 노래를 부르던 까투리

분명 그때도 난 아마 근방에 알이나 새끼가 있겠거니 했었다.

 

제 위험을 무릅쓰고 인간인 날 유인하려고 날지도 않고 콩콩 뛰며 내 주변을 빙빙 돌던 그 까투리에게 한마디 했다.

알아~~ 네 새끼고 알이고 건들이지 않을께 그러게 왜 이렇게 더덕이 많은곳에 알을 낳았니?

 

멀리서 내가 까투리에게 주절대는 소리를 들었던 친구는 나중 내가 귀신에 홀려 중얼거리는게 아닌가 했다고 해서

한바탕 웃었었다.  참 기특하지 않은가~?

 

사람을 만물의 영장이라 한다.

그 만물의 영장인 사람은 그렇다면 저보다 못한 동물이나 식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살아가는데 꼭 필요해서가 아니라면 함부로 때리지도 꺽지도 죽이지도 말아야 한다.

그래야 만물의 영장 답지 않은가,,,

 

간혹 심심해서 재밌어서 생명을 경시하고 괴롭히는 사람을 볼때 정말 못났다 싶다.

그저 껍대기를 사람모양으로 태어난 그것만으로 감사하며 아래를 살필줄 알았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물며 저 까투리도 제 새끼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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