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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산에 다녀왔다. 밤도 줍고,,,,

by 동숙 2008.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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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시가 조금 넘은시간,,,

 

원식이가 건너왔다.

바다낚시 간다는걸 살살 꼬득여 산에 가자고 했다.

 

기특하고 찬찬한 이친구

작은 배낭에 사과하나 커피 그리고 몸이 가벼운 17차 를 넣어왔다.

난 슬슬 동네 구멍가게에 가서 오백원주고 생수 한병 사가지고 갔는데,,,

 

안씨네 종산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우선 그 원두막을 보여줬다.

와우,,,, 여기 엄청 좋다.

담엔 천진암 올라가지 말고 여기서 삼겹살 구워먹자

애들도 엄청 좋아하겠다 라고 감탄을 한다.

역시 울동네 이쁘다,,,ㅋㅋㅋ

 

살짝 오르막이다.

자주 올라다닐땐 한달음 거리인데 꽤 오랬동안 산엘 가지 않아선지

창피하게 숨이 찼다.  산기슭 다 올라갈 무렵 길에 떨어진 밤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하며 좋아한다.  나야 늘 흔하게 보는 밤이니 그냥

밤이구나 하는데 원식인 역시 도시촌놈이다.

 

손톱만한 산밤  겉껍질만 벗겨서 율피까지 그냥 먹어도 달달하니 맛있다.

가방에서 비닐하나 꺼내더니 주워담는다.  속으론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렇게나 좋을까?  하긴 나도 처음 이 시골에 들어와선 뭐든 신기하고

욕심나고 그랬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사진으로 올리는 산길을 걸어 팔당호가 내려다보이는 그곳 산 정상의

작은 벤치 두개있는 자리에서 다리를 쉬었다.   따끈한 커피를 보온병에서

따라준다 꼼꼼하게도 종이컵도 가져왔다.  땀이 식고 바람 살짝 불고 그리고

따뜻하고 맛있는 커피한잔과 좋은 친구까지 곁에 있다 어찌 더 좋을수가

있을까,,,, 행복했다 그리고 편안했다.

 

약수터엘 가서 물 한바가지씩 마시고 조금 더 걸어 산밤 많은곳엘 데리고

갔는데,,,, 아뿔싸 조금 늦었다.  벌써 밤은 다 떨어지고 떨어진 밤들은

주워갔고 그나마 남은것은 썩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일찍 왔더라면 이친구

그냥 입 헤벌레 했을텐데,,,,ㅋㅋㅋ

 

그래도 돌아오는 길에 제법 큰 밤송이를 봤다.  게다가 늦밤이라 아직 줍기엔

괜찮았다.  작은 영지를 두개 발견하고 좋아하는 원식이,,,ㅎㅎㅎ 영지버섯

산속에선 처음 봤을것이다 아마도,,,,

 

그렇게 산행을 마치고  흠,,, 거의 다섯시 다 되었으니 제법 걸었다 땀도 많이

흘리고 운동 제대로 했다고 서로 격려? 해주며 내려왔다.

 

집앞에 있는 동태찜집에서 이른 저녁을 먹었다.  제일 작은것을 시켰는데

정말 배 터지게 먹었다.  여기서 식사를 하면서도 친구들 오면 여기서 밥먹자

라고 한다,,,ㅋㅋㅋ 참 지대로 친구병이 걸렸다 원식인,,,

 

저녁식사가 막 끝나갈 무렵 두바이 은희의 전화가 왔다.

반가워 식당에서 염치없이 촌스럽게 큰 목소리로 전화를 하고 은희의 뱃속을

확 뒤집었다...ㅋ 

 

이래저래 해서 지금 저녁을 먹는중이야 했더니 워매 그거 와사비장에 찍어먹는거

그것 말이냐?  콩나물에 해물넣고 얼큰하게 찜하는거? 하며 나 어쩌냐를 연방

외치는 은희때문에 한참 웃었다. 다음에 한국 들어오면 원식이가 틀림없이 꼭

쏜다는걸로 은희를 달랬다.  건강한 목소리 들었더니 기분이 엄청 좋았다.

 

난 이 일요일을 이렇게 보냈다.

친구 보내고 돌아와 식구들 저녁을 지으며 좀처럼 피곤한줄 모르겠다.  산엘

그렇게 돌아다녔으면 좀 피곤한데 기분좋은 운동은 역시 만병통치가 아닌가

싶다 물론 좋은 친구가 더 큰 명약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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